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폭풍 속 흔들리는 지상파 예능…생존의 법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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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예능 시리즈/넷플릭스 코리아

[마이데일리 = 오가빈 인턴기자] OTT 플랫폼이 예능 시장의 흐름을 다시 짜고 있다. 한때 '무한도전', '개그콘서트', '런닝맨'이 화제를 쓸어 담던 지상파 예능의 황금기는 아득한 과거가 됐다. 자본과 창작의 자유를 무기로 급성장한 OTT가 트렌드를 선도하면서 지상파 예능은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넷플릭스는 '솔로지옥', '크라임씬 제로', '흑백요리사',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 등 장르적 실험을 앞세운 예능으로 화제를 일으켰고, 디즈니플러스와 티빙 등도 경쟁적으로 예능 투자에 뛰어들었다. 지금의 국내 예능 시장은 단순한 경쟁을 넘어 'OTT 전성시대'라는 말이 과하지 않다.

OTT 예능이 단기간에 영향력을 넓힌 핵심 요인으로는 제작의 자유도가 꼽힌다. OTT는 방송 시간에 얽매이지 않을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심의 규제의 강도가 낮다. 여기에 대규모 예산 투입이 가능해 기획 단계부터 스케일이 다르다. 더 중요한 것은 시청자의 소비 패턴 자체가 변했다는 점이다. 시간에 맞춰 TV 앞에 앉는 본방사수의 개념도 사라졌다. 예능의 성패는 이제 시청률보다 온라인 화제성이 좌우한다.

대표적인 지상파 예능인 '라디오스타'와 '1박 2일'/MBC, KBS 공식 홈페이지

반면 지상파는 여전히 방송 시간 편성, 심의 규정, 광고 규제, 제작비 축소라는 제한에 묶여 있다. 또한 '대다수 시청자를 고려한 대중 포맷'에 맞춰 제작되는 경우가 많다. 개인화된 미디어 시대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수위 문제 역시 걸림돌이다. OTT는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는 소재나 톤의 폭이 넓지만, 지상파는 여전히 규제의 틀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

따라서 지상파는 지상파만의 무기를 가져야 한다. 먼저 OTT가 다루기 어려운 사회적 의미나 공공적 메시지는 지상파만의 전통적인 강점이다. 단순 재미를 넘어 책임감 있는 예능, 이른바 '믿고 보는 브랜드'를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콘텐츠와 플랫폼 융합 구조로 적극적인 전환 시도가 필요하다. 이미 일부 방송사는 숏폼 전용 포맷, 유튜브 확장판, OTT 동시 방영 등 다양한 실험을 시작했다.

OTT 전성시대는 거스를 수 없다. 그렇다고 지상파 예능의 시대가 끝났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제한된 룰 속에서 어떻게 새로운 퀄리티를 뽑아낼 것인가'가 지금 지상파 예능의 과제이자 생존 전략이다. OTT와 지상파의 경쟁 구도가 아닌 각자의 강점을 살린 다극화 시대가 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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