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AI 시대①] 지시 받는 AI는 끝났다…‘에이전틱 AI’ 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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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틱 AI. /AI 생성 이미지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기업 현장에 직접 업무를 설계해 수행하는 '일하는 인공지능(AI)'이 본격적으로 투입되고 있다. 질문에 답하던 '생성형 AI'를 넘어 목표를 이해하고 계획부터 실행까지 스스로 수행하는 ‘에이전틱 AI’가 그 주인공이다.

에이전틱 AI는 목표를 입력받으면 이를 세부 과제로 나누고 필요한 데이터와 외부 시스템을 호출해 실행까지 이어가는 자율형 AI 시스템을 뜻한다. 단순 보고서 작성이나 코딩을 넘어 AI가 직접 메일 발송, 일정 조정, 자료 조회, 보고 체계 연결 등 여러 단계를 스스로 설계해 완수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기업의 AI 투자 방향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그동안 생성형 AI는 문서 작성과 고객 응대 자동화에 집중됐다. 그러나 생산성 개선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실제 업무 프로세스를 바꾸는 기술로 관심이 옮겨졌다. 에이전틱 AI는 목표 설정 이후의 전 과정을 자동화하며 업무 흐름 자체를 다시 짜는 기술이다.

글로벌 빅테크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오픈AI는 기업이 여러 AI 에이전트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운영 플랫폼을 공개하며 기업용 시장 공략에 나섰다. 앤트로픽은 다단계 업무 수행이 가능한 AI 시스템을 앞세워 공략 중이다.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금융권은 내부 문서 처리와 운영 프로세스 자동화에 에이전틱 AI를 도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험 단계를 넘어 실제 업무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에이전틱 AI의 핵심은 연결과 통제다. 사내 문서 시스템, 데이터베이스, CRM(고객 관리 프로그램), 메신저, 개발 도구와 안전하게 연동돼야 한다. 동시에 권한 관리와 감사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 자율성이 높아질 수록 잘못된 실행의 위험도 커지기 때문이다. 기술 경쟁을 넘어 거버넌스 경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생성형 AI vs 에이전틱 AI. /박성규 기자

국내 기업들도 대응에 나섰다. LG CNS는 기업 업무 자동화를 겨냥한 에이전틱 AI 플랫폼을 공개하며 설계부터 운영까지 지원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반복 업무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SK텔레콤은 일정 관리와 정보 정리를 자동화하는 개인형 AI 에이전트를 선보였다. 네이버는 모빌리티와 연계한 AI 에이전트 협업 구조를 공개하며 서비스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다만 이들 사례는 특정 서비스 영역에 집중돼 있다. 전사적 플랫폼 수준의 통합 운영 단계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한국의 강점은 빠른 현장 적용이다. 제조·통신·금융 등 산업 데이터 기반이 탄탄해 반복 업무 자동화는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글로벌 수준의 운영 플랫폼과 표준 주도권 확보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에이전틱 AI가 기업 운영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을 경우 플랫폼을 가진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

또 다른 변수는 책임 체계다. 에이전틱 AI는 자율적 판단을 전제로 한다. 어떤 단계에서 사람의 승인을 받을지, 어떤 권한까지 허용할지에 대한 설계가 필수다. 잘못된 실행이 곧 비용과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에이전틱 AI의 자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책임과 통제를 함께 설계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LG CNS는 에이전틱 AI 플랫폼에 보안 솔루션을 탑재해 민감정보 유출과 이상 동작을 차단할 수 있게 했다. 또 금융권 등 고위험 분야에서는 사람 감독, 실행 감사 로그, 범위 정책 검증과 같은 책임 체계 가이드라인을 병행해 명확한 책임 소재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에이전틱 AI는 모델 도입이 아니라 운영 체계 전환”이라며 “권한과 통제를 함께 설계하는 기업만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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