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온몸이 떨리는 한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러닝(Running)’ 열풍이 꺼질 줄을 모르고 있다. 길거리를 걷다 보면 가벼운 차림으로 추위를 뚫고 달리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마라톤대회는 신청 당일 몇 초만에 매진된다. 콘서트 티켓 예매나 대학교 수강 신청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 같은 러닝 열풍에 찬물을 끼얹는 속설이 온라인커뮤니티와 SNS에서 등장하고 있다. 러닝이 오히려 ‘노화’를 촉진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나이가 들어보이거나 피부가 상한 러너(달리기하는 사람)들의 사진을 올리며 러닝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이들의 주장처럼 러닝은 실제로 노화를 촉진할까.
◇ 달리기, 노화가 아닌 ‘젊어지는 샘물’
취재 결과, 결론부터 말하면 러닝이 노화를 부른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국제 연구진들의 관련 연구를 살펴보면 오히려 러닝은 노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포 노화’ 억제에 달리기는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연구가 많다.
대표적으로 미국 브리검 영 대학교 생명과학과 운동과학부 연구팀의 연구를 꼽을 수 있다. 2023년 브리검 영 대 연구팀의 연구 발표에 따르면 달리기는 ‘텔로미어(telomere) 길이’를 늘려주는데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텔로미어는 지핵생물 염색체 끝에 존재하는 염기 서열이다. 염색체 말단 보호, DNA 복제 시 올 풀림 방지 역할을 한다. 이때 텔로미어는 나이가 들수록 길이가 짧아지는데, 이 경우 노화가 발생한다. 때문에 최근 글로벌 헬스케어시장에선 텔로미어 길이를 길게 유지하는 여러 기술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때 브리검 영 연구팀은 무작위로 선정된 미국 성인 4,458명을 대상으로 매주 조깅이나 달리기에 소요하는 시간과 백혈구 텔로미어 길이 간 관계를 조사했다. 시간은 주 10분 이상, 주 10분에서 74분, 주 75분 이상 세 가지 범주군으로 분류했다. 이는 미국 보건복지부 권장 운동 시간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조사 결과, 주당 75분 이상 조깅이나 달리기를 하는 성인은 그렇지 않은 사람 대비 텔로미어 길이가 약 1.03배 길었다. 단순 통계 수치만 보면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를 수명으로 환산할 시, 세포 수준의 생물학적 나이는 약 10~12년 이상 차이가 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달리기는 텔로미어 길이뿐만 아니라 노인 수명 상승에도 긍정적 효과를 제공한다. 심혈관 및 대사 기능 저하, 전체 사망률 감소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교 보건과학대학 비스페비에르그 병원 및 건강노화센터 스포츠의학연구소 연구팀은 규칙적인 달리기 습관은 ‘최종당화산물(AGEs)’의 결합조직 축적을 막아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최종당화산물은 일명 ‘당독소’라 불린다. 포도당이 단백질이나 지방과 결합(당화)해 만들어지는 변성 물질이다. 당뇨병, 체내 노화 촉진, 혈관 질환 등을 유발한다. 특히 인체 노화에 상당히 큰 악영향을 미친다. 최종당화산물이 된 단백질은 원래 상태로 돌아가지 않고, 당화한 세포 기능을 저하시킨다. 뿐만 아니라 주변 정상 세포도 공격한다.
코펜하겐대 연구팀은 64~68세의 건강한 노인 남성을 대상으로 평생 달리기를 해온 그룹과 운동 경험이 없는 그룹으로 나눠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평생 동안 달리기를 꾸준히 해온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 대비 최종당화산물 밀도가 21% 낮았다. 뿐만 아니라 젊은 연령 실험 그룹의 최종당화산물 밀도와 비교해도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즉, 나이가 들더라도 꾸준한 달리기를 하면 저속 노화가 가능한 것이다.
◇ 달리기 노화 오해, 지나치게 많은 운동량과 자외선이 문제
여러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가 증명하듯 달리기는 노화를 촉진하는 것이 아닌, 노화를 방지하는 좋은 수단이다. 그렇다면 왜 노화를 부른다는 속설이 돌게 된 것일까. 이는 달리기를 하는 환경적 조건 때문에 생긴 오해로 추정된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달리기를 하는 시간은 ‘낮’이다. 이는 햇빛에 노출되기 쉬운 상황이다. 햇빛은 피부 노화 원인의 80%를 차지한다. 일명 ‘광(光)노화’라고도 불리는데, 햇빛의 자외선은 피부 깊숙이 침투해 탄력을 떨어뜨린다. 또한 미세한 화상을 유발해 콜라겐을 파괴하고 주름, 기미, 검버섯을 유발한다.
때문에 달리기를 할 경우, 선크림은 필수다. 다만 의의로 많은 러너들이 선크림 바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끈적할 뿐만 아니라 땀샘을 막아 여드름, 뾰루지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전문적인 러너나 운동선수들은 선크림과 같은 자외선 차단제가 경기력 저하를 초래한다고 꺼리기도 한다. 선크림을 바르면 열이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막아 체온 조절이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학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속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운동학과 연구진은 “실험자들에게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운동을 시킨 결과, 운동증발열 손실, 땀 증발 효율, 피부 습윤도, 땀 분비량은 자외선 차단제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며 “자외선 차단제는 고온 환경에서의 운동 중 통합적인 체온 조절 반응을 변화시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선크림을 잘 바르고 달린다면 피부 노화는 큰 문제가 없다. 다만 적당량이 아닌 ‘지나친 수준’의 달리기는 노화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미국 네바다 라스베이거스대학교(UNLV) 커크커코리안 의과대학 연구팀은 지난해 발표한 연구에서 달리기 선수들이 장시간의 환경 노출, 고강도 신체 활동, 훈련 강도로 인해 조기 피부 노화에 특히 취약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주요 원인은 골격근에서 생성되는 ‘반응성 산소종(ROS)’ 증가다. 이는 세포 호흡 및 대사 과정에서 산소가 분해될 때 생성되는 물질이다. 일반 산소보다 반응성이 높고 불안정한 산소화합물이다. 생체 내에서는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달리기 선수의 경우, 장거리 마라톤 훈련 등을 진행하면 전신 산소 소비량이 20~30배 증가한다. 이로 인해 ROS 분비량이 증가, 피부 지질과 세포에 손상을 유발한다. 또한 스트레스를 받은 각질층에서는 ‘세라마이드’라는 물질을 방출한다. 이는 피부의 수분을 감소시켜 주름을 형성한다. 그 결과, 피부에서는 조기 노화가 발생하게 된다.
펜실베니아대 연구진은 “달리기 선수들은 장기간 환경 요인에 노출되고 격렬한 신체 활동을 하기 때문에 피부 손상 가속화를 유발하는 생리적 스트레스에 노출되기 쉽다”며 “자외선, 산화 스트레스, 탈수, 부적절한 영양 섭취, 반복적인 기계적 손상과 같은 요인들은 피부 구조와 보호 기능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자외선 차단 효과가 뛰어난 제품, 수분 공급, 항산화 성분 식품 섭취 등이 필요하다”며 “또한,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하면 운동선수들은 수분량, 자외선 노출량, 회복 과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어 피부 건강 관리와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최종 결론 : 사실 아님
| Life-long endurance running is associated with reduced glycation and mechanical stress in connective tissue | |
|---|---|
| 2014. 7 | Journal of the American Aging Association |
| Endurance Athletes and Skin Aging: Mechanisms, Risks, and Protective Strategies | |
|---|---|
| 2025. 5. | Journal of Dermatology | |
| Sunscreen does not alter sweating responses or critical environmental limits in young adults (PSU HEAT project) | |
|---|---|
| 2023. 12.21 | Journal of Applied Physiology |
| Time Spent Jogging/Running and Biological Aging in 4458 U.S. Adults: An NHANES Investigation | |
|---|---|
| 2023. 10.20 | 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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