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구글이 차세대 인공지능 모델 ‘제미나이3’를 공개하며 핵심 서비스인 검색을 정면으로 재편하기 시작했다. 출시와 동시에 검색창에 AI 모드를 전진 배치하며, 그동안 자사 광고 매출과의 충돌을 우려해 신중했던 전략을 완전히 뒤집은 행보다.
구글은 18일(현지시간) ‘제미나이3’를 발표하고 AI 모델을 검색 서비스 첫 화면에 바로 적용하기 시작했다. 사용자는 검색어를 입력한 뒤 새로 추가된 ‘AI 모드’ 탭으로 이동하면 챗봇 형태의 응답을 바로 받을 수 있다.
순다 피차이 구글 CEO는 “이번 모델은 복잡한 맥락과 미세한 차이를 식별하는 추론 능력을 갖도록 설계됐다”며 “출시 첫날부터 검색에 투입한 것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의 AI 적용 방식 전환은 의미가 크다. 그동안 구글은 AI 챗봇이 검색 광고 수익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로 관련 기능을 제한적으로 제공해왔지만, 이번 조치는 AI 경쟁 국면에서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초기 적용은 미국 시장에서만 이뤄지고 있으며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에는 이후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성능 평가에서도 제미나이3는 경쟁 모델을 앞섰다는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이용자 참여 기반 평가 플랫폼 ‘LM아레나 리더보드’에서는 기존 상위권이던 ‘그록4.1’과 ‘제미나이2.5프로’를 넘어선 1501점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박사급 난이도 논리 문제를 평가하는 HLE에서는 37.5%를 기록해 GPT-5 등 주요 모델을 제쳤고, 고난도 수학 평가인 ‘매스아레나 에이펙스’에서도 기존 최고 5.21%를 크게 뛰어넘은 23.4%를 기록했다.
구글은 제미나이3 기반으로 AI 에이전트 활용도도 확장했다. 신규 도구 ‘구글 안티그래비티’를 통해 AI가 이용자의 소프트웨어 작업을 스스로 계획·실행하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반복적·다단계 업무를 AI가 대체하는 방향으로 기능을 넓혀가겠다는 뜻이다.
경쟁 구도도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구글은 제미나이3 발표 과정에서 “아부성 발언을 줄였다”고 언급했는데, 이는 최근 발언 논란이 있었던 챗GPT를 겨냥한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발표 시점 역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연례 개발자회의 ‘이그나이트 2025’ 일정과 겹치며, 양사 간 기술 견제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출시 시점이 기존 예고보다 앞당겨진 점도 관심을 모았다. 시장에서는 며칠 전부터 제미나이3 공개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졌다는 관측이 퍼졌고, 내기 플랫폼 폴리마켓에서도 조기 공개 쪽으로 베팅이 몰렸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검색 중심의 플랫폼 구조를 AI 중심으로 재정렬하기 시작했다”며 “AI 경쟁이 검색 시장의 지형 자체를 바꿀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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