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욕이라도 좋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름이 잘 알려진, 그리고 많은 돈을 받는 대부분 프로스포츠 선수는 욕 먹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극심한 스트레스로 여긴다. 팬들과 사람들, 언론들에 잘했을 땐 칭찬을 바라지만, 못했을 땐 모른 척을 해주길 바란다.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아니어도 받아들여야 한다. 그게 그들의 숙명이다. 그걸 못 받아들이면 본인만 손해다.

물론 팬들과 사람들, 언론들은 당연히 선수들에게 선을 넘는 욕을 하면 안 된다. 그러나 선을 넘지 않는, 허용 범위 내에서 건전한 비판은 선수가 성장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된다. 좋은 얘기만 주고받으며 개개인과 조직이 성장하길 바라는 건 지나친 이상론이다.
그런 점에서 KIA 타이거즈 간판스타 김도영(22)은 좋은 마인드를 가진, 멋있는 선수다. 2022년 데뷔 후 꾸준히 지켜본 김도영은 마인드, 멘탈부터 남다르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재한 글을 보며 다시 한번 느꼈다. 이 선수는 보통 선수와 다르다.
김도영은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올 시즌은 제게 짧고도 긴 시즌이었던 것 같습니다. 부상으로 몸보다도 마음이 정말 힘들었지만 팬들의 응원 덕분에 또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비 시즌 동안 영리하게 몸 만들어서 올해 팀 승리에 기여하지 못한 만큼 내년,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이 기여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이 대목이 중요하다. 김도영은 “내년에는 건강한 모습으로 꼭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테니 걱정이나 위로보다는 욕이라도 좋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그 관심이 저를 뛰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항상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자신을 위한답시고 걱정이나 위로는 안 해도 되니 차라리 채찍 한번 더 들어달라는 얘기다. 공개적으로 이렇게 말하는 프로스포츠 선수를 거의 본 적이 없다. 김도영은 이 험난한 프로스포츠 세계에서 그만큼 더 강하게 커 나가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표현했다.
김도영의 프로 생활 4년은 부상과의 싸움이었다. 올해 세 차례의 햄스트링 부상은 절정이었다. 2024시즌을 센세이션하게 보낸 직후라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그러나 김도영만큼 KIA 사람들도 KIA 팬들도 힘들었다. 김도영은 그 마음을 잘 알고 있는 게 확실하다.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있으니 욕 해달라는 말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당연히 김도영의 향후 야구인생은 부상을 당하느냐 안 당하느냐의 싸움이다. 정상적으로 자기 기량만 발휘하면 KBO리그에 있을만한 선수가 아니라는 걸 이미 지난 1~2년간 입증했다. 최근 세 번째 햄스트링 재활을 사실상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쉬어도 되지만, 개인훈련을 철저히 한다는 후문이다.

두 번 다시 올해와 같은 좌절을 겪지 않기 위함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욕을 들어도 좋으니 강하게 다시 태어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확실히 보통의 선수가 아니다. 이런 선수는 결국 잘 될 수밖에 없다. 김도영이 꿈꾸는 2026년은 어게인 2024다. 욕 대신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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