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고소한 원두 향이 코엑스 3층 전관을 가득 채우자 관람객들이 아침부터 몰려들었다. 세계 챔피언들의 핸드드립과 글로벌 로스터리의 참여로 서울카페쇼는 첫날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19일 삼성동 코엑스 3층 C홀에 들어서자마자 고소한 원두 향이 먼저 관람객을 맞았다. ‘커피 앨리’ 구역은 바리스타들의 손길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장소인 만큼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입에 머금고 조금 기다렸다가, 온도가 살짝 내려갔을 때 드셔보세요.”
세계 챔피언이 시음 방법을 전하는 설명에 관람객들은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올해 오사카에서 첫 로스터리를 연 ULT는 2023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 엄보람 씨와 부스를 꾸렸다. 챔피언이 직접 내린 시그니처 커피를 한 잔 건네자, 사람들은 휴대폰을 잠시 내려놓고 향을 깊게 들이켰다.


엄 씨는 브라질 파젠다엄 농장 가족원이기도 하다. 그는 “브라질 커피 특유의 고소하고 달콤한 맛이 한국 소비자와 잘 맞는다”고 소개했다.
세계 각국 로스터리 카페 83곳이 총출동한 카페 앨리에선 유독 일본 카페들의 인기가 뜨거웠다. 인지도는 높지만 국내에 매장이 없는 곳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도쿄 3대 카페로 꼽히는 글릿치커피&로스터리 앞에는 마치 일본 현지 매장을 옮겨놓은 듯 긴 줄이 섰다.
글릿치 황성준 바리스타는 “일본 여행 중 글릿치를 경험한 분들이 다시 그 맛을 느끼러 이곳을 찾았다”며 “한국 고객에게 일본 로스터리 커피의 매력을 알리고자 카페쇼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일본 유명 카페 필로코페아에서는 2016 월드 브루어스컵 챔피언 테츠 카스야가 직접 커피를 내리며 팬덤을 형성했다. 좁은 앨리 구역에 오전 내내 줄이 끊이질 않았다.
김포의 카페 ‘상두그레이’는 3가지 블렌딩 시리즈를 준비해 선보였다. 김민수 팀장은 “커피를 통해 문화를 잇는 다리가 되고자 하는 목표의 일환으로 특별한 경험을 전달하고자 카페쇼에 나왔다”고 설명했다.
챔피언들은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이날 한국바리스타챔피언십(KBC) 챔피언 최민정 바리스타가 메뉴를 시연했고, 3년 연속 한국 라떼 챔피언 이지유 바리스타는 원인터시스템 부스에서 방문객에게 직접 라떼 아트를 선보였다.


현장에서는 말차에 대한 인기도 실감할 수 있었다. 스위트컵은 음료 원재료 제조 유통 전문 회사로 다양한 차 시음 행사를 진행했는데 관람객들의 발길은 가장 먼저 ‘제주 말차’ 베이스 제품으로 향했다.
쌍계명차도 창립 50주년을 맞아 인기 티베이스 제품과 신상 파우더를 한 자리에서 선보였다. 이남수 과장은 “최근 말차 트렌드에 맞춰 유기농 말차 To-go 제품과 말차 파우더, 쑥차 파우더 신제품을 준비했다”며 “설탕이 들어있어 바로 우유에 타먹기만 하면 완성된다”고 말했다.


국내외 바이어들의 발걸음도 분주했다. 에티오피아 커피 수출업체 하일레슬라시에 암바예(HAILESALASSIE AMBAYE) 다니엘 총괄 매니저는 “7~8년 전부터 카페쇼에 맞춰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며 “한국 시장은 볼륨(규모)뿐 아니라 퀄리티(품질)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카페쇼는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커피 산업의 현재를 만날 수 있는 자리”라고 했다.
올해 24회를 맞은 서울카페쇼는 ‘한 잔에 담긴, 더 큰 커피 세상’을 주제로, 35개국 631개 기업, 3900여브랜드가 참여했다. 코엑스 전관에서 오는 22일까지 나흘간 진행된다. 75개국 이상이 참여한 글로벌 커피 지식 플랫폼 ‘월드커피리더스포럼(WCLF)’이 동시에 열린다.


카페쇼는 2026 트렌드로 ‘BEYOND(카페: 공명의 시대)’를 제시했다. 카페를 단순한 음료 판매 공간이 아닌 브랜드·지역·기술·창작이 연결되는 플랫폼으로 바라보는 흐름을 반영했다.
서울카페쇼 관계자는 “‘한 잔에 담긴 더 큰 커피 세상’이라는 주제처럼, 커피가 만들어내는 연결과 확장의 가치를 강조하고, 산지·도시·브랜드·창작자의 이야기를 통해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며 “글로벌 커피 커뮤니티가 함께 성장하는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