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
미운 사람일수록 나쁜 감정을 억제하고, 전략적으로 관계를 유지한다는 뜻이다. 롯데 자이언츠가 고나김김(고승민, 나승엽, 김동혁, 김세민)에게 자체 징계를 내리는 대신 대표이사, 단장, 담당 매니저들에게 징계를 내린 결정이 이 말과 딱 맞아떨어진다.

롯데는 27일 고나김김의 대만 타이난 불법성 게임장 출입 스캔들과 관련, 자체징계를 발표했다. 고나김김에겐 KBO 상벌위원회가 부과한 30경기(나고김)~50경기(김동혁) 출장정지에서 추가로 페널티를 주지 않았다.
롯데는 선수단을 관리, 감독하는 책임이 있는 대표이사, 단장, 담당 매니저들을 문책했다. 비공개했지만, 수위는 가볍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표이사와 사장의 징계는, 셀프 징계다. 그만큼 사안을 무겁게 여겼다.
그렇다고 롯데가 고나김김이 예뻐서 아무런 징계를 주지 않은 것은 아니다. 고나김김에 대한 경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고, 추가로 불법적인 일이 확인되면 자체 징계를 부과할 가능성은 있다. KBO 상벌위원회는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의 기타 조항에 의거해 추가 징계를 주게 돼 있다.
현 시점에서 고나김김에 대한 구체적인 위법행위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롯데는 섣불리 추가징계를 주는 것보다 경찰의 수사를 지켜보는 쪽으로 선회했다. 대신 프런트가 징계를 받으면서 고나김김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줬다.
고나김김은 이 징계의 의미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고, 예뻐서 징계 안 준 게 아니다. 고나김김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표이사, 단장, 구단 직원들의 노고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리고 미안할 줄 알아야 한다.
대표이사, 사장, 매니저들이 무슨 잘못인가. 아무런 잘못 없는 구단 사람들이 고나김김 대신 벌을 받는 것이다. 그들은 이번 사태에 본인들의 책임이 있다고 말하지만, 그렇다고 언론과 팬들에게 ‘난 아무런 잘못 없소’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고나김김은 이걸 곧이곧대로 들으면 안 된다.
쉽게 말해 조선시대로 치면 부모님이 서당에 불려가 사고 친 자식들 대신 훈장님한테 종아리 걷고 매를 맞은 것이다. 자식이 부모님의 그 깊은 마음을 하나도 모르고 본인 머리가 굵어진 뒤 부모님에게 그냥 자기 혼자 힘으로 컸다고 빡빡 우기면 그 부모님은 무슨 생각이 들까. 모든 자식은 부모님이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주지 않으면 절대 못 큰다.
마찬가지로 선수가 야구를 잘 해서 돈 많이 벌면 자기 혼자 잘해서 그렇게 된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당연히 선수 본인의 지분이 제일 크다. 그러나 뒤에서 서포트하는 구단 직원들, 그리고 훈련보조요원들, 하다 못해 덕아웃 화장실을 청소하는 사람이라도 없으면 절대 안 된다. 그런 사람들이 있어서 구단이 돌아가고 선수가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이다.
야구가 왜 인생과 같냐면, 절대 혼자만의 힘으로 클 수 없다. 구단이 뒤에서 사소한 것 하나 안 챙겨줬다면 고나김김이 대만 타이난에서 제대로 훈련할 수 있었을까. 다 큰 성인들인데 막상 혼자 힘으로 비행기 티켓도 못 끊는 선수가 수두룩하다.

JYP 엔터테인먼트 수장 박진영은 아이돌 그룹이 데뷔하면 늘 뒤에서 도와주는 스태프에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가지라고 교육한다. 그 마음이 없는 연예인이 성공하는 걸 보지 못했다고 여러 차례 방송에서 얘기했다. 그가 1994년 데뷔 후 32년째 정상에서 롱런하는 비결이다. 야구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내가 스타든 아니든 늘 자신을 도와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그런 마음이 있으면 일탈? 절대 할 수 없다. 사람이라면 그렇다.

고나김김이 구단의 깊은 마음을 알기나 할까. 성인이라면 찰떡같이 알아듣고 구단에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하다 못해 셀프 징계를 때린 롯데 대표이사, 단장, 매니저들이 너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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