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문이 열었고 노시환이 이어갔다…초대형 계약서가 쓰레기통으로? 이거 유행되나요, 리스크 있습니다

마이데일리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 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 플레오이프(PO) 3차전 경기. 한화 노시환이 5회초 2사 3루에 역전 투런포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송성문(30,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이 열어젖혔고, 노시환(26, 한화 이글스)이 이어갔다. KBO리그에 선수의 해외진출을 보장하는 다년계약이 유행이 될 수 있을까.

송성문은 작년 8월 당시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와 6년 120억원 비FA 다년계약을 맺었다. 2026년부터 2031년까지였다. 그런데 키움은 2025시즌 후 포스팅 자격을 얻는 송성문이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하면, 이 계약을 파기한다는 조항을 넣었다.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 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 플레오이프(PO) 3차전 경기. 한화 노시환이 5회초 2사 3루에 역전 투런포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실제 송성문은 샌디에이고와 4년 보장 1500만달러, 5년 최대 2200만달러 계약을 맺었다. 보장금액만으로도 약 217억원이니 키움과의 계약을 파기할 명분이 있었다. 키움은 애당초 송성문이 터무니없는 조건을 받을 경우 계약을 허락하지 않을 방침이었다. 포스팅시스템에서 계약은 전적으로 보류권을 갖는 원 소속팀의 허락을 받는다는 원칙이 있다. 결국 키움과 송성문의 120억원 계약서는 쓰레기통으로 갔다.

6개월이 흐르고, 송성문과 비슷한 형태의 비FA 다년계약이 나왔다. 노시환과 한화가 2027년부터 2037년까지 11년 307억원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여기에도 한화가 2026시즌 후 노시환의 포스팅을 허락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노시환이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가면 307억원 계약서는 역시 쓰레기통으로 간다.

노시환은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때문에 FA를 선언하고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화는 노시환이 메이저리그에 가고 싶다면 FA 선언을 하지 않고 국내 보류권을 유지한 채 가길 원했고, 합의를 이끌어냈다. 나중에 돌아올 때 국내 타 구단에 빼앗길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 것이다. 포스팅 비용을 챙기는 건 보너스.

송성문이 열었고, 노시환이 이어간 이 같은 다년계약 속 해외진출 허락은 향후 유행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요즘 젊은 선수들은 돈을 많이 벌고 싶기도 하지만, 성적을 몇 년 괜찮게 낸 선수들은 어지간하면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을 갖고 있다. 그냥 말을 하지 않을 뿐이다.

현재 삼성 라이온즈와 비FA 다년계약 협상을 이어가는 원태인(26)이 대표적 케이스다. 원태인은 지난 1월에 공개된 유튜브 채널 ‘사이버 윤석민’을 통해 해외진출에 대한 생각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잔부상으로 잠시 쉬고 있지만, 그렇다고 원태인의 꿈이 바뀌지는 않았을 것이다. 삼성으로선 금액도 금액이지만 송성문, 노시환 계약 사례를 참고할 듯하다.

선수로선 구단으로부터 거부할 수 없는 금액을 제시 받으면, 심지어 해외진출을 시도해도 되는 조항만 있으면 비FA 다년계약에 대한 마음이 좀 더 열릴 수밖에 없다. 계약성사 사례가 늘어나면 유행이 되는 것이다.

단, 리스크는 있다. 선수가 해외진출의 꿈을 접고 초대형 계약서에 사인을 할 경우, 선수도 구단도 실패하지 않고 팬들에게 성적으로 보답해야 한다는 부담은 당연히 생길 듯하다. 노시환이 다가오는 겨울 메이저리그를 포기하고 11년 307억원 계약서를 최종 이행하기로 한 순간, 노시환과 한화는 11년간 307억원에 걸맞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된다. 야구선수도 직장인들도 남이 주는 돈을 버는 건 다 힘들지만, 그래도 KBO리그 유명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더 세상에 노출되는 편이다. 그 무게감까지 짊어져야 한다.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 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 플레오이프(PO) 3차전 경기. 한화 노시환이 5회초 2사 3루에 역전 투런포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또 하나. 비FA 다년계약이 본격적으로 통용된 2021년부터 노시환까지 19건의 계약 사례를 하나하나 돌아보면, 성공사례가 그렇게 많지 않다. 오히려 비FA 다년계약을 하고 폭망한 사례가 더 많다. 구자욱과 최형우(이상 삼성 라이온즈) 정도가 구단이 원금 이상을 회수한 사례로 분석된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들여다봐야 하지만, 통상적으로 계약규모가 클수록 선수들은 긴장감이 떨어지게 돼 있다. 이 또한 구단으로선 리스크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송성문이 열었고 노시환이 이어갔다…초대형 계약서가 쓰레기통으로? 이거 유행되나요, 리스크 있습니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