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새로운 산림청에게 기대하는 청소년지도사의 시선

맘스커리어
▲김용대 한국청소년디지털스포츠협회 대표/가재울청소년센터 관장

[맘스커리어 = 김용대 한국청소년디지털스포츠협회 대표/가재울청소년센터 관장] 김인호 신임 산림청장의 취임과 함께 산림 정책의 새로운 방향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최근 시무식에서 산림재난에 총력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공식적으로 강조된 것은, 산림 정책이 관리 중심을 넘어 기후위기와 복합 재난에 대비하는 미래 대응형 정책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후위기와 생태 전환의 시대를 맞아 산림은 더 이상 보호와 관리의 대상에 머무르지 않는다. 산림은 국민의 일상과 삶의 질, 그리고 미래 세대의 지속가능한 삶과 깊이 연결된 공공 자산이다.


시무식에서 강조된 산림재난 총력대응의 메시지는 산불과 산사태 등 물리적 재난 대응을 넘어, 산림을 둘러싼 정책 전반을 장기적 관점에서 재구성하겠다는 선언으로 읽힌다. 최근 산림 정책의 흐름에서는 기후위기 대응, 생활권 중심 산림, 산림복지 확대, 현장 중심 행정, 미래 세대와의 동행이라는 키워드가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이는 산림을 환경 정책의 영역에만 국한하지 않고, 사람의 삶과 연결된 정책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청소년지도사의 입장에서 이러한 정책 기조는 특히 청소년기의 산림교육과 산림체험과 깊이 맞닿아 있다.


청소년 시기는 가치관이 형성되는 결정적 시기다. 이 시기에 경험한 산림체험은 이후 수십 년의 삶의 태도와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자연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인간과 환경의 관계를 어떻게 이해하는지는 이 시기에 형성된 경험에 크게 좌우된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 연구들 역시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에 자연을 자주 경험한 집단이 성인이 된 이후 스트레스 수준이 낮고 정신 건강 지표가 더 안정적으로 나타난다고 보고하고 있다. 숲 경험은 일시적인 휴식이 아니라, 장기적인 삶의 태도를 형성하는 중요한 자산이다.


숲에서의 경험은 단순한 체험 활동을 넘어 생태 감수성을 기르고, 자신을 성찰하며, 타인과 공존하는 힘을 키운다. OECD의 교육·복지 관련 연구에서도 자연 기반 학습 경험이 있는 청소년일수록 문제 해결력과 협력 능력, 자기조절 능력, 삶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난다는 결과가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교과서 중심의 환경교육과 달리, 숲에서의 배움은 몸과 감정에 축적되는 경험이라는 점에서 그 영향력이 크다.


현장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청소년센터를 중심으로 산림체험은 단발성 행사에서 벗어나 정기적이고 과정 중심의 활동으로 재구성되고 있다. 지역 숲과 연계한 지속적 산림활동, 학교·청소년센터 협력형 숲 프로그램,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을 위한 자연 기반 회복 활동 등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경쟁이나 평가가 없는 숲 환경에서 청소년들은 자신의 속도를 회복하고, 감정을 표현하며, 또래와 협력하는 힘을 키워 간다. 이는 산림재난과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사회적 회복력의 기초를 다지는 과정이기도 하다.


해외 사례는 이러한 방향성이 결코 이상적인 담론이 아님을 보여준다. 핀란드는 숲을 특별한 체험 공간이 아니라 일상적인 배움의 공간으로 제도화해 온 대표적 국가다. 핀란드의 공교육에서는 유아기부터 중등교육에 이르기까지 숲과 자연을 교실의 연장으로 활용하며, 정기적인 야외 수업과 자연 기반 학습이 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다. 이는 별도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학교 교육의 기본 방식 중 하나다.


핀란드 교육청과 국립보건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자연 기반 학습을 경험한 청소년들은 정서 안정과 자기조절 능력이 높고, 학교 적응도와 학습 태도에서도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다. 숲은 핀란드 청소년에게 ‘특별한 장소’가 아니라, 생각하고 배우며 자신을 회복하는 일상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산림교육을 단발성 체험이 아닌 생활권 교육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여기에 더해 필리핀에서는 졸업 시 나무를 심도록 하는 제도, 이른바 ‘졸업유산법’으로 불리는 정책 구조가 운영되고 있다. 이는 단일한 법률 명칭이라기보다, 국가 환경·교육 정책과 대규모 녹화 사업, 지방정부 조례, 학교 규정이 결합된 제도다. 필리핀의 많은 지역에서 학생들은 졸업 과정에서 직접 나무를 심거나, 졸업생 명의로 묘목을 기증하며, 이 나무는 학교나 지역사회가 함께 관리한다. 졸업이라는 삶의 전환기를 자연에 대한 책임과 연결함으로써, 청소년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남기는 첫 흔적을 ‘한 그루의 나무’로 남기게 하는 구조다.


이 제도는 환경 보호를 일회성 캠페인이 아니라 삶의 의례와 시민의 책임으로 연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졸업은 성취의 끝이 아니라, 사회와 자연에 책임을 지는 시작이라는 메시지가 나무심기라는 구체적 행동으로 체화된다. 이는 산림재난 대응과 기후위기 대응을 기술이나 행정만의 과제가 아니라, 세대의 습관과 문화로 확장시키는 접근이기도 하다.


이러한 국내외 사례는 청소년기의 산림교육과 산림체험이 단기 성과로 측정되기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가장 확실한 사회적 투자임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청소년지도사는 관계를 기반으로 청소년의 변화를 이끌어 온 현장 전문가다. 숲을 매개로 한 활동은 청소년지도사의 관계 중심 실천과 깊이 맞닿아 있으며, 이는 산림재난 대응 체계 속에서도 반드시 함께 고려되어야 할 영역이다.


이러한 흐름은 2026년을 목표로 한 산림교육 정책과 사업 방향과도 연결되어야 한다. 향후 청소년 산림교육은 ▲연령별·발달단계별 맞춤형 산림교육 ▲학교·청소년센터·지역 숲을 잇는 생활권 기반 사업 ▲청소년지도사와 산림교육 전문인력이 협력하는 공동 운영 모델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 이는 산림재난 대응과 기후위기 대응을 사람의 삶과 연결하는 가장 근본적인 준비이기도 하다.


특히 2026년을 향한 정책에서는 청소년을 단순한 참여자가 아닌 기획과 실행, 평가에 참여하는 주체로 세우는 구조가 중요하다. 청소년이 숲을 경험하고 해석하며 책임지는 과정은 산림을 함께 지켜야 할 공공 자산이자 미래 세대에 남길 유산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교육이 된다.


산림은 나무만으로 자라지 않는다. 그 숲을 경험한 청소년의 기억과 태도, 그리고 삶의 선택 속에서 함께 성장한다. 시무식에서 천명된 산림재난 총력대응이 재난 대응을 넘어 사람을 키우는 정책으로 이어질 때, 산림 정책은 비로소 미래를 준비하는 국가 정책으로 완성될 것이다. 새로운 산림청이 청소년기의 산림교육과 산림체험을 정책의 중심에 두고, 부처 간 협력을 통해 사람을 키우는 산림 정책을 실현해 가기를, 현장에서 청소년을 만나는 한 사람의 청소년지도사로서 기대해 본다.

 

맘스커리어 / 김용대 한국청소년디지털스포츠협회 대표/가재울청소년센터 관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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