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자신의 X(구 트위터)에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결과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개혁과 관련해 당내 소란이 이어지자, 직접 정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이 정부안을 당론으로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듭 반대하고 있는 ‘강경파’를 직접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X에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옥석을 분명히 가려야 한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문제 인사에게 엄정한 책임을 묻되 무관한 다수 구성원들이 의욕을 잃거나 상처를 입게 하는 것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필요한 개혁을 하더라도 전체를 싸잡아 모두를 개혁대상으로 몰아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결과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며 “무슨 개혁이든 그래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은 이 대통령의 메시지를 곧장 검찰 개혁을 둘러싼 여당의 상황과 연결 지어 해석했다. 정부가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중대범죄수사청 및 공소청 설치법을 의결한 후 여당 내부서 이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줄지 여부다. 정부는 다음 달까지 ‘집중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이를 결정한다는 계획이지만, 민주당 ‘강경파’는 검찰 개혁의 완수를 위해 이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보완수사권’ 역시 사실상 수사권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보완수사권을 남겨둔다면 우회적 방법을 통해서 직접 수사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공소청법상 검사의 직무권한이 다른 법령에서 부여될 수 있어 대통령령만 고쳐도 수사권을 줄 수 있다”며 “공소청 검사가 특사경을 지휘할 수 있어 우회적으로 수사권 확보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했다.
◇ 법무부 장관도 가세… 당청갈등 우려도
앞서 이 대통령은 보완수사권과 관련해 ‘예외적으로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당 역시 지난달 22일 정부 수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지만, 여당 일부 법사위원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당 지도부도 강경파에게 힘을 싣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전날(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입법권이 당에 있기 때문에 조율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렇다 보니 이 대통령의 이번 메시지는 당내 강경파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란 해석도 가능하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망아지처럼 막 뛰어다니는 것은 집권 여당이 아니지 않나”라며 “그런 의미에서 대통령께서도 그런 말씀을 던지신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여당 내부의 계속되는 문제 제기에 이 대통령이 직접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그간 강조해 온 ‘통합의 의지’와도 맞닿아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자신의 X에 “대통령의 제일 큰 책임은 국민을 통합하는 것”이라며 “나의 의견만이 진리이자 정의이고 너의 의견을 불의이고 거짓이라는 태도는 극한적 대립과 실패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정치적 입지나 선거에서의 유불리가 국가의 미래나 국민의 편익에 앞설 수는 없는 것”이라고도 했다.
민주당은 공식적으로 이 대통령의 메시지가 ‘평소의 국정 철학을 밝힌 것’이라는 취지라고 해명했지만, 여진은 이어질 조짐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또한 이날 페이스북에 “내 뜻과 다르다 하여 일부 조항을 확대해석하고 오해하여 반개혁으로 몰아가는 일각의 문제 제기는 정상적인 숙의, 국민통합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친여 방송인 김어준 씨는 이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에서 이 대통령의 메시지를 “객관 강박”으로 평가하며 “대통령이 스스로 레드팀을 자행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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