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꾼 카리,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유진형의 현장 1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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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가 포효하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KOVO)

[마이데일리 = 수원 유진형 기자] 독주하고 있는 한국도로공사(13승 2패 승점 35)의 유일한 대항마로 떠오른 현대건설(9승 6패 승점 29)의 최근 분위기 무섭다.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현대건설은 최약체로 분류되는 팀이었다. 자유계약(FA) 시장에서 국가대표 미들블로커 이다현을 흥국생명에 빼앗겼고, 외국인 선수도 V리그에서 검증된 모마가 아닌 프로 경험이 없는 이제 대학을 졸업한 카리를 선택했다. 아시아쿼터도 지난해까지 몽골에서 뛰었던 자스티스를 뽑으며 현대건설의 선택에 모든 팀은 놀랐다.

197cm의 카리는 올해 여자부 7개 팀 외국인 선수 가운데 가장 키가 크지만 큰 체격 탓에 무릎 아래쪽에 통증이 발생하는 슬개건염을 안고 살아왔다. 그녀는 무릎 부상에 줄곧 대처해왔다고 밝히면서도 "지금처럼 심한 부상들은 아니었다"라며 지금이 가장 상태가 안 좋음을 인정했다. 슬개건염은 완치가 되지 않아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부상으로 강성형 감독도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인정했다. 관리가 필요했던 그녀는 비시즌 동안에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고 시즌 개막에 맞춰 100% 몸 상태를 만들지 못했다.

카리가 승리 후 가족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KOVO)카리가 경기가 끝난 뒤 가족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KOVO)

그래서 그런 걸까. 카리는 개막 후 1라운드 성적이 낙관적이지 않았다. 빡빡한 일정으로 악명이 높은 V리그에서 관리하며 경기를 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생애 처음으로 가족과 떨어져 해외에서 지내는 한국 생활은 쉽지 않았다.

그런 그녀가 2라운드부터 달라졌다. 카리가 경기당 평균 26.7득점(5위)을 기록하며 현대건설을 4연승으로 이끌었다. 15경기 320득점 공격 성공률 42%(4위), 후위공격 성공률 41.62%(4위) 퀵오픈 성공률 50.78%(2위) 세트당 서브 0.25개(5위)를 기록했다. 최근 4연승을 거두는 동안에는 블로킹을 13회, 경기당 평균 3.25회나 기록하며 높이에서 힘을 더했다.

카리에게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달라졌을까.

이유는 간단했다. 카리의 어머니와 누나가 한국을 찾았고, 가족의 사랑을 받은 카리는 빠르게 컨디션을 끌어 올릴 수 있었다. 지난 2일 GS칼텍스와의 홈경기에는 카리의 어미니와 누나가 관중석에 앉아 응원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나고 코트로 내려와 뜨겁게 포옹하며 승리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특히 승리 기념 촬영을 할 때는 어머니와 누나를 불러 함께 촬영했고, 구단의 배려에 카리의 눈시울은 붉어졌다.

카리가 승리 후 어미나와 포옹하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KOVO)

심리적으로 편안해지니 코트에서 그녀의 움직임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카리는 "경기 중에는 통증을 잊고 경기할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을 찾고 있다"라며 무릎 통증을 받아들이고 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강성형 감독도 "개막 전까지만 해도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지만, 카리가 무릎 통증을 스스로 관리하며 힘을 쓰는 지점을 조절하고 있어 큰 악화가 없다면 더 좋아질 일만 남았다"라고 평가하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한편, 4연승의 현대건설과 3연승의 한국도로공사가 18일 수원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지난 1.2라운드에서는 한국도로공사가 모두 승리했다. 이 경기 결과에 따라 선두권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몰라보게 달라진 현대건설 카리 / 한국배구연맹(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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