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세 번째’… SK오션플랜트 매각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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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오션플랜트 매각 추진과 관련해 우선협상대상 기한이 세 번째 연장됐다. / SK오션플랜트
SK오션플랜트 매각 추진과 관련해 우선협상대상 기한이 세 번째 연장됐다. / SK오션플랜트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역사회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던 SK오션플랜트 매각이 재차 연기됐다. 애당초 지난해 10월 이내에 종료될 예정이었던 디오션 컨소시엄과의 우선협상대상 기간이 어느덧 세 번째 미뤄진 것이다. 지역사회의 반발이 최대 변수로 지목되는 가운데,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가 또 하나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1개월→2개월→3개월’ 세 번째 연장

SK오션플랜트 매각 절차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SK오션플랜트는 지난달 30일 정정공시를 통해 최대주주 지분 매각 관련 변동 사항을 알렸다. 지난달 종료 예정이었던 디오션 컨소시엄과의 우선협상대상 기간을 오는 4월까지 3개월 연장한다는 내용이다.

SK오션플랜트는 2024년부터 매각설에 휩싸였으나 이를 거듭 부인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7월 언론보도를 통해 매각 추진설이 재차 불거졌고, 이에 대해 ‘사업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관련해 다방면으로 검토 중에 있으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기존과는 다소 온도차를 보인 바 있다.

이후 지난해 9월 디오션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공시하면서 매각 추진이 공식화됐다. 당시 제시된 우선협상대상 기한은 지난해 10월까지였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말 정정공시를 통해 1개월 미뤄졌고, 11월 말에는 다시 2개월 더 미뤄진 바 있다. 이번이 어느덧 세 번째 연장인 것이다. 연장기간도 1개월에서 2개월, 다시 3개월로 점점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로써 애당초 제시됐던 우선협상대상 기한은 6개월 뒤로 밀려나게 됐다.

SK오션플랜트의 최대주주인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디오션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착수한 바 있다. / SK에코플랜트
SK오션플랜트의 최대주주인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디오션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착수한 바 있다. / SK에코플랜트

이처럼 매각 절차에 진척이 없는 가장 큰 이유로는 지역사회의 반발이 꼽힌다. SK오션플랜트는 경남 고성군을 터전으로 삼아온 삼강엠앤티를 뿌리로 두고 있다. 당초 경남 밀양군에서 심해 시추용 해양플랜트 강관 전문업체로 출발했던 삼강엠앤티는 2010년 고성군으로 터전을 옮기며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작 사업을 새로운 주력 사업으로 삼았다. 이어 2017년엔 STX조선해양의 자회사인 고성조선해양을 인수했고 2019년엔 STX조선해양의 방산 부문까지 인수하며 사세를 키웠다. 그리고 2022년 SK그룹에 전격 인수돼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된 바 있다.

지역사회가 SK오션플랜트 매각에 반발하고 나선 이유는 단순히 지역의 중추기업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SK오션플랜트는 지역의 숙원사업이었던 양촌·용정지구 ‘기회발전특구’ 사업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고성 양촌·용정지구 개발이 추진되기 시작된 건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조선해양산업특구로 지정돼 중대형 특수선박을 제조할 수 있는 대규모 조선소 건설이 추진됐다. 하지만 조선업 불황으로 개발이 중단됐고, 오랜 세월 방치돼왔다. 그러다 2020년대 들어 다시 개발 움직임이 재개됐으며, 삼강엠앤티가 그 과정에 적극 뛰어들기도 했다. SK오션플랜트로 새 출발한 이후에도 고성 양촌·용정지구 개발 추진은 계속됐고, 그 결과 2024년 6월 ‘경남 1호’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돼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이처럼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되는데 있어 SK오션플랜트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SK오션플랜트가 이곳에 1조원가량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생산기지 구축하기로 하면서 정부의 대규모 지원도 성사된 것이다. 한편으론 SK오션플랜트의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지역사회 차원의 여러 지원 및 특혜도 제공됐다.

하지만 공장이 다 지어지기도 전에 SK오션플랜트 매각이 추진되자 지역사회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매각 추진은 지역사회와의 신뢰 및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현재 진행 중인 개발 및 투자에 큰 차질을 몰고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자칫 기회발전특구가 해제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이 같은 반발 움직임은 고성군뿐 아니라 거제시, 경남도까지 함께했고,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우려와 비판이 쏟아졌다.

이처럼 거센 반발에 부딪혀 우선협상대상 기한이 거듭 연장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조건이 추가된 점도 눈길을 끈다. SK오션플랜트의 이번 정정공시엔 ‘협의 기간이 도과하더라도 매도인은 2027년 3월 31일까지는 대상 주식을 본 거래와 무관한 제 3자에게 처분하지 않기로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디오션 컨소시엄의 인수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될 수 있다.

문제는 절차가 지속해서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사회 반발 해소가 여전히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지역사회의 반발을 외면하고 매각을 강행하는 건 더 큰 후폭풍을 몰고올 수 있다. 이와 관련, 고성군 관계자는 “지역주민들과는 상생안 등 소통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군 차원에선 매각 관련해 SK 측과 특별히 논의 중인 사안은 없다”며 “매각에 반대하는 입장은 그대로이고 현재로썬 지역주민과의 소통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가 또 하나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방선거 국면에서 지역 최대 현안이 뜨겁게 달아오르며 여론이 더욱 거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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