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당하지 않고 압도하자" 2023 WBC 오타니를 떠올리는 정우주의 한마디…이러니 미래의 일본 킬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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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5 NAVER K-BASEBALL SERIES' 대한민국-체코와의 평가전 경기. 대한민국 정우주가 5회말 2사 1,2루에서 에스칼라르 삼진으로 잡은 뒤 미소를 보이고 있다./마이데일리2023 WBC 당시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압도당하지 않고 압도하자"

정우주(한화 이글스)가 한일전 호투의 비결을 밝혔다. 정우주의 마음가짐에서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발언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올해 데뷔한 신성이다. 구남초(남양주리틀)-건대부중-전주고를 졸업한 정우주는 51경기에서 3승 무패 3홀드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했다.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4이닝 무실점으로 호투,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도왔다. 다만 한국시리즈에선 3경기 3⅓이닝 5실점으로 주춤했다.

한일전 평가전 깜짝 선발로 발탁됐다. 정우주는 정규시즌 빼어난 활약을 바탕으로 한국 야구 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리고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한일전 2차전에 선발투수로 낙점된 것. 선발 경험이 많지 않다. 정규시즌 2경기, 플레이오프 1경기뿐이다. 9일 체코전 2차전(1⅓이닝 4K 퍼펙트) 선보인 구위가 워낙 뛰어났기 때문에 선발로 발탁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강타선을 힘으로 찍어 눌렀다. 3이닝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7-7 무승부의 발판을 놓았다. 구속은 최고 154km/h까지 찍혔다. 일본 타자들은 연신 직구 밑동을 치기 바빴다. 그만큼 공에 힘이 있었다는 의미.

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5 NAVER K-BASEBALL SERIES' 대한민국-체코와의 평가전 경기. 대한민국 정우주가 5회말 2사 1,2루에서 구원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마이데일리

경기 종료 후 류지현 감독은 "오늘 경기는 정우주 다음 투수가 6명뿐이었다. 그걸 넘으면 연투가 됐다. 이 시기에 연투하는 게 젊은 투수들에게 독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며 "정우주가 50개 정도 기준으로 삼았는데 3이닝 끌어준 게 정말 고맙다"고 했다.

포커페이스가 화제가 됐다. 정우주는 모든 상황에서 무표정을 유지했다. 2회 실책으로 1사 2, 3루 위기를 자초했을 때도 표정은 평온했다. 2회 위기를 탈출한 뒤 미소를 지은 것이 유일한 표정 변화다.

17일 귀국 현장에서 표정에 대해 묻자 "일본에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다. 그 선수들에게 압도당하지 않고 오히려 압도하자고 생각했다. 그런 식으로 마음속으로 많이 되뇌었는데 행동으로 잘 나온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고 했다.

2023 WBC 당시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

2023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오타니의 연설이 떠오르는 말이다. 당시 일본은 미국과 결승을 앞두고 있었다. 오타니는 라커룸에서 "하나만 말하겠다. (미국을) 동경하지 말자. 1루에 폴 골드슈미트가 있고 외야에는 마이크 트라웃과 무키 베츠가 있다. 야구를 하다 보면 누구나 들어본 이름이다. 오늘 하루만은 (그 마음을) 버리자"라고 했다.

이어 "미국을 동경해버리면 넘어설 수 없다. 오늘 우리는 그들을 넘어서기 위해, 1위가 되기 위해 왔다. 오늘 하루만은 그들을 동경하는 마음을 버리고 이기는 것만 생각하자"고 외쳤다.

결과는 모두 알고 있다. 일본은 3-2로 승리, 14년 만에 WBC 우승을 차지했다. 공교롭게도 9회말 2아웃 오타니가 트라웃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5 NAVER K-BASEBALL SERIES' 대한민국-체코와의 평가전 경기. 대한민국 정우주가 5회말 2사 1,2루에서 에스칼라르 삼진으로 잡은 뒤 미소를 보이고 있다./마이데일리

한국이 기억해야 할 마음가짐이다. 한국은 2026 WBC서 본선 진출을 노린다. 지난 3개 대회는 모두 예선을 뚫지 못했다. 류지현 감독은 최고의 대표팀을 꾸려 반전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만만한 팀이 없다. 한국은 일본-대만-호주-체코와 C조에 속했다. 체코 정도를 제외하면 승리를 장담할 팀이 없다. 정우주처럼 모두 압도하겠다는 자신감을 갖고 도전에 나서야 한다.

한편 정우주는 '차세대 일본 킬러'라는 칭찬에 "아직은 너무 큰 수식어다. 이제 첫 국제 대회다. 더 많이 경험을 쌓아야 한다"라고 말하며 수줍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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