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하영 기자] 배우 원지안이 20대를 대표하는 새로운 얼굴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2025년을 기점으로 그의 행보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원지안은 디즈니+ '북극성', JTBC '경도를 기다리며'에 이어 연말연초에는 디즈니+ '메이드 인 코리아'까지 연이어 출연하며 쉼 없는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특정 작품의 흥행를 떠나 플랫폼과 장르를 가리지 않는 캐스팅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21년 넷플릭스 'D.P.'로 데뷔한 원지안은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청순한 외모와 대비되는 중저음의 목소리, 단단한 눈빛으로 시청자들의 기억에 남았다. 이후 '소년비행'에서 첫 주연을 맡으며 캐릭터를 이끄는 힘을 보여줬고, KBS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 '가슴이 뛴다'를 통해 지상파까지 활동 반경을 넓혔다.

그의 대중적 인지도를 한 단계 끌어올린 작품은 넷플릭스 '오징어게임2'였다. 원지안은 매거진 인터뷰를 통해 "분량이 많지 않았음에도 세미와 타노스 팀에 관심 가져 주시는 게 참 신기하고 감사하다"고 밝힌 바 있다. 출연 비중은 크지 않았지만, 국내외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며 스쳐 지나가기 쉬운 역할에서도 자신의 색을 남기는 배우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원지안의 가장 큰 장점은 마스크와 톤의 이중성이다. 얼굴 상부에서는 청순한 인상이 강하지만, 선이 굵은 T라인과 각이 진 턱선, 중저음의 목소리가 더해지며 중성적이고 성숙한 분위기를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다. 이는 특정 이미지에 고정되지 않고 다양한 배역을 소화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느와르 장르인 '메이드 인 코리아'에서는 탄탄한 배우 라인업 속에서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원지안의 첫 JTBC 주연작 '경도를 기다리며'는 스무 살에 처음 만나 사랑과 이별을 반복한 두 사람이 마흔을 앞두고 재회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극 중 원지안은 11세 연상인 박서준과의 로맨스에서도 이질감 없이 어우러지며 감정선을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기적으로도 과장보다는 절제에 가깝다. 큰 감정보다는 눈빛과 표정의 미묘한 변화로 서사를 전달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상대 인물의 상황을 인지했을 때 드러나는 미세한 표정 변화는 원지안의 연기 밀도를 보여주는 지점으로 언급되고 있다.

이는 현재 20대 여배우 지형도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한소희, 수지, 혜리 등 20대를 대표하던 얼굴들이 30대로 접어든 가운데 96년생 고윤정과 김세정 역시 커리어의 다음 단계로 이동 중이다. 기존 아역 출신 김유정, 김소현과는 또 다른 결의 얼굴이 필요한 시점에서 재작년 신예은, 지난해 채원빈에 이어 올해는 이재인과 함께 원지안이 자연스럽게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다.
청순함과 톰보이 같은 박력을 동시에 지닌 원지안이 앞으로 어떤 스펙트럼을 확장해 나갈지 그리고 새 선택지에 머무르지 않고 믿고 보는 배우로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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