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조국혁신당(혁신당)과의 ‘합당 추진’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의 갈등이 이어지던 상황에서 이른바 ‘합당 문건’이 공개되며 내홍이 커지고 있다. 정청래 대표의 합당 추진에 반발하던 의원들은 문건을 계기로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정 대표는 자신도 알지 못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문건 유출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 ‘합당 갈등’에 기름 부은 ‘문건 논란’
‘합당 문건’은 6일 새벽 한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됐다. 보도에 따르면, 문건엔 과거 ‘흡수 합당’ 사례를 모델 삼아 혁신당 측 인사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지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내용과 민주당을 탈당해 혁신당으로 간 인사들이 합당 후 지방선거에 출마할 경우 적용할 복권 기준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는 9일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시작으로 오는 27일 또는 내달 3일에 합당 신고를 하는 등 합당 추진 일정 초안도 제시돼 있었다. 이번 문건은 정 대표가 합당 제안을 한 날로부터 5일 뒤인 지난달 27일에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건이 보도되자, 이날 민주당 최고위는 다시 합당 문제를 둘러싸고 공방이 벌어졌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문건으로 이번 합당 제안이 처음부터 결론을 정해놓은 답정너 합당이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며 정 대표에게 합당 문건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밀약설’도 재차 거론됐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이 문건이 사실이라면 합당 밀약”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 전적으로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고 비판했고, 이언주 최고위원은 “(합당은) 필망 카드”라며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직격했다.
이처럼 비당권파 최고위원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정 대표는 추가 발언을 통해 자신도 알지 못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정식회의에 보고되지도 않고 논의되지도 않고 실행되지도 않았던 실무자의 작성 문건이 유출되는 사고가 있었다”며 조승래 사무총장에게 ‘엄정 조사’를 지시했다.
조 사무총장은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문건에 대해 “제가 합당 절차나 과거 사례가 필요하겠다 싶어서 (사무처) 실무자랑 상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 사무총장은 “그 문건이 실무적으로 작성된 후 당 대표나 최고위 회의에 보고된 적은 없다”고 강조했고, ‘밀약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이러한 해명에도 당내 반발은 이어졌다.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별도의 기자회견을 통해 정 대표에게 문건 공개를 요구했다.
이들은 “정 대표는 실무자가 만든 자료일 뿐이고, 보고된 적 없다고 했다. 조 사무총장은 합당 절차와 사례를 정리한 자료라고 했다”며 “그런데 그 자료에 왜 합당 추진의 구체적인 일정과 완료 시한, 지명직 최고위원의 배분, 탈당자와 징계자에 대한 특례 조항까지 들어있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이것이 단순한 정리인가”라며 “이미 협의하고, 매우 구체적인 내용까지 결론을 정해 놓은 흔적 아닌가”라고 쏘아붙였다.
직전 최고위원인 한준호 의원과 원내대표를 지낸 박홍근 의원도 기자회견을 열고 긴급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이건태 의원도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정 대표 사당인가’라는 제목으로 “당원 주권에 대한 명백한 기만”이라고 직격했다.
이번 문건 논란은 정 대표가 전날(5일) 초선 간담회, 이날 중진 의원 오찬 및 3선 의원 간담회 등 ‘경청 행보’를 통해 합당 추진 관련 의견 청취를 하던 상황에 발생했다.
이러한 탓에 일각에선 정 대표의 행보에 대해서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강 최고위원은 “(정 대표가) 어제(5일) 초선 의원 간담회를 했고, 오늘(6일) 중진 의원 간담회를 한다는 것도 이미 정해져 놓은 순서대로 다 하고, 어떻게 보면 다 보여주기 아닌가”라고 했다.
이처럼 내홍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내주 ‘합당 갈등’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합당 추진을 두고 8일엔 정 대표가 최고위원들과 토론을, 10일엔 의총이 열리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이날 3선 의원 간담회에서 “(한병도) 원내대표께 빠른 시간 안에 의총을 소집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일요일(8일)엔 최고위원님들과 깊은 대화의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합당 당사자인 혁신당은 이번 문건 논란에 대해 “통지나 협의가 전혀 없었다”며 선을 그었다. 또 민주당 내 갈등이 커지자, 거리를 두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신장식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 나와 “민주당이 설 전에 내부를 정리해서 (합당 추진) 공식적 제안을 다시 해야 한다”며 “설날 앞두고 국민에게 계속해서 ‘쟤들은 뭐 하는 거야’ 이런 소리를 들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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