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저속노화' 식단법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쌓은 정희원 저속노화 연구소 대표(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가 전직 연구원 A씨와 치열한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정 교수는 A씨로부터 "안희정 전 지사처럼 될 수 있다"는 식의 가스라이팅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A씨는 정 대표가 성적인 요구를 하며 이를 거절할 경우 해고하겠다는 위협을 가했다며 맞서고 있다.
정 대표는 21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A씨가 ‘스트레스받다가 안희정처럼 몰락하면 안 된다’며 먼저 접근했다”면서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A씨 접근은 지난해 12월에 극단화됐다”면서 “이는 전공의 파업으로 극도의 수면 부족과 피로 상태에 놓여 상당량의 항우울제로 버티던 취약한 시기”라고 했다.
정 대표는 “올해 들어 A씨는 대면과 전화로 반말을 사용하며 수시로 폭언하기 시작했고, 내 모든 활동 방향을 본인이 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성적 역할을 거부하자 자살 암시를 언급했다는 A씨 주장에 대해 정 대표는 “A씨가 본인이 아니면 내가 타락, 몰락할 것이라고 가스라이팅을 해왔기에 내 심정을 얘기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해 12월쯤, 주 70시간이 넘는 진료 일정 속 이미 퇴사를 결정한 상황이었기에 이미 결별은 예정되어 있었다”며 “해고로 압박했다는 것 역시 어불성설”이라고 덧붙였다.
“저속노화는 내가 만든 말”이라는 A씨의 주장도 반박했다.
정 대표는 “이미 2021년부터 관련 주제로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작가였기에 A씨가 이 책의 판매에 본인의 역할이 전적이었다고 주장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며 “A씨는 위와 같은 사정으로 2년간의 모든 수익을 주면 본인이 사라져주겠다고 했는데, 이는 공갈 갈취 시도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가스라이팅과 스토킹을 넘어 저작권을 미끼로 거액의 공갈을 행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A씨에 의해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는 내가 오히려 사회적으로 주홍글씨가 쓰여 유죄추정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A씨가 익명에 숨어 마구잡이로 자극적인 이야기를 터뜨리고 있지만, 법정에서 모든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 처해 있다 한들, 지금까지 말씀드려온 건강에 대한 이야기의 진실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대표의 이러한 주장에 A씨는 조목조목 반박했다.
A씨는 같은 날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정 대표는 지속적이고 집요하게 성적 역할 수행을 요구했고, 거부하거나 싫은 내색을 조금이라도 하면 ‘자르고 싶다’며 압박했다”면서 “성적 취향을 담은 소설을 써서 보내고, 성적인 도구를 집으로 보내기도 했지만 일대일 고용 관계라 막아줄 동료나 상사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가 A씨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성적인 요구를 중단해달라고 하자 자살하려고도 했다”며 “울면서 말리자 자신의 자살이 내 직업과 경력 등에 미칠 악영향을 언급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정 대표를 가스라이팅을 했다면 착취한 것이 있어야 하는데, 내가 얻은 것이 있느냐”며 “오히려 피해자는 나, 가해자는 정희원”이라고 했다.

A씨는 정 대표가 자신의 원고를 무단 도용했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정 대표는 지난해 8월 A씨가 보낸 원고에 “제 이름으로 내기가 참 마음이 편치 않고 괴롭다”며 “글을 도둑질해야 하는 비열함이 괴롭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또 A씨는 정 대표와 공동 저자로 내기로 한 책도 도용됐다고 주장했다. “공동 저자로 계약하며 받은 돈도 계약이 취소되며 돌려줬는데, 책이 출간된 지 몇 달이 지난 뒤 내 글이 도용됐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이후 인세를 정산하며 돈을 받긴 했지만, 계약 해지와 원고 도용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했다.
정 대표와 근무하며 겪은 고통도 털어놨다. A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 운영은 물론 유튜브 섭외, 강연이나 외부 소통 등 다양한 일을 했고, 크리스마스와 설날에도 일했다”며 “피로누적이 심했고, 대상포진으로 응급실을 간 적도 있다”고 했다. 이어 “나는 정희원의 그림자였다”며 “정 대표는 내 커리어를 지우려고 했다”라고 털어놓았다.
앞서 정 대표는 연구소에서 위촉연구원으로 일하던 30대 여성 A씨로부터 지난 7월부터 스토킹을 당했다며 지난 17일 A씨를 공갈미수와 주거침입 등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자 A씨는 "권력관계 속에서 발생한 젠더 기반 폭력"이라며 정 박사를 강제추행 등 혐의로 맞고소했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수사와 법적 절차를 통해 밝혀질 전망이다.
한편 정 대표는 '저속노화' 열풍으로 주목받으며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MBC '라디오스타' 등 방송에 출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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