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서기찬 기자] 봄철을 맞아 전국 명산으로 향하는 등산객이 늘어나는 가운데, 서울 관악산이 이른바 '좋은 기운 받는 명소'라는 입소문에 몰려든 인파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8일 SNS와 커뮤니티에는 "관악산 기 받으려고 줄을 선다", "평일에도 여기가 제일 핫하다"는 후기가 쏟아지며 예상치 못한 '관악산 열풍'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방송 한 번에 검색량 폭증… 정상석엔 '80m 대기 줄' 진풍경
이번 인기 급등의 결정적 계기는 지난 1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30년 차 역술가 박성준 씨의 조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박씨는 "운이 안 좋을 때 할 수 있는 동양철학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베푸는 것"이라며 "베푸는 행위는 내 운이 떨어지거나 안 좋을 때 가장 강력한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관악산에 가라. 관악산은 서울에서 정기가 가장 좋다. 관악산 연주대에서 같은 소원을 세 번 빌면 들어준다고 할 정도로 에너지가 좋은 곳"이라고 덧붙였다.

방송 직후 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관악산 관련 블로그 언급량은 2주 만에 153% 증가했다. 구글 트렌드와 네이버 검색량 지수 모두 2월 말 최고치인 100을 기록하며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실제 현장에서는 정상석 인근에 인증 사진을 찍기 위한 대기 줄이 약 80m 이상 이어지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으며, 인근 사당역 상권까지 방문객이 몰리고 있다.
"소망 빌러 왔다" 2030 세대 '체험형 문화'로 확산
현장에서 만난 직장인 이모 씨(32)는 "소원을 빌기 위해 왔다"며 "산행이 생각보다 힘들었지만 그만큼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기분"이라고 전했다.
두 자녀와 함께 방문한 김모 씨(45) 역시 "아이들이 올해 중학교에 입학해 좋은 기운을 나누고 싶어 찾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젊은 세대가 토속 신앙을 하나의 '참여형 콘텐츠'이자 '체험형 문화'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작은 기대라도 얻고자 하는 심리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취업준비생 김모 씨(30)는 "관악산이 기운이 좋다는 말을 듣고 왔다"며 "올해 목표가 취업이라 이루어질 때까지 계속 올라볼 생각"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엇갈리는 반응 속 '안전과 질서' 당부
관악산을 두고 '제2의 두쫀쿠'라는 별칭이 생길 만큼 인기가 집중되자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믿거나 말거나 가면 좋지"라며 호응하는 반면, 한편에서는 "유행 없을 땐 한국인은 사는 낙이 없을 듯", "한적하게 가는 것 좋아했는데 한번 가고나서 이제 정말 가기 싫어졌다"는 불평도 나온다.
이에 관악경찰서는 등산로 입구와 쉼터 곳곳에 '운을 바꾸려면 안전과 질서부터', '버린 액운만큼 쓰레기는 담아가세요'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설치하고 시민들에게 안전과 화재 유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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