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박설민 기자 국내 연구진이 항생제 내셩균부터 독감 바이러스까지 동시에 막을 수 있는 신개념 감염 예방 물질 개발에 성공했다. 차세대 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 및 의료 서비스 질 혁신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 감염병연구센터는 류충민·서휘원 박사 연구팀이 기존에 의약품 성분으로 사용된 물질을 활용, 선천면역을 선제적으로 활성화하는 신개념 감염 예방 전략을 제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명연 연구진은 ‘DDM(n-도데실-β-D-말토사이드)’이 체내 면역 체계를 깨우는 면역조절제로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 연구를 진행했다. 해당 물질은 그간 의약품 제조 시 성분 안정화를 돕는 보조제로만 알려졌던 것이다.
연구팀은 DDM의 감염 예방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실험동물에게 병원균 감염 하루 전 해당 물질을 미리 투여했다. 이후 병원성이 강한 항생제 내성균과 독감 바이러스에 노출한 결과, 대조군이 모두 사망한 것과 달리 DDM 투여군은 100% 생존하며 뚜렷한 방어 효과를 나타냈다.
기전 연구 결과, DDM은 병원균을 직접 공격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체내 선천면역의 핵심 세포인 호중구를 감염 부위로 신속히 동원하여 활성화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특정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직접 공격하는 방식이 아닌, 몸속 면역세포가 위기 상황 발생 시 더 빠르고 강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준비 상태를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DDM은 감염 발생 시 호중구는 감염 부위로 빠르게 집결하도록 만든다. 그 다음, 침입한 병원균을 잡아먹는 식세포 작용과 살균 기능을 극대화함으로써 병원균을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이러한 호중구 활성은 항상 유지되는 것이다. 병원균 침입 시에만 선택적으로 나타나 감염이 없는 상태에서는 과도한 염증 반응이나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항생제 내성 문제와 신종 감염병 위험이 동시에 커지는 상황에서 특정 병원체에 의존하지 않는 범용적 감염 예방 접근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중환자실 환자, 고령자, 면역 저하자 등 감염에 취약한 집단을 보호하는 새로운 예방 전략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한다.
연구책임자인 서휘원 박사는 “이번 연구는 우리 몸의 면역 촉진을 통하여 복합감염에 대응하도록 돕는 새로운 감염 대응 전략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며 “항생제 내성균이나 신종 바이러스처럼 예측이 어려운 위협에 대비할 수 있는 범용적인 감염 예방 전략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eBioMedicine’에 1월29일자로 게재됐다. 연구는 과기정통부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과 생명연 주요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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