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정치권이 금융지주 이사회가 회장 연임을 위한 ‘참호’ 역할을 하고 있다며 금융권 지배구조 쇄신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주요 금융지주 사외이사 보수가 최근 4년 새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신한금융 사외이사 평균 연봉이 회의 수당 인상 등의 영향으로 1억원에 육박하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개 금융지주(KB·신한·하나·BNK·iM·JB금융지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 금융지주 사외이사가 지난해 받은 평균 급여는 8525만원으로 4년 전보다 14.3% 증가했다. 당해 연도에 퇴임하거나 새로 선임된 사외이사는 제외한 수치다.
다만 우리금융은 2024~2025년 등 최근 보수 내역 위주의 자료를 제출해 장기 비교에서는 제외됐다. 다만 지난해 기준 사외이사 평균 보수는 약 7200만원으로 집계됐다.
금융지주별로 보면 신한금융의 사외이사 보수가 가장 높았다. 신한금융 사외이사의 평균 급여는 2021년 7633만원에서 지난해 9900만원으로 29.7% 늘어나며 1억원에 육박했다. 같은 기간 KB금융은 9514만원에서 9712만원으로 증가했고, 하나금융은 7763만원에서 8960만원으로 15.4% 상승했다.
JB금융(16%), iM금융(13.8%), BNK금융(11.8%)은 연봉 수준은 7000만원대였지만 증가율은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보수 상승의 주요 배경으로는 회의 참석 수당 인상이 꼽힌다. 금융지주 사외이사 보수는 기본급과 이사회·위원회 참석 수당, 직책수당 등으로 구성된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이사회 산하 위원회 참석 수당을 회의당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두 배 인상했다. iM금융 역시 이사회 참석 수당을 50만원에서 지난 2024년 70만원으로 올린 뒤 지난해 다시 100만원으로 상향했다.
회의 개최 횟수 자체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하나금융의 경우 사외이사들이 2021년 참석한 이사회 및 위원회 회의 수는 연간 24~28회였지만, 지난해에는 29~38회로 확대됐다.
다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사외이사 보수가 빠르게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사회가 여전히 ‘거수기’ 역할에 머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는 최근 회장 연임 국면에서 제기된 ‘이사회 참호 구축’ 논란과도 맞닿아 있다.
BNK금융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외이사 활동 자료에 따르면, 한 사외이사는 10차례 회의에 참석하고도 발언은 5차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해당 사례와 관련해 금감원의 현장 조사에서 중대한 위법 사항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사회 운영의 실질적 견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금융당국은 사외이사 3년 단임제나 ‘2+1 임기제’ 도입으 좁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사외이사는 계열사까지 포함할 경우 최대 9년까지 재직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사외이사들의 보수가 매년 빠르게 오르고 있지만 그에 걸맞은 감시와 견제 기능은 제자리”라며 “사외이사 평가제가 있지만 거의 모든 사외이사가 최고 등급을 받는 관례적 평가에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금융권의 지배구조 개선 논의에는 사외이사 성과평가제 도입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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