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부산 북구청장 출마를 준비 중인 노기섭 전 부산시의원이 최근 포인트경제와 인터뷰를 갖고 “북구는 사람을 바꾸는 선거가 아니라 구조를 바꾸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마 시점과 구정 운영 구상을 공개한 그의 행보가 낙동강 벨트의 변화를 이끌지 주목된다.
8대 부산시의회 운영위원장을 지낸 그는 전국 최초 대리운전 노동자 권익 보호 조례와 공공기관 인사검증 운영 조례를 발의·통과시키며 제도 개선에 나선 바 있다. 산업재해 예방 조례 발의와 노동정책 토론회를 주도하는 등 노동 분야 의정 활동을 이어갔고,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우수의정대상과 부산경실련 의정평가 상위 5인에 선정되며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지난 20일 부산 중앙동의 한 커피숍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출마 선언 여부보다 북구 행정이 왜 전환돼야 하는지에 더 많은 이야기를 할애했다. 지역구 현역인 전재수 국회의원의 향후 일정이 정리된 이후 자신의 정치적 행보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인터뷰의 중심은 시점이 아니라 방향이었다. 그는 여러 차례 “지금 북구는 관리형 구정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 “쑥뜸방, 내부 제동 없었다는 게 더 문제”
노 전 의원은 북구 행정의 문제를 개인의 능력 부족이 아닌 구조적 한계로 짚으며 “공무원들이 일을 못하는 게 아니라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논란이 된 오태원 구청장의 ‘쑥뜸방’ 사안을 언급하며 “공무원 조직이 몰랐을 리 없다. 그런데 왜 내부에서 제동이 걸리지 않았는지가 더 큰 문제”라고 했다. 특정 사안의 일탈을 넘어 보고·견제·결정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구조적 문제라는 것이다. 이어 “정치는 주민을 바라봐야 한다. 자기를 바라보는 행정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 “회의를 회의답게”···행정의 기본부터
그는 해법으로 ‘회의 문화’를 꼽았다. 주민 의견이 동을 거쳐 구청으로 올라오고 구청은 이를 토대로 토론과 역할 분담을 거쳐 결론을 도출해야 하는데, 현재 구조는 형식화돼 있다는 지적이다.
이어 그는 만덕1동 한 아파트에서 동대표를 맡아 회의 운영 방식을 정비했던 경험을 소개했다. 기록을 남기고 공개성을 높이자 책임이 분명해졌다고 했다. 행정 역시 같은 원리로 작동해야 한다는 설명을 덧붙인 그는 “일하는 구정을 만드는 것, 그게 시작”이라고 말했다.
◆ 대심도 이후 더 막힌 만덕···체감의 간극
그는 만덕~센텀 대심도 도시고속화도로 개통 이후의 교통 문제를 언급하며 “해운대로 출근하는 주민은 편해졌지만, 만덕에서 창원·김해로 이동하는 주민은 오히려 더 막힌다”고 했다.
아울러 “교통 체증을 해소하겠다는 사업이 또 다른 정체를 만들고 있다”며 대체 도로 확보와 보완책 마련을 주문했다. 통행료 일부 지역 환원 방안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시했다. 그는 “개발의 효과를 주민 체감 기준으로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도시재생·집수리 지원센터···생활에서 출발
노 전 의원은 덕천·만덕·구포 일대 노후 주거지에 대해선 일괄적인 도시재생 방식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성공 사례를 그대로 이식하는 건 위험하다”며 북구 실정에 맞는 모델을 주민과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집수리 지원센터’ 구상은 노후 주거 밀집지의 소규모 보수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지역 업계와 연계해 일자리 효과까지 도모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작지만 체감 있는 변화가 지역 분위기를 바꾼다는 것이다.
◆ 낙동강 생태공원···북구의 전략 자산
노 전 의원은 낙동강 생태공원을 “부산에서 석양이 가장 길게 머무는 곳”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북구가 가진 지리적 정체성에 대한 설명이었다. 그는 “북구는 바다 중심 도시 부산과는 다른 결을 가진 공간”이라며 “강과 철새, 갈대와 노을이 있는 도시”라고 말했다.
그는 생태공원을 단순한 산책 공간에 머물게 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체류형 콘텐츠와 치유 프로그램을 접목해 도시 브랜드로 확장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굳이 경쟁 도시처럼 랜드마크를 세우는 방식이 아니라,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만드는 게 북구의 길이라는 설명이다.
낙동강을 축으로 한 자전거·걷기 동선 정비, 소규모 문화행사 유치, 힐링형 프로그램 도입 등도 언급했다. 그는 “속도와 경쟁 중심의 도시 이미지에서 벗어나 균형과 여유를 선택하는 도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북구의 미래를 대형 개발이 아닌 자연 자산의 재해석에서 찾겠다는 구상이다.
◆ ‘만도그’와 유기견 두 마리···공동체 향한 시선
노 전 의원은 현재 유기견 두 마리를 키우고 있다. 한 마리는 창녕에서 버려진 강아지를 입양했고, 다른 한 마리는 두 차례 유기를 겪은 강아지였다. 그는 “다시 버려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담담한 어조였지만, 선택의 이유는 분명해 보였다.
그는 반려가구 모임 ‘만도그(만덕을 사랑하는 도그맘·도그대디 모임)’를 만들어 아파트 단지 내 반려문화 정착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배변 문제, 소음 갈등, 인식 차이 등 공동주택에서 반복되는 갈등을 자율적 규칙과 소통으로 풀어보자는 취지다.
‘아파트의 30% 가까이가 반려 가구다. 갈등을 방치하면 공동체가 흔들린다’는 그의 말은 생활 정치의 방향을 보여준다. 거창한 구호보다 일상에서 부딪히는 작은 갈등을 관리하는 것이 행정의 역할이라는 인식이다.
◆ 보궐 가능성과 북구 정치의 또 다른 축
노 전 의원의 선택은 북구청장 선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전재수 의원이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할 경우 지역구 보궐선거가 동시에 치러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4월 말 이전 사퇴가 이뤄지면 지방선거와 함께 보궐을 치르게 된다”며 “그 경우 후보 조정과 전략 판단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보궐이 현실화될 경우 중앙당의 전략적 판단과 지역 기반 인물 간 조정 문제가 맞물린다. 그는 “북구는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지역”이라며 “지역에서 쌓아온 시간과 신뢰를 존중하는 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정명희 전 구청장과의 조정···‘아름다운 경쟁’ 원칙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거론되는 인물은 정명희 전 북구청장이다. 두 사람은 같은 당 소속으로, 상황에 따라 경선이나 후보 조정이 불가피한 구도다.
노 전 의원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정 전 구청장의 출판기념회를 공개적으로 축하했다. 그는 “정명희 위원장님은 저와 함께 북구청장을 놓고 경쟁하게 될 분이지만, 동시에 북구를 업그레이드하고 부산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부산 민주당의 소중한 동지”라고 적었다. 경쟁 관계에 서더라도 정치적 동지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어 “경쟁은 치열하게, 그러나 공정하게. 과정은 당당하게, 결과는 깨끗하게 승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인터뷰에서도 “조정이든 경선이든 당의 결정과 지역의 판단을 존중하는 것이 정치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내부 경쟁이 상처로 남지 않도록 하는 것 역시 정치인의 책임이라는 인식이다.
사람을 바꾸는 선거가 아니라 구조를 바꾸는 선거. 경쟁 이후 다시 힘을 모으는 정치가 가능할지, 그의 선택이 북구 정치의 향방을 어떻게 바꿀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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