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 수수' 강호동 농협회장 퇴진 압박..농민·노조·정치권까지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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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경제]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조사를 받는 가운데 정부 특별감사에서도 비위행위가 드러나 신뢰 회복이 난항을 겪고 있다. 농민·노동단체와 정치권까지 가세해 농협의 지배구조 개편과 강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한층 격해졌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농협중앙회에 대한 특별감사 중간 결과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를 마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포인트경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농협중앙회에 대한 특별감사 중간 결과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를 마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포인트경제)

9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NH농협지부는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농협의 구조적 문제와 리더십 부재를 짚으며 강 회장이 책임을 인정하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은 진보당 전종덕 의원 주최로 열려 전국농민회총연맹, 금융노조,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등 농민·노동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1억원 뇌물수수 혐의, 농식품 감사 '65건' 비위 적발

강 회장은 지난 2023년 말 농협중앙회장에 출마해 당선이 유력하던 당시, 계열사와 거래 관계에 있는 용역업체 대표로부터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 대가로 두 차례에 걸쳐 1억여원의 뇌물수수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는 이 외에도 조합장 시절 2000만원 수수, 취임 1주년 기념으로 받은 열 돈짜리 황금열쇠 등에 대해 집중 질타를 받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노조 측은 강 회장이 측근과 선거 공신을 위한 인사에 개입하고, 그들이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조사를 받는 상황인데도 본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의 문제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강 회장에 대한 의혹이 잇따르자 농림축산식품부는 농협중앙회와 농협재단을 대상으로 특별감사에 착수해, 지난 1월 8일 감사 중간 결과에서 총 65건의 비위 의혹과 문제점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강 회장은 5차례 해외 출장에서 숙박비 상한을 총 4천만원 초과 집행했으며, 법령에 따라 공개해야 하는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도 공개하지 않았다. 비상근 명예직인 중앙회장이 연봉과 각종 수당으로 연간 약 7억원을 수령하고, 일부 해외 출장에서는 하루 200만원이 넘는 숙박비를 사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농협중앙회에 대한 특별감사 중간 결과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 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포인트경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농협중앙회에 대한 특별감사 중간 결과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 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포인트경제)

겸직 내려놔도 회장직은 유지..."개혁 위장한 자기 보호" 비판

이후 결과 발표 닷새 만에 강 회장은 대국민 사과와 쇄신안을 내놨다. 그는 초과 집행된 숙박비 전액을 반환하고, 연 3억원대 연봉을 받아온 농민신문사 회장직과 농협재단 이사장직에서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부회장과 주요 계열사 대표 등 일부 임원들의 동반 사퇴와 함께 ‘농협개혁위원회’ 출범 계획도 내놨으나 농협중앙회장직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노조와 농민단체는 중앙회 선출 구조부터 문제 삼고 있다. 현재 농협중앙회장은 200만 명에 달하는 조합원을 대신해 전국 1천100여 명의 조합장이 투표하는 간선제로 선출된다. 때문에 조합장 수백명만 관리하면 회장직에 오를 수 있는 구조가 고착화돼 금품 수수 및 부정선거 의혹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임원추천위원회 위원도 회장 측근이나 회장이 임명한 인사들로 구성돼 사실상 '거수기'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강 회장이 전국 조합장을 대상으로 '신뢰 회복 특강'을 진행하려 한 점에 대해서도 "억대 뇌물수수 의혹 당사자가 신뢰 회복을 논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소집 철회를 요구했다.

전종덕 의원도 "현 체계를 유지한 채 스스로 개혁하겠다는 것은 개혁을 위장한 자기 보호에 그칠 수 있다"면서, 중앙회장 직선제 도입과 독립적인 감시기구 설치 등 근본적인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해수위 소속인 전 의원은 관련 법·제도 개선에도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NH농협중앙회 강호동 회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 / 사진=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포인트경제)
NH농협중앙회 강호동 회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 / 사진=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포인트경제)

"회장 직선제·독립 감시기구·임추위 및 임원선출 투명성" 필요

노조 측은 반복되는 농협 회장 비리의 고리를 끊지 않으면 신뢰 회복은 불가능하다면서, 강 회장의 사퇴 요구와 함께 농협 개혁을 위한 3가지 제안을 내놨다. 먼저 농민 조합원이 직접 참여에 기반한 농협중앙회장 선출 방식 개편과 회장 영향력으로부터 독립된 감사 및 준법감시 기구 설치, 임추위 및 임원 선출 절차의 공정성 및 투명성 강화 등이다.

현재 범부처 정부합동 특별감사반이 농협중앙회와 농협재단의 감사에 착수했으며, 농식품부는 이번 감사에서 드러난 사안들에 대한 추가 조사와 지배구조 및 선거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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