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력 매체, 송성문에게 "다재다능" 평가…그러나 당사자는 매우 침착 "아내는 못 갈 것 같대요" [MD고척]

마이데일리
키움 히어로즈 송성문./고척=김경현 기자2025 K-BASEBALL SERIES 대표팀 송성문./KBO

[마이데일리 = 고척 김경현 기자] 송성문(키움 히어로즈)이 미국의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 유력 매체도 송성문을 조명했다. 다만 송성문은 세평에 흔들리지 않고 차분하게 자신의 야구를 갈고 닦고 있다.

1996년생인 송성문은 홍은중-장충고를 졸업하고 2015 신인 드래프트 2차 5라운드 49순위로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2018년 타율 0.313을 적어내며 알을 깨는 듯했지만, 이후 다시 2할대 타율을 전전하며 미완의 대기로 남았다.

지난해 드디어 껍데기를 깼다. 142경기에서 179안타 19홈런 21도루 104타점 타율 0.340 OPS 0.927을 기록했다. 김도영(KIA 타이거즈)이 없었다면 생애 첫 3루수 골든글러브를 바라볼 수 있었다.

'반짝'이 아니었다. 올해 전 경기에 출전해 181안타 26홈런 25도루 90타점 타율 0.315 OPS 0.917을 적어낸 것. 커리어 최초로 20-20 클럽에 가입했다. 2025년 KBO리그는 외인 투수의 활약으로 투고타저 양상을 보였다. 성적의 볼륨은 지난 시즌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투고타저를 고려한다면 오히려 발전이 두드러진다.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5.76→6.94)와 조정 득점 창조력(wRC+·139.3→155.8)에서 송성문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다.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 경기. 키움 송성문이 1회초 첫 타자로 나와 안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이제 키움을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3루수가 됐다. 3루수 골든글러브 유력 후보이기도 하다. 최근 KBO리그는 3루수 풍년이다. 올해도 노시환(한화 이글스), 문보경(LG 트윈스), 김영웅(삼성 라이온즈)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그중 군계일학은 송성문이다.

활약을 바탕으로 더 큰 무대를 노린다. 시즌 도중 송성문은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곧 포스팅 신청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헐값 계약, 마이너 계약은 없다고 못 박았다.

쇼케이스 기회까지 얻었다. 송성문은 2025 K-BASEBALL SERIES 대표팀에 승선, 체코와 일본 대표팀과 맞대결을 펼친다. 또한 202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대표팀 승선도 유력하다. 국제 무대에서 활약한다면 미국 진출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미국 유력 매체인 '디 애슬래틱'이 송성문에 대한 평가를 내놨다. 8일(한국시각) '디 애슬레틱'은 "만년 유망주로 평가됐던 송성문은 올해 만개했다"라며 "최근 2시즌 동안 타격 생산력을 크게 향상시킨 다재다능한 내야수"라고 했다.

이어 "송성문은 29세로 나이가 적지 않으며, 김하성보다 한 단계 아래 수준으로 평가된다"라면서 "스카우트들은 송성문을 주전보다는 유틸리티 자원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2025 K-BASEBALL SERIES 대표팀 송성문./KBO

8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송성문은 "무기가 특별히 크지 않다. 그 부분이 어떻게 보면 아쉬운 점이지만, 개인적으로 모난 점이 없어 장점 같다"고 '디 애슬레틱'의 평가를 돌아봤다.

'다재다능'의 평가 이유 중 하나는 멀티 포지션이다. 송성문은 2루에서도 리그 정상급 수비력을 보여준다. 김하성도 내야 유틸리티 능력이 미국 진출에 큰 도움이 됐다. 송성문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있다.

송성문은 "저는 확실히 제 자리가 있었던 선수가 아니었다. 상황에 맞게 요리조리 나가는 게 더 좋았던 시절이 많았다.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야만 시합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였다. 그런 부분은 확실히 좋다"고 했다.

외신의 호평에 대해 "앞선 8년을 너무 못해서 그렇다"고 했다. 취재진이 과한 겸손이라고 하자 "솔직히 지난 8년 동안 KBO에서조차 좋은 선수 소리를 못 들었다. 냉정하게 리그 평균도 안 되는 선수였다. 그런 시절을 잘 기억하고 있는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2년 연속 커리어 하이를 경신했다. 송성문은 "뿌듯함이 크다. 작년은 기대감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부담감이 없는 상태로 치렀다. 올해는 부담감도 있고 욕심도 많은 상태였다. 시즌 초반에 힘들었는데, 그것을 이겨냈다는 게 개인적으로 확실히 성장했구나 느낀 시즌이었다"라며 웃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김하성./게티이미지코리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게티이미지코리아LA 다저스 김혜성./게티이미지코리아

공교롭게도 잠재력이 만개한 시기에 포스팅을 신청할 수 있게 됐다. 송성문은 "정말 운이 좋은 사람 같다. 이 시기에 앞서 (김)하성이 형이나 (이)정후, (김)혜성이가 미국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라면서 "냉정하게 올해 관심은 작년 (김)혜성이를 보러 온 스카우트분들이 많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저는 운이 정말 좋은 사람이다"라고 답했다.

'김하성보다 한 단계 아래'라는 평가에 대해 "5단계 아래다. 솔직히 (김)하성이 형은 리그를 평정하고 간 유격수다. 저는 유격수도 아니고 2년 잘한 것뿐이다. 냉정하게 그게 맞다. 꾸준하게 어릴 때부터 두각을 드러낸 선수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송성문은 계속해서 '자기 객관화'가 명확하다고 했다. 겸손과 체념이 아닌, 스스로에 대한 정확한 평가라고 되풀이했다. 송성문이 미국에 도전장을 내고도 차분할 수 있던 비결이다.

한편 자기 객관화는 집안에서도 이어졌다. 송성문의 아내 조혜림씨는 맹목적인 칭찬보다는 현실적인 조언으로 유명하다. 미국 진출에 대해 아내의 생각을 묻자 "못 갈 것 같다고 그러던데요"라고 말했다. 이어 "저도 반신반의하고 있다"며 껄껄 웃었다.

2025 K-BASEBALL SERIES 대표팀 송성문./KBO

송성문은 "시즌 때는 스카우트분들이 야구장에 자주 보여서 행복한 상상을 하긴 했다. 시즌 끝나니까 전혀 그런 게 없다 보니 못 갈 수 있겠다는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못 가도 히어로즈에서 다년 계약을 받았다. 히어로즈가 내년에는 꼴찌를 하면 안 되기 때문에 못 가도 히어로즈에서 열심히 뛸 생각이다. 전혀 실망하지 않는다. 아쉬울 수는 있겠지만.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니까"라고 말했다.

한편 송성문은 이날 열린 체코전 1차전에서 3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을 기록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美 유력 매체, 송성문에게 "다재다능" 평가…그러나 당사자는 매우 침착 "아내는 못 갈 것 같대요" [MD고척]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