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내 항공사들이 지난해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 특히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저비용항공사(LCC)는 대부분이 적자를 기록했고, 4분기도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제주항공은 LCC들 중 홀로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을 이뤄내 주목을 끌었다.
제주항공이 지난 9일 공시한 연결기준 잠정 영업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실적은 △매출 1조5,799억원 △영업손실 1,109억원 △당기순손실 1,436억원 등을 기록했다. 연간 실적은 경쟁사와 똑같이 적자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는 국내 LCC 가운데 제주항공 홀로 웃었다.
지난해 4분기 제주항공의 연결 실적은 △매출 4746억원 △영업이익 186억원 등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자회사를 뺀 별도 기준으로 보더라도 제주항공의 2025년 4분기 실적은 △매출 4,491억원 △영업이익 153억원으로, 전년 동기(매출 4,290억원, 영업손실 450억원) 대비 매출은 4.7%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반등에 성공했다.
동기간 경쟁사의 실적을 살펴보면 진에어는 영업손실 98억원, 에어부산도 영업손실 50억원을 기록했다. 아직 티웨이항공이 실적 공시를 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적자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형항공사(FSC)인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4분기 1,92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사실상 상장 항공사들 중에서 대한항공 외에는 제주항공만이 유일하게 4분기 흑자를 달성한 것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4분기 전략적인 행보를 보이며 흑자 전환의 기틀을 다졌다.
먼저 4분기 일본노선 운임이 큰 폭으로 상승함에 따라 일본노선은 증편하고 동남아시아와 대양주 노선 운항편 수는 축소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의 지난해 4분기 일본노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
노선별 매출 비중은 일본노선이 42.4%로, 전년 동기 대비 6.5%p 증가했다. 또한 중국의 한국인에 대한 무비자 입국 연장에 따라 지난해 4분기 중화권 항공편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지속됐고, 이에 따라 중화권 노선 매출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한 11.9%를 기록했다. 일본·중국 외 다른 노선의 매출 비중은 △동남아 28.7%(4.2%p↓) △국내선 14.1%(3.4%p↓) △대양주 2.3%(1.9%p↓) 등 하락세를 보였다.
아울러 연초부터 차세대 항공기 도입을 가속화한 점이 비용절감에 주효했던 요인으로 꼽힌다.
제주항공은 앞서 2018년 11월 보잉과 차세대 협동체 항공기인 B737-8 MAX 기종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확정 도입 규모는 40대였으며, 추가로 옵션 10대까지 총 50대 구매 계약이었다. 국내 LCC 중에서 파격적인 행보로 주목을 받았다.
보잉의 차세대 항공기 B737-8 구매도입은 이번 흑자 실적의 주춧돌이 됐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총 6대의 B737-8을 들여와 해당 기종을 8대까지 늘렸다. 이는 전부 ‘구매’ 방식으로 도입한 새 항공기다.
B737-8은 연료효율이 개선된 LEAP-1B 엔진을 탑재해 기존 B737-800 기종 대비 연료소모량이 약 15% 적고, 정비 효율도 증대됐다. 이는 유류비 및 정비비(메인터넌스 비용) 저감, 오너십 비용 저감 등 총 유지비 감소로 이어지며 수익성 개선의 초석으로 작용했다. 또한 B737-8은 최대 운항 거리가 약 5,880㎞로, 우즈베키스탄이나 인도네시아까지 운항이 가능해 취항지를 확대하는 데에 보다 효율적이며 매출 확대 요인이 됐다.
덕분에 제주항공은 지난해 4분기 항공편 운항 횟수(1만9,447회) 및 공급석(364만5,000석)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8%, 0.5% 줄고 탑승객 수(327만5,000명)도 소폭 감소(0.3%↓)했지만 매출은 4.7% 성장하고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개선돼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차세대 항공기 비중을 확대한 만큼 유류비 절감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며, 실제로 2025년 1∼3분기 누적 유류비는 2024년 동기간 대비 약 1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며 “고환율과 공급 과잉 등의 어려운 환경에도 지난해 4분기 186억원 흑자를 기록하며 실적 개선을 이뤄낸 점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했던 제주항공의 회복탄력성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발휘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올해도 내실경영을 바탕으로 재도약 기반 마련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보잉과 구매계약을 체결한 차세대 항공기 B737-8 기재를 연내 7대 도입하고, 경년기 감축을 통해 사업 규모를 크게 확대하지 않을 계획이다. 또한 보유 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과 재무비율 관리에 나선다. 조직 역량 강화를 통해 보다 효율적인 운영 체계를 구축하고, 사업 전반에 AI를 활용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해 기존 시스템을 고도화를 통한 신규 AI과제 발굴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신뢰회복을 위한 안전관리체계 강화와 핵심 운항 인프라 개선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통계자료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1월 수송객수는 117만6,000여명(국내선 39만5,000여명, 국제선 78만1,000여명)으로, 지난해 1월 88만1,000여명에 비해 33.5% 증가했다. 2024년 1월 114만6,000여명(국내선 39만9,000여명, 국제선 74만6,000여명)에 비해서도 2.6% 늘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유가·환율 변동성 확대, 항공시장 재편 및 경쟁 심화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경영전략의 중심을 내실경영에 두고 있다”며 “사업 운영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여 지속 가능한 이익구조를 구축하고 실적 개선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제주항공 2025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 잠정실적 공시 | |
|---|---|
| 2026. 2. 9 | 제주항공 |
| 제주항공 2025년 경영실적 및 IR자료 (별도 기준 실적) | |
|---|---|
| 2026. 2. 9 | 제주항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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