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 新경영코드②] ‘오너 리스크·얼라인 압박’…DB손보, 배당으로 정면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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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표 DB손보 대표. /그래픽=정수미 기자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DB손해보험이 실적 둔화 국면과 그룹 오너 리스크, 행동주의 펀드의 공개 압박 속에서도 배당을 확대하는 등 주주환원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가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을 동곡사회복지재단 및 산하 15개 회사 공시 누락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며 그룹 지배구조 논란이 재점화됐고,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DB손보 이사회에 공개 주주서한을 보내 지배구조·자본정책·내부거래 개선을 패키지로 요구하는 등 대내외 악재는 여전하다.

19일 DB손보에 따르면 정종표 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경영효율 우위 기반의 글로벌 보험회사 도약”을 전략방향으로 제시하며 국내 수익성 회복과 해외 성장모델 확대를 강조했다. 물론 정 대표의 비전 제시에도 시장의 관심은 내부거래 구조와 이사회 견제 장치, 자본정책의 지속 가능성에 쏠려있는 형국이다.

DB손보의 2025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19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81억원 감소했다. 감소의 중심은 보험 본업이다. 같은 기간 보험손익은 7725억원으로 전년(1조2586억원) 대비 약 47% 줄었고, 자기자본수익률(ROE)은 24.20%에서 18.12%로 6.07%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투자손익은 8897억원으로 2702억원 증가했다. 운용자산이익률도 4.45%로 개선됐다. 보험영업 수익성이 둔화된 가운데 투자 부문이 실적을 방어한 구조다.

이에 정 대표는 신년 화두로 장기보험 신계약 수익성 강화, 자동차보험 적정보험료 확보 및 언더라이팅 강화, 일반보험 이익보종 중심 포트폴리오 전환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본업 수익성 경쟁력을 회복해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DB손해보험 2024~2025년 3분기 손익 구조 변화. /정수미 기자

◇K-ICS 226%…신종자본 발행 효과 반영

DB손보의 3분기 말 지급여력비율(K-ICS)은 226.45%로 감독당국 권고 수준을 상회한다. 회사는 지난해 9월 7470억원 규모의 기본자본성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 여력을 보강했다. 해당 증권은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만 이자 지급이 가능한 구조로, 배당 여력을 갖춘 대형사 위주로 발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자본 체력의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

DB손보는 2025년 결산 주당배당금(DPS)을 7600원으로 결정하며 전년 대비 11.8% 인상했다. 2028년까지 별도 기준 주주환원율을 35%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유지했다. 실적 둔화 국면에서도 주주환원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다.

신년사에서도 ‘연결재무제표 관점의 수익성·건전성 관리’를 별도 축으로 제시했다. 손익관리 체계를 연결 기준으로 전환하고, 안정적 K-ICS 관리를 위해 보험영업 수익성 제고와 신계약 포트폴리오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배당 확대를 지속하려면 결국 본업 수익성 회복이 전제라는 의미다.

◇공정위, DB그룹 김준기 지배구조 정면 이슈화

이번 사안의 핵심은 지배구조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은 최소 2010년부터 동곡사회복지재단과 산하 15개 회사를 계열사로 신고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이들 회사를 2016년 이후 총수의 지배력 유지 수단으로 활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재단회사를 관리하는 전담 직위를 설치해 실질적인 통제 구조를 운영한 정황이 확인됐다며, 김 창업회장을 다수의 ‘위장 계열사’를 둔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번 조치로 ‘지분율이 낮더라도 실질적 지배력이 있으면 계열사로 본다’는 기준이 명확해지면서, 그룹 통제 구조 전반이 재점검 대상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5일 기준 DB손보의 주요 주주 구성은 △김준기 창업회장 6.07% △김남호 명예회장 9.19% △김주원 부회장 3.21% △DB김준기문화재단 5.10% 등이다. 오너 일가 및 재단 지분을 합치면 20%를 웃돈다. 총수의 법적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금융계열사에 대한 간접적 영향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얼라인 내부거래 6020억 정조준…이사회 구조 개편 요구

이 국면에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공개 주주서한으로 DB손보 이사회에 정면 대응을 요구했다. 얼라인은 지분 약 1.9%를 보유하고 있으며, 내달 6일까지 공개 서면 답변과 밸류업 플랜 재발표를 요청했다.

얼라인은 DB손보가 우수한 실적임에도 주가수익비율(PER)이 5.4배로 업계 평균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배당 지급이 가능한 국내 비교대상 손해보험사(10.6배)나 해외 주요 보험사(14.1배) 평균에 비해 현저히 낮다. 얼라인은 저평가의 원인으로 비효율적 자본 배치와 지배주주 중심 거버넌스를 지목했다.

특히 지분 구조를 문제 삼았다. 지배주주는 DB Inc. 지분 약 47.8%를 보유한 반면, DB손보 지분율은 약 20.9% 수준에 머문다. 얼라인은 “이러한 지분 구조 하에서는 회사에서 창출된 이익이 주주환원을 통해 비례적으로 분배되기 보다, 지배주주가 더 높은 지분을 보유한 DB Inc.로 이전될 유인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DB Inc.는 DB그룹(구 동부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IT 서비스와 글로벌 무역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이다. 김남호 명예회장과 김준기 창업주 등 오너 일가 지분율이 47.80%에 달한다.

얼라인은 2018년부터 2025년 3분기까지 금융계열사가 DB Inc.·DB FIS에 지급한 누적 내부거래 대금(상표권 사용료 제외)이 6020억원, 상표권 사용료 누적이 2203억원이라고 주장했다. 내부거래 해소와 함께 상표공동소유권 모델 전환도 요구했다.

DB손보 관계자는 얼라인의 공개 주주서한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별도 입장이 없고, 당장 대응 계획도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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