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에 좀 자주 올라와" 목소리 높인 김원형 감독…두산에 '자발적' 문화를 심는다 [MD미야자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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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두산 베어스 김원형 감독./두산 베어스

[마이데일리 = 미야자키(일본) 박승환 기자] "우리 선수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두산 베어스 김원형 감독은 13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되고 있는 마무리캠프 훈련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부상자도 이탈자도 없이 일정을 소화해 나가고 있는 선수들을 칭찬했다. 물론 당근만 있지는 않았다.

지난 2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던 두산은 올해 다시 9위로 주저앉았다. 지난 2022년 이후 구단 사상 두 번째 굴욕이었다. 이에 두산은 시즌이 끝난 뒤 새 사령탑 물색에 돌입했고, 김원형 감독에게 지휘봉을 안겼다. 그리고 김원형 감독은 취임식에서 올해 두산이 하위권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들을 짚었다.

사령탑은 "올해 드러나 있는 문제점으로 투·타의 보여지는 수치가 중위권이었고, 큰 틀에서 평균자책점과 타율이 6위 정도였으며, 수비적인 부분도 좋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순위가 밑에 있었다. 그런 부분들을 보완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번 마무리캠프에서 많은 것을 보완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선수단은 연일 강도 높은 훈련량을 소화해 나가고 있다.

어느덧 마무리캠프도 중반을 넘어, 마무리 단계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캠프를 돌아보면 어땠을까. 김원형 감독은 "대체적으로 선수들이 훈련을 열심히 한다. 호텔 엘리베이터에서 선수들과 만나서 '힘드냐?'라고 말을 붙여보면, '힘들다'고 하는 선수들도 있고, '괜찮습니다!' 또는 '할 만합니다'라고 하는 선수들도 있다"고 말 문을 열었다.

이어 김원형 감독은 "성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다. 야수 같은 경우에는 힘들게 훈련을 하고 있지만, 뿌듯한 것이 있다면, 지금까지 선수들이 한 명도 이탈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부분에서는 캠프의 목적이 달성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리고 투수 쪽에서는 선수들이 내가 이야기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투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두산 베어스 김원형 감독./두산 베어스두산 베어스 김원형 감독과 이교훈./두산 베어스

그러면서도 남은 기간 선수들이 더 적극적으로, 자발적으로 훈련에 임하기를 원했다. 김원형 감독은 "선수들에게 '마운드에 자주 좀 올라와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 이후 선수들이 마운드에 또 자주 올라오더라. 마무리캠프에서는 이틀 이상 마운드에 안 오르면 안 된다. 자주 올라와서 볼을 던져야 한다. 결국 투수들의 자리는 마운드가 아닌가. 소프트뱅크에서 코치 연수를 할 때 강하게 던지지 않아도, 선수들이 자주 마운드에 오른다"고 설명했다.

이는 '많이 던져야 팔이 강해지고, 좋아진다'는 등의 혹사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만큼 마운드와 친해져야 한다는 것이 김원형 감독의 생각이다. 결국 투수는 마운드에서 타자와 싸우는 만큼 사소한 훈련과 연습을 하더라도 마운드에서 체크를 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김원형 감독은 "소프트뱅크 선수들은 스케줄에 포함이 돼 있지 않더라도 경기 전에라도 15~20분 정도 여유가 있으면 마운드에서 공을 던져본다. 그냥 반바지를 입고 올라와서 폼을 잡고 던진다는 것은 스스로 하는 것이지 않나. 우리 선수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전력 투구를 하지 않아도 된다"며 "1년 내내 해도 개선이 안 되는 것이 있다면, 이 방법도 해보고 저 방법도 해보면서, 뭐라도 해봐야 한다. 결국 운동은 몸으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사령탑의 눈에 띄게 좋아진 선수도 있다. 투수 쪽에서 김원형 감독은 이교훈을 꼽았다. 그는 "(이)교훈이의 경우 볼을 던지는 것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생긴 것 같더라"며 "팔 각도에 약간의 수정을 하다 보니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라고 흡족해 했다.

그리고 두산의 투수코치 시절 엄청난 성과를 냈던 사령탑답게 김원형 감독은 두산의 마운드 재건을 위해 이날도 직접 투구폼을 선보이는 등 투수들에게 노하우와 조언을 아낌없이 쏟아냈다.

최우인에게 직접 시범을 보이고 있는 두산 베어스 김원형 감독./미야자키(일본) = 박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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