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지영 기자 하얀 로봇 팔이 기름에 담긴 치킨 바구니를 들어 올려 탁탁 털었다. 바구니를 기울여 남은 기름을 뺀 뒤, 조리된 치킨을 맞은편 선반 위에 내려놨다. 로봇이 치킨을 튀기는 사이, 직원 두 명은 주방과 홀을 자유롭게 오가며 저녁 손님 맞을 준비를 했다. 지난 27일 오후 4시, 기자는 바른치킨 플래그십 매장인 여의도R점을 찾았다.
이곳은 바른치킨이 주방 자동화 등 ‘푸드테크 솔루션’을 실험하는 공간으로, 본사 주도로 운영되는 매장이다. 바른치킨은 이곳에서 가맹점에 최적화된 데이터를 확보해 이를 기반으로 운영 모델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매장에는 포장 전용 키오스크, 테이블 주문 기기, 서빙로봇, 관절형 튀김로봇 ‘바:셰프’, 레일형 튀김로봇 ‘바:R셰프’가 설치돼 있다. 38평 규모 매장에는 직원 2명이 상주하며, 손님이 몰리는 저녁 시간대에는 4명이 함께 운영한다.
◇ 바른치킨, 전국 185개 매장 중 27곳 로봇매장 운영
바른치킨은 2022년부터 가맹점 매장에 조리 로봇 도입을 추진해왔다. 처음에는 인건비 절감 효과를 기대하며 도입을 시작했지만, 인건비를 줄이는 데는 무리가 있었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서빙로봇의 속도나 동선을 고려할 때 인력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고, 조리 로봇이 있다 해도 매장운영에는 인력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바른치킨은 현재 전국 185개 매장 중 27곳을 ‘로봇매장’으로 운영 중이다. 인건비 절감이 아니라도 도입할 이유가 충분하다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서비스 △퍼포먼스 △맛 세 가지로 요약된다. 바른치킨 측은 로봇을 도입하니 인건비는 줄지 않지만 매출이 올랐다고 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바른치킨 서강대R점의 경우, 조리 로봇 도입 이후 매출이 약 30%가 올랐다. 관계자는 “조리를 로봇이 대신하니 홀에서 손님을 더 잘 응대할 수 있게 돼서 매출이 올라가는 것 같다”고 가맹점주의 말을 대신 전했다.
또 바른치킨은 로봇을 도입하게 되면 가맹점 주방에 통창을 설치한다. 고객들이 로봇이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매장을 방문하는 어린아이들이 특히 이 광경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고 관계자는 말했다. 맛의 표준화도 장점이다. 치킨과 같은 튀김류 음식은 기름 온도가 핵심이다. 그런데 조리하지 않는 동안 기름 온도가 변하고, 인간이 주관적으로 판단해 치킨을 덜 튀기거나 더 오래 튀기는 일이 생긴다. 로봇은 이런 일을 막아 똑같은 맛을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치킨업계, ‘주방 자동화’ 속도
바른치킨은 이 매장에서 처음으로 레일형 튀김로봇 ‘바R:셰프’도 선보였다. 이 로봇은 6개월 테스트를 거쳐 가맹점 도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 치킨 업계에서 사용되는 조리 로봇은 대부분 관절형 로봇이다. 이 때문에 관절형 로봇은 규모의 경제로 초기보다 낮은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관절형 로봇의 경우 중심축을 기준으로 180도 이동하며 작동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은 공간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 단점이다.
반면, 국내에서 사용하는 곳이 많지 않은 레일용 로봇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높지만, 관절형 로봇과 똑같은 양을 조리하면서 차지하는 공간이 적고 주방 동선을 해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또 레일형 로봇은 정면에 투명한 가림막이 있어 조리 중 발생하는 유증기 접촉을 줄일 수 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바른치킨을 비롯한 여러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주방 자동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bhc는 튀김로봇 ‘튀봇’을 40개 매장에 도입하고, 전담부서를 통해 '튀봇'의 가맹점 도입을 지원하고 있다.
교촌치킨 또한 국내 24개 매장에 총 32대의 튀김로봇을 설치하고 국내 22개 매장에 44대의 반죽 로봇(배터믹스 디스펜서)을 도입했다. 지난해에는 치킨 로봇의 개발·운영·관리 등 업무를 전담하는 로봇사업팀과 가맹점 자동화 솔루션 개발 등 푸드테크 관련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푸드테크팀도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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