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새 가족을 기다립니다”…유기견의 당당한 외출 ‘리홈 플리마켓’ [마이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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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경기 화성시 동탄 타임테라스 아트리움에서 열린 ‘리홈 플리마켓’에서 참가자들과 구조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방금숙 기자

[마이데일리 = 화성 동탄 방금숙 기자] 매년 10만 마리가 넘는 생명이 길 위에 버려지고, 그중 상당수가 보호소에서 생을 마감한다.

22일 경기 화성시 동탄 타임테라스 아트리움은 이 비극적인 숫자를 ‘희망의 기록’으로 바꾸기 위한 입양 캠페인 열기로 분주했다.

마이데일리와 반려견 교육센터 도그어스플래닛, 경방 타임테라스가 공동 주최한 유기견 구조 및 입양을 위한 나눔축제 ‘리홈 플리마켓’이 사람들의 뜨거운 참여 속에 성황리에 개최됐다.

◇ 연간 10만여 마리 유기 발생…입양률 30%대 머물러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유기동물 발생 수는 약 10만7000마리에 달한다. 이 중 보호소에서 안락사 또는 자연사로 생을 마감하는 유기동물이 40%가 넘는다. 새로운 가족을 찾는 입양률은 30% 초반대에 머물러 있다.

22일 행사장에는 번식장과 실험실 등지에서 구조된 개의 실태를 알리는 상담‧홍보 부스가 운영됐다. 이름 대신 귀에 숫자가 새겨진 채 구조된 비글 여러 마리가 현장 곳곳을 누비며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실험견 생활을 하다 구조된 비글들이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과 교감하고 있다. /방금숙 기자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은 동물 실험을 줄여가는 추세지만, 국내는 연구 활성화로 인해 오히려 실험견 수가 늘고 있다”며 “실험이 끝난 개가 안락사 대신 사회로 환원될 수 있는 현실적인 통로와 제도적 장치가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슈퍼모델과 동반 런웨이…“가족이 돼 주세요”

행사의 백미는 슈퍼모델 이선진을 필두로 한 모델 봉사 단체 ‘아름회’와 2025년 슈퍼모델 입상자 12인이 함께한 특별한 런웨이였다. 모델과 등장한 구조견은 과거의 상처가 믿기지 않을 만큼 안정적인 모습으로 무대에 올랐다.

왼쪽부터 MC 딩동, 슈퍼모델 이선진, 김효진 도그어스플래닛 대표가 유기견 입양을 독려하고 있다. /방금숙 기자

이선진은 “리홈마켓에 좋은 물건도 많고 예쁜 아이들도 많으니 많은 분이 함께해주셨으면 좋겠다”며 “구조견이 새로운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끝까지 응원해달라”고 참여를 독려했다.

이날 무대에는 가족을 기다리는 구조견뿐 아니라 도그어스플래닛을 통해 입양된 후 행복한 견생을 살고 있는 ‘졸업생’ 견공도 함께해 감동을 더했다.

김효진 대표가 구조견과 함께 비눗방울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방금숙 기자

홍보대사 MC 딩동 역시 다리가 세 개인 장애견 ‘동미’을 키우고 있는 반려인임을 밝히며, “장애가 있거나 유기된 아이들도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이 자리에 섰다”며 진심 어린 진행으로 현장 분위기를 이끌었다.

김효진 도그어스플래닛 대표는 “유기견 입양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문제 행동에 대한 막연한 걱정과 선입견”이라며 “훈련사로부터 전문 교육을 받은 구조견들이 낯선 모델과 무대에 오를 만큼 안정적으로 사회화됐고 가족의 일원으로서 충분히 준비됐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리홈 플리마켓 부스에서 반려견과 함께 온 시민이 물건을 살펴보고 있다. 수익금은 전액 기부된다. /방금숙 기자

◇ ‘착한 소비’ 플리마켓 수익금 전액 기부

행사에는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는 다양한 기업 참여도 돋보였다. 츄스데이, 닥터독, 개리야스, 아임코트 등 20여개 펫 브랜드가 참여한 플리마켓은 합리적인 가격에 용품을 구매하려는 반려인의 발길이 이어졌다.

현장을 찾은 시민 김모(42) 씨는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사고 수익금이 유기견의 수술비로 쓰인다고 하니 더 뜻깊다”고 소감을 전했다.

리홈 플리마켓 부스에서 다양한 펫 브랜드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방금숙 기자

이날 발생한 수익금 전액은 (사)한국동물복지표준협회를 통해 유기견 구조 및 긴급 수술, 입양 지원비로 투명하게 사용될 예정이다.

◇ 전문가 “입양은 책임…준비와 인내 필요”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의 ‘리홈마켓’. 지난해 9월을 시작으로 매달 개최해 온 리홈마켓은 이날 행사를 끝으로 시즌 1을 마무리했다. 쇼핑몰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에서 유기견의 매력을 발견하고 ‘공존’을 고민하게 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행사장을 찾은 어린이들이 구조견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방금숙 기자

현장에서 만난 이태형 수의사(한국동물복지표준협회장)는 “한 번씩 아픔을 겪은 유기견에 대해 단순히 불쌍하다는 일시적 감정보다는, 사회성이 낮거나 질병에 취약할 수 있는 부분까지 포용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지나친 애정은 오히려 분리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며 “입양 후 아이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마음과 끝까지 책임지려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로 동탄 타임테라스 아트리움이 붐비고 있다. /방금숙 기자

쇼핑몰 광장을 가득 채웠던 음악 소리와 박수가 잦아들 무렵, 현장에선 구조견에 대한 입양 문의가 이어졌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특히 런웨이에 참여한 이선진 씨도 이날 행사를 계기로 두 번째 반려견을 가족으로 맞이하기로 했다.

동탄에서 시작된 이 작은 변화가 구조견이 번호가 아닌 이름으로 불리고, 유기견이 따뜻한 거실에서 사랑받는 내일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고 있다. 도그어스플래닛은 이번 시즌 성과를 바탕으로 연내 다양한 유기견 돕기 행사를 선보일 예정이다.

‘리홈 플리마켓’이 열린 동탄 타임테라스 아트리움 전경. /방금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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