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동 사태에 ‘비축유 방출’ 카드 만지작… 호르무즈 봉쇄 대비 긴급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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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경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타격으로 중동 지역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정부가 실물경제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 대응 체계를 대폭 강화했다. 특히 사태 장기화로 수급 위기가 악화될 경우 여수와 거제 등 9개 기지에 보관 중인 비축유를 방출해 국내 시장에 긴급 공급할 방침이다.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이란 사태’ 실물경제 점검회의가 열리고 있다. /산업통상부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이란 사태’ 실물경제 점검회의가 열리고 있다. /산업통상부

산업통상부 문신학 차관은 지난 1일 외교부, 기후에너지환경부, 해양수산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석유공사, 가스공사, 코트라 등 유관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제2차 실물경제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달 28일 사태 발생 직후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주재한 긴급 점검에 이은 후속 조치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면밀한 상황 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열렸다. 정부는 현재 수개월 분의 비축유와 비축 의무량을 상회하는 가스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당장의 수급 위기 대응력은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3일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의 전면 봉쇄를 선언하면서 전 세계 에너지 시장과 물류망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들은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을 잿더미로 만들겠다"며 강력히 경고했다. 현재 해협 인근에서 유조선들이 공격을 받아 파손되거나 선원이 사망하는 등 실제 교전이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유조선 통행량이 평소 대비 약 70% 급감했으며, 150척 이상의 선박이 해협 밖에서 대기하거나 우회로를 찾고 있다.

수급 위기 시 비축유 방출 결정… 물류·공급망 선제 대응

정부는 중동발 수급 차질이 실제로 발생할 경우 업계 차원에서 제3국 물량을 우선 확보하도록 독려하고, 상황이 악화되면 자체 판단 회의를 거쳐 즉각 비축유를 방출할 계획이다. 석유공사는 이미 해외 생산분 도입과 공동비축 우선구매권 행사 등 비상 매뉴얼에 따른 조치 사항을 긴급 점검하기 시작했다.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해상 물류의 경우 대다수 컨테이너 선사가 이미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고 있어 현재까지 영향은 제한적이다. 다만 정부는 유가와 물류비 상승이 수출에 미칠 타격을 고려해 ▲수출 피해 기업 유동성 지원 ▲수출 바우처 기반 물류비 지원 ▲해외 공동물류센터 지원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로 했다. 상황이 심각해질 경우 임시 선박 투입 등 추가 대책도 검토한다.

에너지 외에 중동 의존도가 높은 공급망 품목은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난연재에 쓰이는 브롬이나 합성섬유용 에틸렌글리콜 등 일부 화학제품의 경우 국내 생산 확대와 재고 활용, 수급처 대체 등을 통해 공급망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 수급 역시 현재까지 직접적인 영향은 없으나, 한국전력과 발전 공기업들이 유가 급등 및 LNG 도입 차질 가능성을 상시 모니터링하며 부처 간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사태 발생 당일 양기욱 산업자원안보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긴급대책반'을 가동했다. 정부는 향후 사태 추이와 국내 가격 동향, 선박 운항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며 유가 변동이 휘발유와 가스 요금 등 국민 체감 물가에 과도하게 전이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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