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지난해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전월 대비 하락했지만, 이를 두고 건전성이 실질적으로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말을 맞아 은행들이 연체채권을 대규모로 정리한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5%로 전월 말(0.6%) 대비 0.1%포인트(p) 낮아졌다.
표면적으로는 연체율이 하락했지만, 배경에는 ‘연말 정리 효과’가 자리한다. 신규 연체채권 규모는 지난해 10월 2조9000억원에서 11월 2조6000억원, 12월 2조4000억원으로 두 달 연속 감소했다. 반면 연체채권 정리 규모는 10월 1조3000억원, 11월 1조9000억원, 12월 5조1000억원으로 급증했다. 12월 한 달 동안 정리 규모가 신규 발생액의 두 배를 웃돌면서 연체율을 끌어내린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말 은행 이익 규모가 컸고, 채권 매각 시장 여건도 나쁘지 않아 적극적으로 건전성 관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통상 분기 말에는 연체채권 관리를 강화하는 계절적 요인도 작용한다.
다만 연말 기준으로 보면 안심하기는 이르다. 지난해 12월 연체율 0.5%는 2015년 말(0.5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월 대비 하락이라는 숫자와 달리, 연간 흐름으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부문별로는 기업대출 연체율이 0.59%로 전월(0.73%) 대비 0.14%p 하락했고, 가계대출 연체율도 0.38%로 0.06%p 낮아졌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7%로 0.03%p 하락했으며, 주담대를 제외한 가계대출은 0.75%로 0.15%p 낮아졌다.
그러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기업대출 연체율이 0.09%p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전년과 동일 수준이다. 경기 둔화와 대내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구조적 부실 위험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감원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영향받는 부문이나 업종의 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대하는 등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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