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와 토스뱅크 수장들의 임기 만료가 임박하면서 두 은행의 연임·교체 여부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적 개선 흐름 속에서도 기업공개(IPO), 건전성, 내부통제 리스크 등 변수들이 맞물리며 ‘연임’ 여부를 가르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과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의 임기는 각각 이달 31일, 내년 3월 31일 만료된다.
케이뱅크는 지난 9월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며 차기 행장 인선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토스뱅크 역시 이달부터 임추위를 가동했다.
케이뱅크의 경우 연임 여부를 가르는 최대 변수는 IPO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며 세 번째 코스피 상장에 도전했다. 내년 7월까지 상장을 완료하지 못할 경우 재무적투자자(FI)가 드래그얼롱(동반매각청구권)이나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계약 구조로, 이번 상장은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평가된다.
이때문에 금융권 안팎에서는 상장을 준비해온 현 리더십을 유지하는 것이 공모 일정과 시장 신뢰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 행장 취임 이후 케이뱅크는 고객 수 1500만명을 돌파했고, 여·수신 잔액도 각각 18조원, 30조원 대로 확대되는 등 외형 성장을 이뤘다. 다만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약 10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이상 감소했고, 3분기 별도 당기순이익은 192억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외형 성장 대비 수익성 둔화가 나타나면서 IPO 흥행과 연임 명분 모두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토스뱅크는 실적 측면에서 연임에 우호적인 환경에 있다. 이은미 대표 취임 이후 토스뱅크는 출범 3년 만에 첫 연간 흑자를 기록했고,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800억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인터넷전문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성장세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다만 토스뱅크 역시 연임을 장담하기에는 변수들이 남아있다. 가계대출 비중이 90%를 웃도는 여신 구조와 경쟁 은행 대비 두 배 높은 연체율은 꾸준히 지적돼 온 과제다. 여기에 최근 재무조직 팀장의 28억원 규모 횡령 사고가 드러나며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 역량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금융당국이 은행권 전반에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금융사고는 임추위 평가 과정에서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가 올해 5연임에 성공하며 장수 CEO 체제를 굳힌 것과 달리,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아직 정식 연임 사례가 없다. 이번 인사에서 두 은행이 첫 연임으로 이어질 경우 인터넷은행 업권 전반에서 단기 실적보다 중장기 전략과 경영 연속성을 중시하는 지배구조가 자리 잡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업계가 초기 성장 국면을 지나 점차 안정적인 단계로 접어들면서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가 중요해졌다”며 “경영 안정을 고려했을 때 리더십 연속성이 주요 평가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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