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포공항 김경현 기자] 심판이 이렇게 중요하다.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심판의 부정적인 영향력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한국은 15-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일본 대표팀과 2025 NAVER K-BASEBALL SERIES 평가전 2경기를 치렀다.
평가전이지만 202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의 전초전 성격도 띤다. 양국은 호주-체코와 함께 C조로 편성됐다. 내년 3월 5일부터 10일까지 일본 도쿄돔에서 조별 예선을 치른다. 미리 보는 WBC인 것.
심판진도 화려했다. 메이저리그 심판인 젠 파월, 브룩 발로우가 파견됐다. 여기에 한국 이용혁 심판, 일본 하라 신이치로 심판도 힘을 보탰다.
파월 심판은 메이저리그 '최초'의 여성 심판이다.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소프트볼 심판으로 경력을 쌓았고, 2016년부터 마이너리그에서 뛰었다. 그리고 올해 8월 10일 마이애미 말린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1루심으로 출전, 빅리그의 유리천장을 깼다. 다음날 경기는 주심으로 출전하기도 했다.
경기에 앞서 류지현 감독은 메이저리그 심판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WBC는 ABS가 아닌 심판이 볼 판정을 한다. 또한 빡빡한 메이저리그 피치클락이 적용된다. 이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했다.


하지만 파월 심판의 판정은 아쉬웠다. 1차전 5회초 마운드를 맞고 튄 문현빈의 타구를 아웃으로 처리했다. 투수의 발을 맞고 튄 것으로 봤다는 것. 공을 확인해 흙 자국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파월 감독은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내야안타를 빼앗긴 문현빈은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고 하지만 잘 봐줬으면 좋겠다. 평가전이라 하더라도 정말 소중한 타석이다. 안타를 치려고 엄청나게 집중을 하는데 그냥 아웃이 되니 씁쓸했다"고 했다.
도쿄돔 로컬 룰에 대한 이해도 없었다. 5회말 노무라 이사미의 타구가 파울 지역 천장을 때렸다. 로컬 룰에 따르면 페어 지역 천장에 맞은 타구는 볼 인 플레이 판정이고, 파울 지역이라면 파울이다. 하지만 파월 심판은 2루타를 선언했다. 규칙을 아는 하라 심판이 급하게 이를 설명했다. 결국 노무라는 타석으로 돌아갔다.

안현민은 "(노무라에게) 가서 물어봤는데 (파울 지역에) 맞고 나가면 파울이라고 하더라. '그런데 너는 왜 여기 있니?'하고 속으로 생각했다. 노무라는 어디에 떨어졌는지 모르는 것 같더라"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볼 판정도 매끄럽지 못했다. 주심으로도 판정에 일관성이 없었다. 양 팀 배터리가 머리를 갸웃하는 장면이 여러 번 나왔다. 한국 선수들도 볼 판정에 대한 불만이 컸다. 하지만 경기에 패했기에 핑계로 보일 수 있어 말을 아꼈다.
2차전은 도루를 아웃으로 둔갑시켰다. 또 문현빈이 피해자가 될 뻔했다. 4회 1사 1루 최재훈 타석에서 문현빈이 2루를 훔쳤다. 배터리의 호흡을 완전히 빼앗은 도루. 여기에 수비에 들어온 선수는 공까지 놓쳤다. 하지만 파월 심판은 아웃을 선언했다. 뒤늦게 구르는 공을 보고 세이프로 바꿨다.


발로우 심판은 논란 없이 정확한 판정을 내렸기에 더욱 비교가 됐다. 빌로우 심판은 2차전 주심으로 나섰다. 존이 좁다는 말이 나오긴 했으나, 주심의 존으로 볼 수 있다. 이날은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불만은 나오지 않았다.
대표팀은 17일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류지현 감독에게 파월 심판의 판정에 대해 물었다. 사령탑은 "그건 (말) 안 할게요"라면서도 "저도 첫 게임 끝나고 화면을 봤다. 아마 WBC는 더 경험 있는 분들이 오지 않을까 싶다"고 에둘러 마음을 표현했다.
재차 취재진이 질문하자 "그만하죠. 그분 혼나요"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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