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왼손 이승현이 짧은 호주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다. 표면적 성적은 아쉽지만 세부 기록은 나쁘지 않았다.
남도초-경복중-대구상원고를 졸업한 이승현은 2021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그해 1군에 데뷔해 7홀드를 기록, 삼성 미래의 대들보로 평가받았다.
줄곧 불펜으로 뛰다 작년부터 선발 전환을 시도했다. 2024년 17경기에서 6승 4패 평균자책점 4.23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다.
올 시즌은 아쉬웠다. 이승현은 시즌 전부터 5선발로 낙점을 받았다. 많은 기회를 받았지만 기복 속에 25경기 4승 9패 평균자책점 5.42를 기록했다. 7월 4일 LG 트윈스전 8⅓이닝 1실점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왼쪽 팔꿈치 염증 이후 상승세가 꺾였다. 시즌 말미에는 선발진에서 이탈했고,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다.
시즌을 마친 뒤 호주리그(ABL)에 파견됐다. 외야수 함수호 함께 브리즈번 밴디츠 소속으로 리그 전반기(1~5라운드) 일정을 소화했다.

표면적인 성적은 썩 훌륭하진 않다. 6경기(1선발)에서 승패 없이 10⅓이닝 11실점 평균자책점 9.58이다. 19피안타를 허용, 피안타율이 0.388로 높았다. 만족스럽다고 하긴 어려운 성적.
세부 지표를 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이승현은 14개의 탈삼진을 잡았다. 9이닝당 비율(K/9)로 환산하면 12.2개가 된다. 반면 볼넷은 4개 허용에 그쳤다. 역시 9이닝당 비율로 바꾸면 3.5개다.
올 시즌 이승현의 약점은 스터프 부족이다. 이승현은 2021년 데뷔 시즌 K/9 10.5개를 적어냈다. 2022년도 10.8개로 훌륭했다. 그런데 2023년 7.7개로 감소하더니 2024년 7.0개, 올해 6.6개로 가장 나쁜 기록을 썼다.
선발전환 여파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구위 부족이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이승현의 라인 드라이브 타구 허용 비율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2.9%-3.1%-2.3%-2.6%였다. 그리고 올해 14.9%로 폭증했다. 타자를 이겨내지 못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10⅓이닝은 매우 적은 표본이다. 다만 탈삼진은 가장 빨리 안정화되는 지표다. '팬그래프'는 70타자를 상대하면 삼진 비율이 안정화된다고 했다. 호주리그의 성향과 수준도 KBO리그와 다를 수 있다. 표본도 적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14개의 탈삼진은 그냥 넘길 기록은 아니다.
2025시즌 호주리그는 극한의 타고투저로 진행되고 있다. 17일 기준 리그 평균자책점이 5.13다. 이승현의 평균자책점을 어느 정도 참작해야 하는 이유다.
이승현은 지난 16일 한국으로 돌아왔다. 호주 유학의 성과를 2026시즌 보여줄 수 있을까. 이승현만 성장한다면 2026 삼성 선발진은 리그 최강이 된다.
한편 함께 호주로 떠난 함수호는 9경기 48타수 10안타 3홈런 9득점 5타점 타율 0.208 OPS 0.705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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