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 논란’ 이병태 인선에 범여권 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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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에 이병태 KAIST 명예교수를 위촉한 것과 관련해 범여권 내에서 반발이 일고 있다. 이 부위원장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면서다. 사진은 지난 2019년 3월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추경호 의원실·경제지식네트워크·시장경제살리기연대가 공동주최해 열린 '기업의 족쇄를 풀어라'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에 이병태 KAIST 명예교수를 위촉한 것과 관련해 범여권 내에서 반발이 일고 있다. 이 부위원장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면서다. 사진은 지난 2019년 3월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추경호 의원실·경제지식네트워크·시장경제살리기연대가 공동주최해 열린 '기업의 족쇄를 풀어라'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에 이병태 KAIST 명예교수를 위촉한 것을 두고 정치권이 시끄럽다. 이 부위원장의 과거 ‘막말’ 전력 등을 문제 삼은 진보 진영 내에서 비판이 새어 나오면서다. 진영이 다른 인사더라도 실력이 있다면 기용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 인사가 다시 반발에 부딪힌 가운데, 통합에 대한 기준이 의문점으로 남겨졌다.

박찬규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3일 논평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이병태 부위원장 인선 재고를 요청했다. 박 대변인은 “조국혁신당은 이번 인선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공직자로서 도덕적 품격 또한 자격 미달”이라고 꼬집었다. 진보당도 가세했다. 손솔 진보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번 인사가 정부가 지향하는 개혁의 방향과 국민 통합의 가치에 부합하는지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지금이라도 전면 재고하길 촉구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2일) 해양수산부 장관에 황종우 해사협력센터 국제협력위원장, 기획예산처 장관에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장관급 인사를 단행했다. 이와 함께 국무총리급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 3명을 위촉했는데, 이병태 KAIST 명예교수가 포함됐다. 청와대는 “기술 창업, IT 경영전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학술 활동과 사회 활동을 이어온 규제개혁 전략을 이끌 전문가”라고 이 부위원장을 소개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과정에서 홍준표 전 대구시장 캠프 정책총괄본부장을 맡는 등 보수 색채가 강한 인사인 만큼, 정치권에서는 이번 인사가 이 대통령의 ‘통합 기조’를 보여준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김병욱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규제 완화를 해나감에 있어서 규제 완화와 소비자 보호, 또는 각 영역, 지역에 있는 사람들의 보호 이런 부분이 상충하는 경우가 있다”며 “그런 것을 통합적으로 조율하기 위해서 진보적인 사람, 보수적인 사람을 함께 임명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평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07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07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 뉴시스

◇ ‘과거 발언’ 고개 숙인 이병태

그럼에도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정당들이 일제히 반대의 목소리를 내게 된 데는 이 부위원장이 과거에 했던 ‘발언’들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19년 자신의 SNS에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문 전 대통령을 겨냥 ‘치매’, ‘정신분열증’ 등의 단어를 사용했고,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 조치와 관련해 “친일은 당연한 것”이라고 발언해 범여권의 감정을 자극했다.

뿐만 아니라 2020년 세월호 사건 추모에 대해 ‘천박함의 상징’이라고 언급한 것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이러한 발언들은 그의 정치적 행보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 부위원장은 지난해 대선 국면에서 이재명 대선후보 캠프에 합류한다고 밝혔지만, 결국 불발됐다. 그의 전력에 대해 여당 내부에서도 반대가 새어 나왔기 때문이다. 이번 인선을 둘러싼 범여권의 반대도 그때와 비슷한 양상이다.

이혜훈 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경우에 이어 이번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청와대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청와대와 여당은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과거하고 생각이 바뀌었다든지 이런 얘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쨌든 유감이든 해명이든 본인이 입장표명을 해야 하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인선은 감춰진 논란이 아닌,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논란이었다는 점에서 의문을 남기고 있다. 여권에선 ‘업무와 직접적 관련이 없다’, ‘사인으로서의 발언이었다’는 취지의 해명을 했지만, 이는 곧 인사 철학과 기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당장 국민의힘은 “명백한 자기모순”이라며 “국민의힘은 철학도, 기준도 없는 이재명 정부의 내각 인사”라고 비판했다. 홍 수석은 이날 라디오에서 “이런 발언에 대해 일종의 사회적인 합의에 기초한 공직자 검증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었으면 하는 게 개인적 생각”이라고 했다.

한편 이 부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시의 저는 공직이라는 무게를 염두에 두지 않은 채, 자유주의자 시각에서 오로지 나라가 바른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절박함에 매몰되어 있었다”며 “정제되지 않은 표현으로 인해 불편함이나 상처를 느끼셨던 모든 분께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이해와 용서를 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공직자로서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낮은 자세로 경청하며, 우리 공동체의 통합과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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