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특정 고객사 편중 매출 구조의 글로벌 재편…기업 밸류에이션 재평가 계기"

[프라임경제] 국내 반도체 장비 전문기업 제우스(079370)가 미국의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고대역폭메모리(HBM)용 세정장비 테스트 제품을 납품한 사실이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이를 기점으로 정식 벤더사(공급사) 진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제우스 관계자는 "지난주 해당 기업에 HBM 패키징 공정에 사용되는 세정장비 테스트 물량을 인도했다"며 "올해 1분기 내 정식 벤더사로 등록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다.
한 업계 전문가는 "통상적으로 반도체 장비 업계에서 테스트 장비 납품은 양산용 수주를 위한 최종 관문으로 여겨진다"며 "이번 테스트 장비 납품이 정식 수주로 이어질 경우, 그동안 국내 특정 고객사에 다소 편중됐던 매출 구조를 글로벌로 다변화하고 단일 국가 리스크를 해소함으로써 기업 밸류에이션이 크게 재평가되는 완벽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국내외 주요 반도체 제조사에 세정장비를 공급해 온 제우스가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자사의 HBM용 장비를 직접 납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기업은 최근 최첨단 HBM4(6세대) 생산을 위한 신규 팹(Fab) 건설에 본격 착수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는 HBM 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고한 만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HBM 세정장비, '수율 전쟁'의 핵심 자리
이번에 납품된 장비는 HBM 제조의 핵심인 실리콘관통전극(TSV) 공정 이후에 적용되는 패키징용 세정장비다.
글로벌 대기업들은 HBM 주도권을 쥐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으나, 가장 큰 난관은 '수율(양품 비율)' 확보다. 일반적인 범용 D램의 수율이 90%를 상회하는 반면, HBM은 공정 난도가 워낙 높아 초기 수율이 50~60%대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뚫어(Drilling) 구리를 채워 넣고(Cu filling), 표면을 평탄화(CMP)하는 작업을 반복해 칩을 연결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찌꺼기나 불순물을 완벽하게 씻어내지 못하면 칩 전체가 불량 처리된다.
특히 최근 8단, 12단을 넘어 16단(HBM4)으로 적층 단수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세정 공정의 횟수와 난이도는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하고 있다. 글로벌 대기업들 입장에서는 0.1%의 수율이라도 더 끌어올리기 위해 초정밀 세정장비의 도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제우스는 기존 싱글(Single) 및 배치(Batch) 타입 세정장비 원천 기술력을 바탕으로 TSV 공정에 최적화된 고효율 솔루션을 확보, 글로벌 무대에서 그 기술력을 입증받고 있다.

◆ 삼성·SK하이닉스 핵심 파트너로 '합격점'…국내 HBM 밸류체인 '중추'
제우스가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벤더 진입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는 배경에는 이미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입증된 탄탄한 납품 레퍼런스가 자리하고 있다. 제우스는 HBM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두 기업의 HBM 제조 공정에 첨단 습식(Wet) 세정장비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며 핵심 파트너로 안착했다.
실제로 증권업계 및 반도체 업계 취합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제우스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제조 공정에 새롭게 공급한 세정장비 매출만 1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파악된다.
초기에는 웨이퍼를 한 장씩 처리하는 싱글(Single) 타입 위주로 공급을 시작했으나, 고객사의 HBM 생산량(캐파)이 급증함에 따라 대량 처리가 가능한 묶음(Batch) 타입 세정장비까지 점유율을 대폭 늘리며 HBM 밸류체인 내 입지를 굳혔다.
이처럼 세계 HBM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까다로운 퀄(품질) 테스트를 일찌감치 통과하고 실제 양산 라인에서 수율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는 객관적인 사실은, 이번 테스트 제품 도입에도 결정적인 신뢰도를 제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제우스는 세정 장비에 그치지 않고, HBM4 및 HBM5 양산을 겨냥한 '포토닉 디본딩(Photonic Debonding)' 자동화 장비도 개발하고 있다. 웨이퍼 후면을 얇게 깎는 공정 등을 위해 임시로 붙여둔 캐리어 웨이퍼를 카메라 플래시처럼 넓은 파장의 빛을 쏴 한 번에 떼어내는 방식으로, 기존 레이저 방식과 비교해 작업 속도가 획기적으로 빠르다.
또한 캐리어 웨이퍼를 별도의 세척 없이 곧바로 재사용할 수 있어 고객사의 비용과 공정 시간을 대폭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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