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장충 김희수 기자] GS칼텍스의 영리한 서브 공략이 페퍼저축은행의 코트를 폭격했다.
GS칼텍스가 1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치러진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을 3-0(25-21, 25-18, 25-20)으로 완파하고 4연승을 달렸다. 이번 시즌 들어 최고의 상승세를 더 이어감과 동시에 봄배구에 대한 희망도 더 키울 수 있게 된 경기였다.
이날 GS칼텍스 승리의 열쇠는 단연 서브였다. 9개의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페퍼저축은행의 리시브 라인을 궤멸시켰다. 이에 따라 페퍼저축은행의 리시브 수치는 크게 떨어졌다. 팀 리시브 효율은 2.86%였고, 70회의 리시브 시도 중 정확하게 세터의 머리 위로 올라간 엑설런트 리시브는 11회에 불과했다.
페퍼저축은행의 리시브가 가장 크게 흔들린 세트는 1세트였다. 5개의 서브 득점을 헌납하며 효율이 –4%까지 곤두박질쳤다. 특히 박은서와 한다혜가 각각 –7.14%와 –33.33%를 기록하며 동시에 무너진 것이 치명적이었다.

여기에는 페퍼저축은행의 리시브 포메이션을 파고드는 GS칼텍스의 날카로운 서브 공략이 있었다. 경기 종료 후 유서연은 “박정아 쪽은 리베로가 커버하니까 박은서 쪽을 공략하고자 했고, 리시브를 위한 교체 선수가 나오면 그쪽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자 했다”고 팀의 서브 공략 방향성을 설명했다. 요약하자면 한다혜가 커버해 주지 않는 곳을 적극적으로 흔들고자 한 것이다.
실제 상황을 살펴보자. GS칼텍스가 23-21로 앞선 상황에서의 서브 득점 2개는 GS칼텍스의 전략이 제대로 먹혔음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유서연은 센터에서 한다혜가 5번 자리 박정아를 커버하는 사이 1번 자리에서 보다 넓게 노출된 박은서를 향한 목적타로 서브 득점을 올렸다. 이후 유서연이 다음 서브를 구사하는 순간, 센터에서 리시브를 하던 한다혜는 앞선 상황과 달리 박은서 쪽으로 먼저 다리의 중심을 이동시켰다. 리시브에 실패한 박은서를 조금 더 커버해 주려는 움직임이었다.
그러나 이는 유서연의 예상 범위 내였다. 유서연은 서브 코스를 5번 자리 구석으로 바꿨고, 역동작에 걸린 한다혜는 리시브에 실패했다. 5번 자리에 서 있던 박정아는 애초에 리시브 범위 자체를 짧고 좁게 가져가고 있었기 때문에 도움을 줄 수 없었다. 그렇게 1세트가 서브 두 방으로 끝나버렸다.
2세트도 마찬가지였다. GS칼텍스가 8-10으로 뒤진 상황, 김지원의 8번 자리 짧은 서브에 박정아의 리시브가 흔들렸고 결국 이는 조이 웨더링턴(등록명 조이)의 공격 실패로 이어졌다. 바로 다음 상황에서 한다혜가 박정아를 대신해 리시브 스틸을 시도했지만 이 역시 정확한 리시브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실바의 반격이 나왔다. 여기에 조이가 공격을 위해 뒤로 빠지고 박사랑이 토스를 위해 앞으로 나갈 때 잠깐의 동선 겹침이 일어나는 9번 자리를 정확하게 찌른 김지원의 서브 득점까지 터지면서 흐름이 넘어가 버렸다.

같은 세트 14-11에서는 박은서의 리시브 실패가 나온 뒤 그 자리에 전하리가 대신 들어갔지만, 전하리도 같은 서브에 똑같이 리시브를 실패하는 장면도 나왔다. 리시브 전담 선수인 전하리 쪽을 한다혜가 커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날카로운 서브로 계속 부담을 가중시킨 것이다. 사전에 준비한 전술이 제대로 이행된 것.
결국 페퍼저축은행 리시브의 붕괴는 ‘한다혜가 지켜주는 박정아는 패싱하고, 한다혜가 지켜주지 않는 박은서와 리시브 전담 교체 선수를 흔들자’는 GS칼텍스의 서브 공략으로 인해 일어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박정아 쪽뿐만 아니라 다른 쪽에 대한 커버까지 시도하려던 한다혜도 그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진 경기였다. 이 나비효과 또한 GS칼텍스의 의도라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선수별 리시브 시도 횟수를 봐도 박은서는 선발로 나선 1-2세트에 모두 팀 내 리시브 횟수 1위를 기록했다(1세트 14회-2세트 10회). 박정아의 1-2세트 횟수를 합산해야 박은서의 2세트 횟수와 겨우 동일해진다(박정아 1세트 6회-2세트 4회). GS칼텍스의 서브 공략이 뜻대로 들어갔다는 의미다.
끝으로 이 서브 공략의 핵심은 ‘박은서에게 때리는 것’이 아니라 ‘한다혜가 지켜주는 선수에게 때리지 않는 것’에 있다는 데에 주목해야 한다. 만약 페퍼저축은행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다혜의 커버를 박은서 쪽으로 붙이면 결국 박정아가 다시 목적타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한다혜 한 명의 힘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페퍼저축은행은 어떻게 해법을 찾아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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