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시한 예비후보자 자격심사에서 전남 지역의 유력 단체장 후보들이 대거 탈락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공식이 성립되는 전남 지역에서 현역 군수와 전·현직 의원들이 대거 배제됨에 따라 지역 정가는 큰 충격에 빠졌다.
◆ 현역 단체장 3인 탈락… 도덕성 검증에 발목
민주당 전남도당 예비후보자격심사위원회는 지난 3일 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예비후보자 적격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는 가히 파격적이었다. 보성, 영광, 장성 등 3개 군의 현역 군수들이 '부적격' 판정을 받으며 재선 또는 연임이 가로막혔기 때문이다.
3선 도전이 예상된 김철우 보성군수는 행정 추진 과정에서의 불협화음은 물론, 아들의 마약 연루 사건과 음주운전 사고 등이 이번 심사에서 치명적인 결격 사유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장세일 영광군수 역시 과거 폭력 전과와 더불어 최근 논란이 된 부동산 관련 소명 부족이 걸림돌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한종 장성군수는 과거 산지관리법 위반 행위가 엄격해진 민주당의 검증 잣대를 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역 단체장들이 이처럼 무더기로 탈락한 것은 전남 지방선거 역사상 드문 일로, 당의 쇄신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 강진·여수·순천 등 유력 후보군 '추풍낙엽'
특정 지역에서는 유력 후보들이 통째로 사라지는 기현상도 나타났다. 강진군은 차영수 전남도의원과 김보미 강진군의원이 탈락하며 강진군수 유력 후보군이 전멸하다시피 했다.
이미 강진원 현 군수가 당원 모집 과정의 불법 혐의로 당원권이 정지되고 오병석 전 농식품부 차장도 경선 참여가 불가능해진 터라, 강진은 '후보 기근' 사태를 우려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주요 시 단위 지역에서도 탈락자가 속출했다. 순천에서는 무소속 노관규 시장의 대항마로 꼽혔던 오하근 전 전남도의원이 요양병원 운영 당시, 업무상 횡령 전력으로 고배를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에서는 이광일 전남도의회 부의장과 이용주 전 국회의원, 최무경 도의원 등이 모두 제외됐다.
목포에서는 이호균 전 전남도의회 의장이, 보성에서는 윤영주 전 진도부군수가 명단에서 제외됐다.
그 외에도 영암에서는 재기를 노리던 전동평 전 군수가 탈락했으며, 완도에서는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달리던 김신 전 군의원이 고배를 마셨다.
영광의 경우 전국 최다선(9선) 기초의원인 강필구 군의원이 폭행치사 등 과거 다수의 전과로 인해 '9선 금자탑'을 뒤로하고 정치 인생의 위기를 맞았다.
◆ 높아진 검증 문턱…'무소속 돌풍' 변수 되나
이번 심사의 특징은 민주당 당규에 따른 '예외 없는 심사'다. 민주당은 음주운전, 성범죄, 폭력, 횡령 등 이른바 '사회적 지탄을 받는 범죄'에 대해 과거보다 훨씬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다.
당 관계자는 "지역민들의 높아진 도덕적 기준에 부응하기 위해 과감한 인적 쇄신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탈락한 후보들의 반발도 거세다. 이들은 향후 공천관리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고 정밀 심사를 다시 받겠다는 입장이지만, 당 내부에서는 구제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탈락한 유력 후보들이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경우, 본선에서 민주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 간의 치열한 접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전남 정가 관계자는 "민주당의 엄격한 검증은 환영할 일이지만, 지역 기반이 탄탄한 유력 주자들이 무더기로 이탈하면서 이번 지방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무소속 후보들의 약진이 두드러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민주당의 이번 '공천 칼바람'이 인적 쇄신을 통한 승리로 이어질지, 아니면 조직 분열을 초래할 부메랑이 될지 지역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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