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치의 교수님 얼굴이 가물가물"…수술 후 석 달째 회진 없다?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국내 일부 상급종합병원에서 수술 이후 석 달이 지나도록 담당 주치 교수가 직접 회진을 돌지 않는 사례가 반복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환자와 보호자 사이에서는 "수술은 집도의가 했지만, 이후 관리 과정에서 주치의를 보기 어렵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대형병원의 '3분 진료'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한 '상급종합병원 심층진찰 시범사업'은 2027년까지 연장됐지만, 의료계 안팎에서는 제도 설계의 근본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술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전공의나 전임의 중심으로 관리 체계가 전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부산 B대학병원 신경외과 병동에 입원 중인 일부 환자와 보호자들은 "정작 책임 주체인 교수의 직접 설명을 듣기 어렵다"며 답답함을 토로한다. 한 환자는 "수술 전에는 여러 차례 상담이 있었지만, 이후 경과를 확인하는 과정에서는 교수 얼굴을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환자 커뮤니티에서는 "상급종합병원까지 가는 이유는 최고 전문가들의 협업을 기대하기 때문이지, 특정 교수 한 명과의 장시간 상담을 원해서가 아니다"라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대학병원 중심의 '교수 1인 체제' 진료 구조에 대한 회의적 시선도 감지된다.

이 같은 문제 제기 속에 의료계 일각에서는 '다학제 협진 체계' 강화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사단법인 대한종합병원협회 정근 대표회장(온병원그룹 원장)은 "현재의 심층진찰 수가는 의사 개인의 시간 보상에 치우쳐 있다"며 "정부는 AI 의료기기 도입을 지원하고, 다학제 진료에 참여하는 다수 전문의의 노력을 정당하게 평가하는 협진 수가 체계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종합병원협회는 또 "AI 기반 기술이 지역 거점종합병원에 도입되고 있음에도 의료정책은 여전히 대학병원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며 "병원 종별과 관계없이 AI 기반 다학제 협력진료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복지부와 국립대학병원을 중심으로 논의되는 '지역 및 필수의료 활성화' 정책에 대해서도 협회는 "대학병원 중심의 '허브 앤 스포크(Hub & Spoke)' 방식이 아니라, 대학병원과 지역 거점종합병원이 대등하게 연결되는 '포인트 투 포인트(Point to Point)' 수평 네트워크 구축이 더 효율적"이라고 제시했다.

결국 논란의 핵심은 교수 개인의 회진 여부를 넘어 진료 책임 구조의 재설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환자들은 특정 인물 중심 진료가 아닌, 여러 전문의가 참여하는 집단 지성 기반의 협진 체계를 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료 정책의 방향 전환이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Copyright ⓒ 프라임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주치의 교수님 얼굴이 가물가물"…수술 후 석 달째 회진 없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