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너만의 장점이 사라진 것 같다."
2022년 SSG 랜더스의 마지막 1차 지명자로 입단했던 윤태현. 2026년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있다. 단순히 구속을 끌어올리는 것이 아닌, 자신이 가장 잘 던질 수 있었던 ‘가장 좋았을 때의 모습’을 다시 찾아가는 과정이 실전에서 증명되고 있다.
지난 25일 일본 미야자키 아이비 야구장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호크스 2군과의 연습경기. 8회말 무사 만루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윤태현은 자신감 있는 투구를 선보였다.
첫 타자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운 윤태현은, 이후 안타 하나를 허용했으나 후속 타자들을 땅볼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총 13개의 투구 중 9개의 스트라이크를 던질 정도로 공격적인 투구를 선보였으며, 특히 주자 만루 상황에서도 볼넷 없이 좋은 제구력을 선보였다.
이번 캠프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윤태현이 되찾은 본연의 투구 밸런스다. 작년 11월 가고시마 마무리 캠프 당시, 경헌호 투수코치는 윤태현에게 “현재 모습은 너만의 장점을 가리고 있다. 가장 좋았을 때의 느낌을 다시 찾아보는 게 어떻겠냐”는 조언을 건넸다.

입대 전, 공에 힘을 더하기 위해 변화를 주었던 윤태현에게는 자신의 투구 매커니즘을 다시 점검하는 중요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플로리다 캠프 후반, 그는 코칭스태프의 제안을 전격 수용하며 고교 시절과 신인 초반 좋은 투구를 보여줬던 본래의 감각을 다시 찾아가기 시작했다. 본연의 장점을 극대화하자 공의 무브먼트가 살아났고, 특유의 제구력까지 더해져 가장 좋았을 때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윤태현은 구단을 통해 "우선 첫 단추를 잘 꿴 것 같아서 좋다. 미국 캠프 라이브 피칭 때는 안타를 다소 허용해 걱정도 됐지만, 이번엔 주자가 있는 상황인 만큼 무조건 낮게 던져 땅볼 유도(더블 플레이)를 하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래서 평소 직구 그립보다 손을 벌려서 잡았고, 그게 조금 더 떨어지면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 불펜에서 몸을 풀 때부터 느낌이 좋았다. 폼을 바꾼 게 더 잘 맞는 것 같고, 그러다 보니 제구도 조금씩 더 좋아지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윤태현은 "앞에 나간 투수들이 상대팀(소프트뱅크) 타자들이 직구를 노리고 들어오는 것 같다고 얘기를 해줬다. 그래서 내 장점이 직구지만 무브먼트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조금 더 무브먼트를 주려고 그립을 조금 더 벌려서 잡았다. 그게 좋은 결과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고등학교 때, 그리고 신인 시절 좋았던 느낌을 최대한 찾기 위해 준비했다. 작년 마무리 캠프부터 경헌호 코치님이 변화를 제안하셨는데,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에 고민이 있었다. 미국에 와서도 코치님이 '지금 폼은 너만의 장점이 많이 사라지는 것 같다'라고 재차 권유하셨고, 감독님께서도 같은 말씀을 주셔서 고민하다가 마음을 먹게 되었다. 플로리다 캠프 후반부부터 가장 좋았을 때의 느낌을 되살리는 데 집중했다. 좋았을 때 영상을 계속 보면서 밸런스 운동을 많이 했다. 아직 60~70% 정도로 완벽하진 않지만 조금씩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윤태현은 1차지명자지만 1군 기록이 3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 9.00에 불과하다. 아직 보여준 게 없기에 올 시즌을 준비하는 마음이 남다르다. 더욱이나 김광현이 어깨 통증을 느껴 개막 로테이션 합류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기에, 윤태현 등 대체자들의 활약이 중요한 SSG다.
그는 "물론 선발 투수로 자리를 잡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겠지만, 지금은 보직에 상관없이 1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불펜이든 선발이든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서 팀과 팬들이 믿음을 가질 수 있는 투구를 하고 싶다. 조급해하지 않고 차근차근 준비해 시즌 내내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