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0만원 고급 사우나는 '죽음의 공간'…껴안은 채 숨진 30대 부부

[마이데일리 = 서기찬 기자] 일본 도쿄 아카사카의 한 회원제 고급 프라이빗 사우나에서 화재가 발생해 30대 부부가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8일 아사히신문과 TBS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15일 정오 무렵 도쿄 미나토구 아카사카에 위치한 사우나 3층 개인실에서 불이 났다. 이 사고로 미용실을 운영하는 마츠다 마사야(36)와 네일리스트인 아내 요코 마쓰다(37)가 숨졌다.

두 사람은 당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해당 시설을 예약해 이용 중이었다. 정오쯤 화재 감지기가 작동하자 직원이 소방당국에 신고했으나, 출동한 소방대원이 발견했을 당시 두 사람은 이미 사우나 출입문 부근에서 몸을 포갠 채 쓰러져 있었다. 부검 결과 구체적인 사인은 불명으로 판정됐으나, 소사 또는 고체온증으로 인해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 감식 결과는 탈출을 향한 고인의 필사적인 사투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발견 당시 마사야 씨는 아내를 감싸 안은 듯한 모습이었으며, 그의 양손에는 문을 두드리고 가격한 흔적인 피하 출혈이 발견됐다. 사우나 문 유리에도 강하게 두드린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조사 결과, 사고 당시 사우나실 출입구 문손잡이는 안쪽과 바깥쪽 모두 떨어져 나가 문을 열 수 없는 상태였다. 또한, 실내와 프런트를 연결하는 비상 버튼마저 작동하지 않아 구조 요청조차 불가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들은 해당 비상 버튼에 대해 "2023년경부터 전원을 켠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화재 당시 점내에는 사장과 종업원들이 있었으나, 비상벨 신호가 전달되는 사무실에는 아무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시설은 이용료가 6만 엔(약 56만 8000원)에서 최대 39만 엔(약 370만 원)에 달하는 고가 사우나였음에도 기본적인 안전 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숨진 마사야 씨의 지인은 "(고인이) 가족을 매우 소중히 하며 일도 열심히 했다. 몇 년 전에는 아이가 태어나 가족과 보내는 것이 제일 소중한 시간이다"라고 이야기했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현재 일본 경찰은 사우나 운영사에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