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랑 같이한 시간, 당연하게 생각해서 후회되네요” 박찬호는 김도영의 야구 선생님이었다…반전의 작별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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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와 김도영/김도영 인스타그램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형이랑 같이한 시간, 당연하게 생각해서 후회되네요.”

FA 최대어 박찬호(30, 두산 베어스)의 충격의 이적. KIA 타이거즈 팬들은 이미 지난주에 박찬호 이적소식을 접했지만, 여전히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 KIA 사람들도 그렇지 않을까. 간판스타 김도영(22)이 지난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박찬호에게 인사를 건넸다.

두산 베어스 박찬호./두산 베어스

김도영은 박찬호와 포옹하는 사진에 “형이랑 같이한 시간들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서 후회되네요. 제게 야구를 가르쳐 줘서 감사했어요. (두산에)가서도 행복하게 야구해요. 타구 빠를 거니까 긴장하시구요”라고 했다.

김도영은 2022년 데뷔 후 멀티 백업을 거쳐 2023년부터 주전 3루수로 발돋움했다. 프로에서 3년만에 리그 최고의 타자, 최고의 스타가 됐지만, 프로에 적응하고 야구의 깊이를 더하는데 박찬호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특히 2024년 센세이션한 시즌을 보냈을 때도, 김도영은 한편으로 많은 실책으로 고민이 많았다. 그때 박찬호가 경기 전 따로 김도영과 수비 루틴을 만들어 긴장을 풀 수 있게 도움을 줬던 일화가 있다. 두 사람은 한동안 경기 전에 따로 공을 던지고 받는 시간을 만들었다. 아무래도 수비나 작전 등에서 박찬호가 김도영에게 도움을 많이 줬을 것이다.

한편으로 김도영과 인터뷰를 해보면, 재치 있는 코멘트를 은근히 잘 한다. 이 게시물에도 김도영의 재치가 잘 드러난다. 진지하게, 묵묵히 진심을 표했지만 글의 마무리는 반전의 선전포고(?)다. 박찬호는 내년부터 두산에서 김도영의 타구를 수비하게 된다. 물론 김도영 역시 박찬호의 타구를 막아야 한다.

두 사람이 2026시즌에 야구를 잘 해야 하는 이유가 명확하다. 박찬호는 4년 80억원 계약자로서, 그 자체로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두산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두산은 박찬호가 단순히 좋은 야구를 하는 걸 넘어 젊은 선수들 위주로 탈바꿈한 내야의 중심을 착실하게 잡아 주길 바란다.

김도영은 두 말할 게 없다. 올해 세 차례 햄스트링 부상으로 30경기밖에 못 나갔다. 구겨진 자존심을 2026시즌에는 무조건 되살려야 한다. 박찬호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김도영 역시 유격수 테스트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어쩌면 김도영이 박찬호를 잇는 KIA 주전 유격수가 될 수도 있다.

두산 베어스 박찬호./두산 베어스

2026시즌 KIA와 두산의 정규시즌 16차례 대결이 이래저래 흥미로울 듯하다. 박찬호와 김도영이 서로의 타구를 막아내는 모습부터 공수에서 경기흐름을 좌우하는 하이라이트 필름 생산 대결까지. 볼거리가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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