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재명 대통령이 연명의료 결정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과 함께 인센티브 도입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언급하면서, 연명의료 중단 제도 전반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열린 국무회의와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연명의료를 중단할 경우 정부 차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어, 관련 제도 개선이 속도를 낼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연명의료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 뿐 아니라 환자 본인과 가족 모두에게 큰 고통이 따른다"며 "불편을 줄이는 수준을 넘어 연명의료를 중단했을 때 일정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명의료를 받지 않고 가정에서 임종을 맞이하는 경우에도 비용이 들지만, 병원에서 연명치료를 지속하는 것보다는 훨씬 적게 든다"며 "그렇다면 국가가 보다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명의료란 회복 가능성이 희박한 환자에게 인공호흡기 착용,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등을 통해 단순히 생명 유지만을 목적으로 시행되는 치료를 의미한다. 현행 연명의료결정법은 환자가 사전에 연명의료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경우, 담당 의사와 전문의 등 의료진 2명의 판단이 일치하면 연명의료를 유보하거나 중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제도가 현장에서 충분히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복지부와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따르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자는 320만명을 넘어섰지만, 실제 연명의료 중단으로 이어진 사례는 전체 사망자의 약 19.5%에 그친다. 사전 의사 표명과 실제 의료 현장의 이행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존재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괴리가 죽음에 대한 논의를 회피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한다. 여기에 사전의향서가 있더라도 임종 시점을 의학적으로 판단하는 과정이 쉽지 않고, 연명의료 중단을 실제로 수행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제도 이행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복지부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연명의료 결정 제도를 전반적으로 손질할 방침이다. 우선 연명의료계획서 작성 시점을 기존의 '말기 환자' 단계에서 '말기가 예견되는 시점'으로 앞당겨, 환자와 의료진이 보다 이른 시기에 충분한 상담과 논의를 거쳐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바꿀 계획이다.
또 현재 임종기 환자에게만 허용된 연명의료 유보·중단 적용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연명의료를 수행할 수 있는 의료기관 수도 늘릴 예정이다. 병원에 국한되지 않고 가정이나 지역사회에서도 생애 말기 돌봄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업무보고에서 "연명의료를 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환자 역시 마지막 순간까지 적절한 말기 돌봄을 받을 권리가 있다"며 "하지만 현재는 이를 충분히 뒷받침할 기관과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환자가 집에서도 임종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수가 체계를 정비하고 의료진 교육과 표준 매뉴얼을 통해 재택 임종과 호스피스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이와 함께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서식을 개편해 환자의 선호와 가치관이 보다 구체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국민이 제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웰다잉' 문화 확산을 위한 홍보도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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