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디스플레이 경쟁' 기술 아닌 동맹으로 해결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현대모비스(012330)가 차세대 차량용 디스플레이 경쟁에서 선택한 해법은 단순한 기술 선점이 아니라 공급망 구조를 포함한 동맹 전략이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디스플레이(HWD) 양산을 목표로, 각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유럽 기업들과 이른바 쿼드 얼라이언스(Quad Alliance, 4각 연맹)를 출범시켰다. 

목표 시점은 2029년. 아직 시장에 존재하지 않는 기술을 두고, 양산 가능한 생태계부터 먼저 구축하겠다는 접근이다.

이번 협력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광학기술을 보유한 독일의 자이스(ZEISS), 테이프 점착 분야 글로벌 대표기업인 독일의 테사(tesa), 유럽 1위 자동차유리 제조업체인 프랑스의 생고방 세큐리트(Saint-Gobain Sekurit)가 참여했다. 

현대모비스가 시스템 통합을 총괄하고, 나머지 세 기업이 각각 광학 설계·필름 대량 복제·윈드쉴드 접합 공정을 담당하는 구조다.


HWD는 기존 차량 디스플레이의 연장선에 있는 기술이 아니다. 센터 디스플레이를 키우거나 HUD 면적을 넓히는 방식과 달리, 차량 전면 유리 전체를 하나의 디스플레이 영역으로 활용한다. 물리적 스크린 없이 윈드쉴드 자체가 정보 출력 공간이 되는 구조다.

핵심은 HOE(Holographic Optical Element) 기반 특수 필름이다. 이 필름은 투명도를 유지하면서도, 필요한 정보만을 운전자와 동승자의 시선 위치에 정확히 투사한다. 현대모비스가 제시한 수치는 상징적이다. 92% 이상의 투과율로 일반 유리 수준의 시야를 확보하면서, 1만 nit 이상(실외용 LED 전광판의 2배 수준)의 밝기로 한낮 직사광선 환경에서도 가독성을 유지한다. 이는 단순한 디스플레이 성능을 넘어, 주행 안전과 직결되는 요소다.

HWD가 기존 HUD와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은 정보의 분리 제공이다. HOE의 광학 특성을 활용해 운전석에서는 주행정보만 보이고, 조수석에서는 영상·게임 등 인포테인먼트 콘텐츠가 표시되도록 설계할 수 있다. 운전자는 조수석 화면을 인지하지 못한다.

이는 대형 화면 = 시선 분산이라는 기존 논리를 뒤집는 접근이다. 화면을 키우는 대신, 누가 무엇을 보느냐를 정교하게 나누는 방식으로 안전성과 편의성을 동시에 잡겠다는 것이다. 미래 자율주행 단계를 고려할 때, 이런 시각 정보 분리 기술은 단순 옵션이 아니라 필수 인프라에 가까워진다.

이번 동맹의 핵심은 기술 그 자체보다, 기술을 실제로 만들 수 있는 구조를 선제적으로 확보했다는 점이다. HWD는 광학 설계, 필름 대량 생산, 유리 접합 공정 중 어느 하나만 어긋나도 양산이 불가능하다. 현대모비스는 이 리스크를 개별 협업이 아닌, 4개사의 역할을 고정한 연합 구조로 풀었다.


현대모비스가 프로젝터 설계와 시스템 통합을 담당하고, 자이스가 HOE 광학 설계를, 테사가 고기능 필름의 대량 복제를, 세큐리트가 이를 윈드쉴드에 정밀하게 접합한다. 설계부터 조립까지 하나의 체인으로 묶인 원스톱 공급망은 향후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제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설득 포인트다.

현대모비스는 이 기술을 연구실에 묶어두지 않았다. CES, 독일 IAA, 상하이모터쇼 등 주요 글로벌 무대에서 선행 모델을 지속적으로 공개했고, CES 2026에서는 혁신상 수상이라는 결과도 얻었다. 이는 단순한 전시 성과라기보다, 글로벌 OEM들이 차세대 HMI(Human Machine Interface)를 어디까지 바라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이제 부품 경쟁이 아니라, 차량 경험 전체를 재설계하는 영역으로 이동 중이다. 현대모비스가 이번 동맹을 통해 노리는 것도 특정 부품의 공급이 아니라, 완성차 브랜드가 선택할 수밖에 없는 플랫폼적 지위다.

정수경 현대모비스 전장BU장은 "차량용 디스플레이의 미래를 여는 핵심 기술인 이 기술을 통해 고객사에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것이다"라며 "양산 단계까지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기술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글로벌시장에서 혁신 기술 선도 이미지를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가 제공하고자 하는 '차별화된 가치'는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HWD는 디스플레이 기술이면서 동시에 UX, 안전, 자율주행 전환기 전략이 맞물린 영역이다. 이 기술이 양산 단계에 안착한다면, 현대모비스는 단순한 전장 부품 공급사를 넘어 차량 인터페이스 설계의 기준을 제시하는 기업으로 한 단계 위상이 이동하게 된다.

2029년이라는 시점은 멀어 보이지만, 디스플레이 기술은 준비보다 양산이 더 어렵다. 현대모비스가 지금 글로벌 드림팀을 먼저 꾸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싸움은 기술 속도가 아니라, 구조를 먼저 만든 쪽이 이기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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