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노동은 적발, 조직문화는 제외”…카카오 근로감독 실효성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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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사옥. /카카오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카카오에 대한 고용노동부 근로감독에서 다수의 노동관계법 위반이 확인됐지만, 핵심으로 지적돼 온 기업문화 진단은 빠졌다. 법 위반은 적발했지만 조직문화 문제는 들여다보지 않으면서 근로감독이 ‘반쪽 점검’에 그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카카오 노동조합은 재점검을 공식 요구하고 나섰다.

9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에 따르면, 최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카카오에 대한 청원형 근로감독 결과에서 법정근로시간 한도 위반, 연장근로수당 지연·미지급, 미사용 연차휴가수당 미지급, 임금명세서 연장수당 항목 누락, 취업규칙 미비,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부담금 미납, 배우자 출산휴가 미부여 등 다수의 위법 사항이 적발됐다. 특히 장시간 노동 문제는 2021년 근로감독 당시에도 지적된 사안으로, 개선되지 않은 채 반복된 것으로 드러났다.

노조가 문제 삼는 지점은 감독의 범위다. 카카오지회는 직장 내 괴롭힘과 조직문화 악화를 이유로 기업문화 진단을 포함한 근로감독을 청원했지만, 고용노동부는 해당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가 지난해 8월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 노동실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8%가 동료에 대한 폭언이나 고압적 태도를 목격했다고 답했다. 이는 2021년 고용노동부의 기업문화 진단 당시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는 응답 비율 38%보다 30%포인트 높다.

근로감독 청원서 처리결과 안내 카카오. /카카오지회

노조는 노동시간 조사에서도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고, 업무 과중과 성과 압박, 상명하복식 조직 분위기 등 전반적인 노동환경이 2021년 대비 악화됐다고 주장한다. 이런 사전 조사 결과를 근거로 기업문화 진단이 필요하다고 수차례 요구했지만, 고용노동부는 “구체적 사건 발생 시 별도로 요청하라”는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독 절차를 둘러싼 문제 제기도 나왔다. 노조는 고용노동부가 지난 2월 4일 근로감독 시정지시 결과를 노사에 이메일로 일방 통보했다고 밝혔다. 근로감독관 집무규정에는 위법 사항이 발견될 경우 사용자와 근로자대표의 기명날인을 받고 감독 결과와 향후 조치 계획을 설명하도록 돼 있지만, 이런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카카오지회는 지난 4일 고용노동부 장관 앞으로 공문을 보내 기업문화 진단을 포함한 재점검을 공식 요청했다.

서승욱 카카오지회 지회장은 “근로감독의 목적은 사건이 터진 뒤 조치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환경을 점검해 문제를 예방하는 데 있다”며 “2021년에 실시했던 기업문화 진단을 다시 해달라는 요구가 과도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보여주기식 근로감독이 아니라 실제 노동환경 개선으로 이어지는 점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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