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저조한 캐딜락 집중… GM한국사업장의 알 수 없는 전략

시사위크
GM한국사업장이 쉐보레보다 캐딜락 브랜드에 힘을 싣고 있다. 사진은 이번달 국내 출시 예정인 캐딜락 전기차 에스컬레이드 IQ. / GM한국사업장
GM한국사업장이 쉐보레보다 캐딜락 브랜드에 힘을 싣고 있다. 사진은 이번달 국내 출시 예정인 캐딜락 전기차 에스컬레이드 IQ. / GM한국사업장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GM(제너럴모터스) 한국사업장이 국내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크지 않은 캐딜락 브랜드 신차 출시에 힘을 쏟고 있다. 반면 당초 지난해 출시 예정이던 쉐보레 전기차 모델의 국내 도입은 차일피일 미루며 손을 놓은 것처럼 보이는데, GM한국사업장의 전략에 물음표가 따라 붙는다.

GM한국사업장은 최근 캐딜락 풀사이즈 전기차 ‘에스컬레이드 IQ’의 국내 출시 소식을 전했다. 해당 모델은 지난 8월 국내 환경부 인증을 모두 마쳤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는 브랜드의 플래그십(기함급) 모델로, 205㎾h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돼 국내 인증 기준 배터리를 100% 충전했을 시 주행가능 거리가 739㎞(복합 기준)에 달한다. 또한 핸즈프리 운전자 보조 시스템 ‘슈퍼 크루즈’를 국내 최초로 탑재한 모델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 수는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에스컬레이드 IQ는 미국 시장에서 기본형 모델(럭셔리 트림) 판매 가격이 12만9,795달러(약 1억9,000만원)에 달하는 초고가 모델이다. 상위 트림은 기본 가격이 15만 달러(약 2억1,800만원) 이상이다.

앞서 캐딜락이 선보인 1억원 안팎의 준대형 SUV 전기차 리릭 모델의 지난해 판매량이 99대, 올해 1∼10월에는 104대 판매됐다. 1억∼1억5,000만원 수준의 타 수입차 브랜드의 준대형 SUV 전기차가 연간 400대 이상 판매되는 것과 비교하면 저조한 성적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이번에 출시되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 역시 많은 물량이 판매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캐딜락 전기차 비스틱이 최근 국내 환경부 인증을 통과했다. 비스틱은 리릭보다 큰 차량으로, 가격도 리릭보다 비쌀 것으로 예상된다. / 캐딜락
캐딜락 전기차 비스틱이 최근 국내 환경부 인증을 통과했다. 비스틱은 리릭보다 큰 차량으로, 가격도 리릭보다 비쌀 것으로 예상된다. / 캐딜락

뿐만 아니라 GM한국사업장에서는 캐딜락의 다른 전기차 모델들의 신규 인증도 줄줄이 진행 중이다. 지난달 16일에는 에스컬레이드 IQ의 롱휠베이스 모델인 ‘에스컬레이드 IQL’의 환경부 배출가스·소음 신규 인증을 완료했고, 이어 지난달 29일에는 캐딜락 비스틱과 리릭V 모델의 신규 인증도 받았다. 리릭V는 앞서 선보인 전기차 리릭의 고성능 모델이며, 비스틱은 리릭과 에스컬레이드 IQ의 중간급인 대형 SUV 전기차 모델이다.

캐딜락은 한국 시장에서 연간 판매대수가 1,000대 미만 수준을 수년째 기록 중인 ‘비주류’ 수입차 브랜드로 평가된다. 이러한 상황에도 GM한국사업장은 캐딜락의 신차 출시에만 혈안인 모습이다. 특히 1억원 이상의 고가 모델만 선보이는 행보는 판매량을 개선하기 보다는 단순히 라인업 확장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반면 대중 브랜드인 쉐보레는 뒷전이다.

쉐보레는 올해 1∼10월 누적 판매대수가 1만2,979대로, 전년 동기 대비 38.8% 감소했다. 경쟁사로 평가되는 르노코리아와 KGM의 동기간 판매 실적은 각각 4만3,925대, 3만4,469대로 집계됐다.

내수 판매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GM한국사업장의 쉐보레 신차 출시 등 대응책은 전무하다.

쉐보레 이쿼녹스EV는 지난해 9월 국내 인증을 모두 마쳤으나 아직까지 국내에 출시되지 못했다. / GM
쉐보레 이쿼녹스EV는 지난해 9월 국내 인증을 모두 마쳤으나 아직까지 국내에 출시되지 못했다. / GM

특히 지난해 2월 GM한국사업장은 2024년 신년기자간담회를 개최해 ‘쉐보레 이쿼녹스EV’의 연내(2024년) 국내 출시를 선언했고 동년 9월 환경부 인증도 전부 마쳤지만 여전히 국내 출시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인증을 받은 이쿼녹스EV 출시는 미루면서, 올해 새롭게 인증을 거친 캐딜락 에스컬레읻 IQ를 먼저 선보이는 점은 일반 소비자들 입장에서 다소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여기에 쉐보레는 올해 초 내연기관 모델 라인업 가운데 준대형 SUV 트래버스와 대형 SUV 타호마저 국내 판매 중단 수순을 밟았는데, 미국에서 판매 중인 신형 트래버스와 타호, 그리고 중형급 SUV인 내연기관 이쿼녹스나 블레이저의 국내 도입 여부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현재 쉐보레의 한국 시장 판매 모델은 △트랙스 크로스오버(CUV) △트레일블레이저 △콜로라도 3종에 불과하다.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제한적인 만큼 쉐보레의 내수 판매량도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된다.

GM한국사업장이 쉐보레의 내수 판매 하락에 대응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GM한국사업장은 매년 2∼3월쯤 그 해 수입 판매 모델을 확정하는데, 올해는 사실상 쉐보레 브랜드의 신차 투입은 없고 내년에도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며 “국내에 추가로 배정된 신차 생산 계획 등에 대해서도 알려진 게 없다”고 말했다.

GM한국사업장 측에서는 쉐보레 브랜드의 신차도 지속적으로 검토를 이어오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GM한국사업장 관계자는 “국내시장 환경을 고려해서 다양한 라인업 도입을 내부적으로 검토를 계속 하고 있다”며 “다만 이쿼녹스나 트래버스 신형 등의 구체적인 출시 시기는 현재 공개가 어려운 점 양해 바란다. 출시가 확정되면 안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근거자료 및 출처
GM한국사업장 올해 쉐보레 및 캐딜락 브랜드 판매실적
2025. 11. 10 GM한국사업장,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 에스컬레이드 IQL, 비스틱, 리릭V 환경부 배출가스·소음 신규 인증
2025. 11. 10 환경부 KENC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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