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값은 아껴도 디저트는 못 끊어”…고물가에도 편의점 웃는 이유

마이데일리
세븐일레븐 ‘위글위글’ 컬래버 베이커리 신제품 6종 출시. /세븐일레븐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점심값은 줄여도 3000원짜리 디저트는 산다. 편의점에서 디저트가 핵심 전략 카테고리로 자리 잡고 있다.

26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주요 업체 디저트 매출은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히트 상품이 잇따라 나오고 저당·고단백 등 취향이 세분화되면서 디저트가 매장 방문과 객단가를 함께 끌어올리는 핵심 상품으로 떠올랐다. 프리미엄 라인업까지 확대되며 편의점은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반영하는 디저트 채널로 변모하고 있다.

CU는 디저트 매출 신장률이 2023년 104.4%로 급증한 데 이어 2024년 25.1%, 2025년 62.3%를 기록했다. 이달 22일 기준 ‘두바이 쫀득 찹쌀떡’은 260만개, ‘두바이 쫀득 마카롱’은 93만개가 판매됐다. ‘연세우유 생크림빵’도 여전히 안정적인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커피와의 동반 구매 효과도 뚜렷하다.

CU 관계자는 “연간 2억잔 이상 팔리는 즉석 커피를 구매한 고객 중 절반가량이 베이커리류를 함께 담는다”며 “디저트가 자연스럽게 추가 구매로 이어지면서 객단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GS25의 서울우유 디저트 시리즈 라인업. /GS리테일

GS25도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디저트 매출 증가율은 2023년 56.0%, 2024년 37.6%, 2025년 28.2%다. 서울우유와 협업한 ‘서울우유 디저트 시리즈’는 누적 500만개 이상 팔렸고, ‘두바이쫀득초코볼’과 아이돌 협업 상품도 각각 100만개를 넘겼다.

세븐일레븐은 수입 디저트와 건강 콘셉트 상품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디저트 매출이 2023년 40%, 2024년 25%, 2025년 23% 성장했다. 일본 ‘생초코파이’는 한정 판매 직후 조기 완판됐고, 건강 디저트 ‘아사이볼’도 예약 물량이 빠르게 소진됐다.

이마트24 역시 반등 흐름에 올라탔다. 지난해 디저트 매출은 전년 대비 5% 증가했고, 올해 1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배 뛰었다. ‘서울대빵’ 시리즈는 누적 30만개 이상, 캐릭터 지식재산권(IP) 협업 상품과 ‘두바이 시리즈’도 각각 55만개, 70만개 이상 판매됐다.

이마트24 '성수310' 베이커리 상품과 스무디 음료. /이마트24

업계는 이를 ‘스몰 럭셔리’ 소비로 해석한다. 외식·여행·명품 소비는 부담스럽지만, 2000~4000원대 디저트는 심리적 장벽이 낮다. 즉각적인 만족감을 주는 데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지금 먹어봐야 할 상품’으로 소비를 자극한다. 특히 두바이 쫀득 쿠키나 말차처럼 유행이 붙으면 단기간에 매출이 급증하는 구조도 반복되고 있다.

디저트를 중심으로 한 공간 전략도 본격화 됐다. CU는 지난 12일 서울 성수동에 디저트 상품 비중을 30% 이상 확대한 특화 매장 ‘CU 성수디저트파크점’을 열었다. 개점 후 8일간 방문객 수는 일반 점포 대비 2배 수준을 기록했고, 전체 매출에서 빵·떡·디저트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40%까지 높아졌다. 디저트가 집객력을 좌우하는 핵심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다는 방증이다.

지난 12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오픈한 CU 성수디저트파크점 DIY존. /방금숙 기자

이 같은 디저트 강화는 업계 전반의 수익성 전략과 맞물려 있다. 지난해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5만3266개로 전년 대비 2.9% 줄어 사상 처음 감소했고, 매출 증가율도 2022년 10.8%에서 지난해 0.1%로 급락했다. 시장이 포화 국면에 접어들자 주요 업체들은 공격적인 출점 대신 기존점 효율화와 고마진 상품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외형 확대보다 점포당 매출과 수익성 개선이 우선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다만 성장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주요 업체 모두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지만 일부는 증가율이 점차 둔화되고 있다. 특정 콘셉트나 히트 상품 의존도가 높을 경우 유행이 꺼질 때, 매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고환율 기조 속에서 해외여행 수요는 둔화되는 반면, 해외 테마 디저트를 통한 ‘스몰 럭셔리’ 소비는 확대되는 추세”라며 “말차·두쫀쿠 같은 트렌디 상품과 영양 성분을 중시하는 헬시플레저 수요를 동시에 공략하며 디저트를 MZ세대 경험 소비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디저트는 고객을 매장으로 유인하는 핵심 상품”이라며 “새로운 메가 히트 상품은 작은 취향 변화에서 출발하는 만큼 트렌드 신호를 선제적으로 포착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밥값은 아껴도 디저트는 못 끊어”…고물가에도 편의점 웃는 이유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