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용산=이영실 기자 첩보 액션이라는 장르적 외피 위에 인물의 선택과 감정이 촘촘히 쌓이며 류승완 감독 특유의 리얼한 액션 연출이 어떤 방향으로 확장됐는지 보여준다. 류승완 감독은 이 영화의 출발점으로 배우 조인성·박정민을 꼽았다.
‘휴민트’는 비밀도, 진실도 차가운 얼음 바다에 수장되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격돌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영화 ‘밀수’ ‘모가디슈’ ‘베테랑’ ‘베를린’ ‘부당거래’ 등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조인성·박정민·박해준·신세경 등 매력과 실력을 겸비한 배우들이 주인공으로 나서 기대를 모은다.
‘베를린’ ‘모가디슈’에 이은 류승완 감독의 해외 로케이션 3부작으로 기대를 더한다. 북한과 러시아의 접경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사건의 단서를 찾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인 네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감독의 무대를 한층 더 확장한다.
류승완 감독은 ‘휴민트’의 출발이 현재의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지점에 있었다고 돌아봤다. 4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류승완 감독은 “‘베를린’을 마친 뒤 당시 취재한 자료를 바탕으로 초고를 써놓은 상태였다”며 “지금의 인물 관계와는 상당히 다른 구성”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시에는 박건(박정민 분)과 채선화(신세경 분)가 외삼촌과 조카 관계로 설정돼 있었고 멜로 요소도 배제된 상태였다. 대신 조과장(조인성 분)과 채선화 사이에 미묘한 관계를 두고 전체적인 ‘톤 앤드 매너’ 역시 지금보다 훨씬 밝고 경쾌한 방향이었다.
그러나 ‘밀수’ 이후 조인성과 박정민을 중심에 두고 다시 작품을 고민하면서 방향은 크게 달라졌다. 류승완 감독은 “‘휴민트’를 다시 꺼냈을 때 이전의 톤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며 “이 두 배우가 가진 진중함을 전면에 두고 밀어붙여보자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작업 과정에서 두 배우가 보여준 에너지와 집중력이 지금의 서사를 가능하게 했다는 설명이다.
캐스팅 역시 일반적인 기획의 흐름과는 반대로 작동했다. 류승완 감독은 “통상적이라면 반대로 캐스팅을 세팅했을 텐데, 오히려 조인성을 ‘키다리 아저씨’처럼 배치하면서 혼자 있는 장면의 무게감이 더 살아났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이어 “조인성이 있었기 때문에 박정민의 멜로를 더 과감하게 밀어붙일 수 있었다”며 두 배우의 대비가 서사에 힘을 실었다고 덧붙였다.
‘모가디슈’ ‘밀수’에 이어 세 번째 호흡을 맞춘 조인성도 큰 힘이 됐다. 류승완 감독은 “‘베를린’이 있었지만, 이정도 수위의 멜로는 처음이라 조인성에게 직접 부탁했다”며 “촬영이 없는 날에도 현장에 나와 함께 보며 이야기를 나누자고 했는데, 흔쾌히 응해주고 좋은 의견을 많이 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영화 속 관계들은 배우들이 자기 몫 이상을 해줬기에 가능했다”며 “연출하는 사람으로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조인성과 박정민을 중심에 둔 선택이 ‘휴민트’의 방향을 어떻게 바꿔놨는지, 그 결과는 오는 11일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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