“끝까지 쫓는다”… ‘끝장수사’ 7년의 기다림 끝

시사위크
영화 ‘끝장수사’가 7년 만에 베일을 벗는다. (왼쪽부터) 윤경호·조한철·박철환 감독·이솜·정가람·배성우. / 뉴시스
영화 ‘끝장수사’가 7년 만에 베일을 벗는다. (왼쪽부터) 윤경호·조한철·박철환 감독·이솜·정가람·배성우. / 뉴시스

시사위크|용산=이영실 기자  두 명의 용의자가 얽힌 살인사건, 그리고 끝까지 진범을 쫓는 두 형사의 추적이 시작된다. 영화 ‘끝장수사’는 익숙한 버디 수사극 틀 위에 사건의 방향을 끊임없이 뒤집는 전개를 얹는다. 7년 만에 관객과 만나는 이 작품은 음주운전 논란 이후 배우 배성우의 스크린 주연 복귀작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9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끝장수사’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연출을 맡은 박철환 감독과 배우 배성우·정가람·이솜·조한철·윤경호가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끝장수사’는 촌구석으로 좌천된 형사 재혁(배성우 분)이 두 명의 용의자가 얽힌 살인사건의 진범을 잡기 위해 신입 형사 중호(정가람 분)와 서울로 끝장수사를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범죄 수사극이다. 디즈니+ ‘그리드’ ‘지배종’ 등 장르물에서 탁월한 연출력을 발휘해 온 박철환 감독의 첫 영화 연출작이다. 여기에 배성우를 필두로 정가람·이솜·조한철·윤경호 등 각기 다른 개성의 배우들이 극의 균형을 이룬다.

박철환 감독이 개봉 소감을 전했다. / 뉴시스
박철환 감독이 개봉 소감을 전했다. / 뉴시스

‘하나의 사건, 두 명의 용의자’라는 설정은 수사의 출발점부터 판단을 흔드는 장치다. 진범을 좁혀가는 대신 의심의 방향이 계속 갈라지는 구조를 통해 영화는 추적의 긴장감을 길게 끌고 간다. 박철환 감독은 “일본에서 실제 벌어졌던 사건들을 엮었다”고 실화 사건을 모티프로 삼았다고 밝히며 “두 형사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끝까지 가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소액 절도 사건에서 살인사건으로, 지방 소도시에서 서울로 점차 스케일이 확장되는 전개 속에서 다양한 상황과 새로운 변수들이 수사의 긴장감을 높인다. 사건의 외연이 커질수록 두 형사의 추적 역시 거칠어지며 이야기의 속도가 붙는다.

‘끝장수사’는 당초 ‘출장수사’라는 제목으로 2019년 촬영을 마쳤으나 코로나19 여파와 주연배우 배성우의 음주운전 논란 등으로 7년 만에 관객을 만나게 됐다. 이에 촬영 이후 긴 시간이 흐른 만큼 시대적 흐름과 맞지 않는 지점은 없는지, 편집 방향에 변화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박철환 감독은 “다행히 그런 지점은 없었다”며 “범죄 수사극을 정통적으로 그려내고 싶어서 촬영할 때도 그 당시 배경에 대해 묘사를 최대한 하지 않았다. 그래서 시간이 지났어도 거슬리는 부분은 없을 거다. 후반 작업을 길게 하면서 편집을 많이 했는데 여러 가지 마음이 상했던 순간도 있었지만 결과물에 만족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배성우는 논란 이후 영화 ‘1947 보스톤’ ‘노량: 죽음의 바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 디즈니+ 시리즈 ‘조명가게’ 등에 출연했지만, 스크린 주연으로 나서는 것은 이번 작품이 처음이다. 이날 제작보고회에서 배성우는 작품 설명에 앞서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나의 과오로 인해 불편을 느낀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 영화를 개봉하게 된 것과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리고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감독님과 스태프, 배우들의 노고가 나로 인해 가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콤비 플레이를 보여줄 배성우(왼쪽)와 정가람. / 뉴시스
콤비 플레이를 보여줄 배성우(왼쪽)와 정가람. / 뉴시스

◇ 개성 강한 캐릭터 앙상블

배성우가 맡은 재혁은 인생도 수사도 꼬일 대로 꼬여버린 베테랑 형사다. 직감과 경험을 앞세우는 구식 수사 방식에 익숙한 인물이다. 사건을 밀어붙이는 추진력과 시대에 뒤처진 낡은 감각이 한 몸에 붙어 있는 캐릭터로, 영화의 추적을 이끄는 핵심 축이다. 배성우는 “굉장히 꼰대다. 고지식한 부분도 있고 옛날 방식을 고집하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 낭만적인 지점도 있다”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박철환 감독은 “배우가 연기를 하는 걸 보면 쓰는 사람이 생각한 것과 되게 다른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그 느낌을 어떻게 받아들이냐가 문제”라며 “그런데 배성우는 설득 가능하게 했다. 바로 받아들여졌다. 영화를 보면 배성우가 연기한 서재혁이 관객들에게 바로 다가갈 거라고 생각한다”고 배성우를 향한 신뢰를 드러냈다. 

정가람이 연기하는 중호는 두뇌, 돈, 열정까지 갖춘 신입 형사다. 재혁이 과거의 감각과 경험으로 움직이는 인물이라면, 중호는 지금의 감각과 속도로 사건을 받아들이는 인물에 가깝다. 두 형사의 차이는 단순한 세대 대비를 넘어 같은 사건을 바라보는 방식의 차이를 드러내며 버디 수사극의 축을 이룬다.

박철환 감독은 중호 캐릭터에 대해 “영화 ‘나쁜 녀석들’ 윌 스미스 캐릭터에서 출발한 인물”이라며 “형사 영화에서 남남 버디물은 정석인데 균형이 맞는 조합을 좋아해서 뻔하더라도 충분히 재미를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정가람은 배성우와의 호흡에 대해 “영화에서 99% 함께 했다”며 “많이 의지하고 물어보면서 촬영했다. 함께하면서 정말 행복했다”고 했다. 배성우도 “너무 잘생겼고 부러운 외모인데 성격은 구수하고 나보다 더 철이 들었다. 굉장히 즐겁게 촬영했다”고 전했다. 

(왼쪽부터)이솜·조한철·윤경호도 함께한다. / 뉴시스
(왼쪽부터)이솜·조한철·윤경호도 함께한다. / 뉴시스

다양한 작품에서 개성 넘치고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소화해 온 이솜은 이번 영화에서는 주저 없이 재수사를 결단하는 직진 검사 미주를 연기한다. 타협 없이 진범을 쫓는 인물로, 엉뚱함과 강단을 함께 지닌 캐릭터다. ‘모범택시’에서도 검사 역할을 소화한 바 있는 그는 “미주에게는 엉뚱하고 귀여운 모습들이 더 있다”고 차별점을 꼽으며 기대를 당부했다. 

박철환 감독은 “너무 뻔하게 가면 재미없을 것 같아서 검사 캐릭터는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시나리오 작업 때부터 공을 들였는데 이솜이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고 이솜의 활약에 만족스러워했다. 

조한철과 윤경호도 함께한다. 조한철이 맡은 오민호는 중호와 수사권을 두고 맞서는 강남경찰서 엘리트 팀장이다. 사건의 진실을 좇는 흐름과 별개로, 수사를 둘러싼 힘의 관계를 드러내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긴장감을 더한다. 박철환 감독은 “오민호는 양파껍질 같은 사람이다.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선역과 악역 두 측면을 다 가진 배우이길 바랐는데 조한철이 근사하게 해냈다”고 칭찬했다. 

윤경호가 연기한 조동오는 살인사건 범인으로 지목된 채 재수사의 기회를 얻는 인물이다. 수사 대상이면서도 사건의 또 다른 열쇠를 쥔 존재로, 영화의 의심과 긴장을 붙드는 역할을 맡는다. 그는 “웃음기 빼고 진지하게 연기한 모습을 보일 수 있어 기대가 되면서도 어떻게 봐줄지 염려도 된다”면서도 “열심히 준비하고 최선을 다해 만든 작품이라 재밌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형사와 검사, 사건의 용의자까지 서로 다른 인물들이 얽히며 이야기가 확장되는 구조 안에서 각기 다른 캐릭터의 충돌과 협력은 영화의 팽팽한 흐름을 만든다. 박철환 감독은 “관계성이 전형적이지만 조금의 맛을 주려고 노력을 했는데 배우들이 모두 120% 이상 해줬다”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 

익숙한 장르 문법 위에 두 형사의 대비, 검사와 용의자까지 얽히는 관계 구조를 더한 ‘끝장수사’가 어떤 수사극의 결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오는 4월 2일 개봉한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끝까지 쫓는다”… ‘끝장수사’ 7년의 기다림 끝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