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LG이노텍 문혁수 사장은 지난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LG이노텍은 더 이상 부품 기업이 아닌 솔루션 기업"이라며 "올해는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는 솔루션을 앞세워 고수익·고부가 사업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사장은 지난해 12월 CEO로 취임한 이후 사업포트폴리오 고도화와 차별화된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미래 신사업 확대에 집중해왔다. 그 결과 기판(패키지솔루션)과 전장(모빌리티솔루션) 분야에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으며, 전사 영업이익에 기여하는 비중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또한 로봇, 라이다, FC-BGA 등 신사업 분야에서도 지난해부터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문 사장은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문 사장은 "올해는 고수익·고부가 사업 중심의 'High Performance Portfolio' 사업구조를 정착시켜 안정적인 수익 창출 체계를 확립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전사의 자원을 전략적으로 배분해 본질적인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신규 사업 육성을 가속화해 미래 성장을 책임질 확실한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자율주행 복합센싱, 유리기판 등 '위닝 테크(Winning Tech∙실제 시장에서 이길 수 있는 핵심기술)'를 확보하고 AX 전환을 가속화해 경쟁력 개선과 미래 성장 기반을 동시에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단순 부품 기업 넘어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고객에게 꼭 필요한 가치 창출
문 사장은 LG이노텍이 부품 기업에서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단행된 조직개편을 통해 광학솔루션사업부를 제외한 주요 사업부명이 변경됐다. 기판소재사업부와 전장부품사업부는 각각 패키지솔루션사업부, 모빌리티솔루션사업부로 새롭게 명칭을 바꿨다. 문 사장은 "자체 개발한 부품을 고객에게 낙찰 받는 식의 비즈니스 모델은 경쟁력을 잃고 있다"며 "LG이노텍은 축적해온 혁신기술과 제품 라인업을 기반으로 고객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사업 패러다임을 전환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문 사장이 말하는 솔루션은 고객의 페인 포인트를 해결하는 방법을 총칭한다. 기존 부품 하나로는 해결이 어려웠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포함한다. LG이노텍은 기존 부품을 융·복합하거나 이를 제어하는 통합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하나의 솔루션으로 제공한다. 필요시 외부 역량을 도입하거나 고객과 함께 새로운 기술 개발에 나서기도 한다. CES 2026 전시 부스도 이 같은 방향성을 반영해 솔루션 단위로 제품을 전시했다. 차량 카메라 모듈뿐 아니라 라이다(LiDAR), 레이더(Radar), 이와 연동된 소프트웨어까지 통합 솔루션으로 선보인 자율주행 복합 센싱 솔루션이 대표적 사례다.
"다양한 방법과 새로운 시도를 통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유무형의 솔루션을 최적화된 조합으로 시장에서 가장 먼저 제안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문 사장은 올해부터 수익성이 높은 패키지솔루션사업을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 체계를 구축하는 데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패키지솔루션사업은 매출 규모 대비 수익성이 가장 높은 사업이다. 5G 통신 확산과 프리미엄 폰 고성능화 추세에 따라 고성능·고집적 모바일용 반도체 기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LG이노텍은 RF-SiP, FC-CSP, FC-BGA 등 다양한 고부가 반도체 패키지솔루션 라인업으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메모리 업사이클 진입으로 FC-CSP와 같은 모바일용 기판의 적용처가 메모리용으로 확장되고 있다.
패키지솔루션사업 실적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5년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액은 1조2308억원으로 전년 대비 14.3% 증가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8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늘었다. LG이노텍 전체 영업이익의 20% 이상을 패키지솔루션사업이 차지했다. LG이노텍은 RF-SiP 등 고부가 모바일용 반도체 기판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2018년부터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회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코퍼 포스트(Cu-Post, 구리 기둥) 기술'이 대표적이다. 이 기술력이 패키지솔루션 사업 수익성 증대에 크게 기여했다.
문 사장은 반도체 패키지 기판 수요가 당분간 지속 증가해 LG이노텍의 반도체 기판 가동률이 최대 가동 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패키지솔루션 생산능력(Capa) 확대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리서치네스터(Research Nester)에 따르면 고성능 집적회로 기판 시장 규모는 올해 211억2000만 달러(약 30조3114억원)에서 2035년 568억 달러(약 81조5194억원)로 연평균 10.4% 성장한다.
문 사장은 "고수익 패키지솔루션사업 확대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광학솔루션사업 수준의 영업이익 기여도를 확보할 것"이라며 "모빌리티솔루션사업의 흑자 경영 기조도 지속해 고수익 중심의 'High Performance Portfolio' 사업 구조 정착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차세대 반도체 기판 기술인 유리기판(Glass Core)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유리기판은 '위닝 테크'의 핵심 축이다. 문 사장은 "기술적으로는 아직 시장 기대만큼 업계 기술력이 고도화되지 못했다"며 "기판 대면적화와 적층으로 인한 유리 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업계 공통 과제이며, 이를 가장 먼저 해결하는 쪽이 유리기판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LG이노텍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협력해 유리기판 시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LG 그룹 내 계열사들과 협력해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유리기판 시제품은 2028년 양산을 목표로 한다.
LG이노텍은 지난해 마곡 R&D센터에 유리기판 개발 장비를 도입했다. 구미 FC-BGA 양산 경험을 통해 확보한 빌드업(build-up) 기술을 유리기판에 접목해 품질과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 올해도 유리기판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과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로봇용 센싱 부품 사업은 올해부터 양산이 시작됐으며 매출 규모는 수백억 원 단위다. LG이노텍은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협력해 로봇용 비전 센싱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글로벌 로봇 선도 기업과 협력을 통해 로봇용 부품 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이노텍은 전략과 기술 연구개발 측면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로봇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로봇용 부품 개발 전담 조직인 로보틱스 Task를 신설했다.
문 사장은 "독보적인 센싱, 기판, 제어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로봇 센싱, 액추에이터/모터, 촉각센서 등 분야를 지속 발굴해 사업화 검토를 이어갈 것"이라며 "외부 협력과 투자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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