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해 국내 컨택센터 구축시장은 기술 도입 경쟁을 넘어 실질적인 수익 창출과 운영 최적화 단계로 진입했다. 2022년 오픈AI의 챗GPT 출시 이후 폭발했던 인공지능(AI) 열풍이 거품을 걷어내고 실제 기업의 재무 성과에 기여하는 '실용주의 AI' 시대로 변모한 결과다.

본지가 발간한 '2026 컨택센터 산업총람'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5년 컨택센터 구축업계 종사자 수는 1만545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4년 1만5985명 대비 3.32% 감소한 수치다. 구축업계 인력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2021년(-1.66%) 이후 4년 만이며, 3% 이상의 하락 폭은 최근 10년 내 가장 크다.
지난 10년간의 인력 추이를 살펴보면 산업의 부침이 확연히 드러난다. 종사자 수는 △2016년 1만531명 △2017년 1만377명 △2018년 1만822명 △2019년 1만1470명 △2020년 1만1678명 △2021년 1만1484명 △2022년 1만2716명 △2023년 1만5717명 △2024년 1만5985명으로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다. 특히 AICC 도입 초기였던 2023년에는 전년 대비 23.60%라는 폭발적인 인력 증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5년 들어 1만5454명으로 인력이 줄어든 것은 산업의 위축이 아닌 디지털 전환의 성숙으로 풀이된다.
인력 감소와 상반되게 매출 규모는 유례없는 성장을 기록하며 '성장의 질'이 바뀌었음을 증명했다. 컨택센터 구축기업 최근 10년간 매출은 △2016년 2조5232억원 △2017년 2조6222억원 △2018년 2조6313억원 △2019년 2조6551억원 △2020년 2조8509억원 △2021년 2조9486억원 △2022년 3조2121억원 △2023년 3조644억원 △2024년 3조1548억원을 기록해왔다.
이어 2025년에는 3조5349억원으로 전년 대비 12.05%나 급증하며 사상 처음으로 3.5조원 시대를 열었다. 1인당 생산성으로 환산하면 2024년 약 1.97억원에서 2025년 약 2.29억원으로 1년 만에 16% 이상 수직 상승한 셈이다.
이러한 수익성 역전 현상의 실체는 주요 기업의 수주 사례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대표적으로 국내 대형 금융지주는 최근 기존의 단순 시나리오 기반 챗봇을 전면 폐기하고 기업 특화 소형언어모델(sLLM) 기반의 AICC를 도입했다. 이 과정에서 구축 업체는 단순 장비 납품이 아닌 고단가의 AI 엔진 최적화와 검색증강생성(RAG) 기술 적용을 통해 과거 프로젝트 대비 2배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 부문에서의 변화도 눈에 띈다. 한 광역자치단체는 복지 상담 업무의 80%를 AI 상담사에게 맡기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구축 업체는 수만 페이지에 달하는 행정 지침서를 RAG 기술로 학습시켜 환각 현상이 없는 정확한 답변 시스템을 구현했다. 이러한 고부가가치 솔루션은 단순 장비 납품보다 이익률이 훨씬 높으며 구축 이후에도 지속적인 데이터 튜닝을 통해 안정적인 구독형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다.
AI를 활용한 운영 효율 극대화 역시 핵심 요인이다. 시스템 유지보수와 시나리오 구축 업무에 AI 자동화가 적용되면서 적은 인력으로도 더 많이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고효율 구조가 확립됐다. 업계는 단순히 시스템을 지어주는 구축 중심 사업 모델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있다. 생성형 AI 모델을 고도화하고 실시간 상담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는 솔루션 고도화와 운영 최적화가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대형 보험사는 AI 자동 요약 시스템을 도입해 상담사가 통화 종료 후 상담 내용을 정리하던 시간을 건당 2분에서 10초 내외로 단축했다. 구축 업체는 이러한 업무 자동화(RPA) 기능을 결합한 솔루션을 제공하며 과거 인건비 비중이 높았던 영역을 기술 수익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조사는 2025년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진행됐으며 분석 대상은 국내 주요 컨택센터 구축 및 솔루션 기업 123개사다. 조사 대상 기업들은 AI를 활용해 시스템 유지보수 단계까지 자동화를 실현했다. 과거에는 시스템 장애 대응을 위해 대규모 인력이 상주해야 했으나 이제는 AI 모니터링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문제를 감지하고 자가 치유 단계를 거친다.
올해 컨택센터 구축업계의 최대 과제는 AI 도입에 따른 투자 대비 효과(ROI) 증명이다.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들이 AI 솔루션의 실질적인 비용 절감 효과를 요구하기 시작하면서 구축업체 간의 기술력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고객의 숨은 의도까지 파악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초개인화 솔루션 제공 여부가 올해 시장 점유율을 가를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단순히 유행을 따라 AI를 도입하는 단계는 지났다"며 "2026년은 고객의 숨은 의도까지 파악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초개인화 솔루션이 시장의 주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자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지 못한 채 단순 재판매에 의존하는 업체들은 시장에서 도태되는 양극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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