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1999년생 거포 유망주 강민성(KT 위즈)이 올해 아쉬운 성적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포기는 없다. 모자챙에 'Just do it'을 새기고 2026년을 준비한다.
대구옥산초-경상중-경북고를 졸업한 강민성은 2019 신인 드래프트 2차 6라운드 51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팀에 몇 없는 거포형 타자다. 2년 차인 2020시즌 퓨처스리그 12홈런으로 남부리그 홈런왕에 등극했다. 현역병으로 복무한 뒤 2023시즌 KT에 복귀, 16홈런으로 남부리그 2위에 올랐다. 2024시즌(12개)과 올 시즌(11개) 역시 KT 2군 홈런 1위다.
선구안도 장점이다. 2군 통산 출루율이 0.376이다. 통산 타율(0.255)은 썩 높지 않지만, 볼넷으로 이를 극복하는 유형이다. 올해도 타율은 0.247을 적어냈지만, 출루율이 무려 0.413으로 높았다. 볼넷만 61개다. 상무 피닉스 류현인(71개)에 이은 볼넷 2위.
다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컨택이 약점이다. 일발 장타와 선구안은 매력적이다. 하지만 2군에서도 타율이 높지 못해 아쉬움을 샀다.

이는 1군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1군 통산 타율이 0.094다. 올해 25경기 30타석으로 가장 많은 기회를 받았다. 그러나 때려낸 안타는 단 1개다. 타율로 환산하면 0.033이 된다.
최근 취재진과 만난 강민성은 "1군에서 너무 많이 실패했다. 1군에서 내려올 때 진짜 많이 힘들었다. 저 자신을 이기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상대랑 싸우는 게 아니라 저 자신과 싸우는 느낌이었다. 조급해지지 말자고 아무리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도, 그 순간이 되면 그것을 못 이기고 하는 거 없이 (2군으로) 내려가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연습은 시합 때 잘하기 위해서 하는 건데, 시합 때 못 써먹고, 미련하게 연습만 했다는 느낌이 들어서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어떻게 멘탈을 다잡을까. 강민성은 "책을 많이 본다. 책을 읽으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 제일 좋은 것은 스스로를 이기는 수밖에 없다. 과감하게 플레이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예전에 추신수 선배님도 말씀하셨다. (야구는 잘하는 선수도) 10번 중 3번 성공하고 7번 실패한다. 인생에서 7번 실패하는 데 인정받는 게 뭐가 있냐는 글을 봤다. 그 이야기를 보면서 제가 실패를 두려워하고 제 플레이를 못 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패하더라도 과감하게 하면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해보는 게 진짜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 7월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강민성은 적극적인 타격을 연습 중이라고 했다. 2군과 달리 1군에서 불리한 카운트에 몰리면 심적으로 크게 흔들린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2군에서는 공을 많이 고르는 성향이다. 적극적인 타격과 기존의 성향을 어떻게 조화시켜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해 "내년 준비를 한다고 했을 때, 퓨처스리그에서 공을 잘 보는 것도 좋지만, 저는 빠른 발을 가진 게 아니다. 결국 제 정체성은 장타력이다. 너무 공을 보고 출루하는 것에 목적을 두지 않았나 생각했다. 다시 정체성을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일단 출루보다는 장타력을 살리겠다는 뜻.
'후배' 안현민의 적극성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 강민성은 "(안)현민이랑 많이 이야기한다. (안)현민이는 비슷하면 나간다고 한다. (안)현민이도 공을 잘 보는 타자지만 과감하고 거침없이 한다. 그걸 보면서 진짜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모자챙에 좌우명을 적는 경우가 많다. 강민성도 모자에 'Just do it'을 적었다. 강민성은 "(유)한준 코치님께서 제가 2군에 있을 때 김연아 선수 동영상을 보내시더라. 과감하지 못하게 플레이를 하니까, (유)한준 코치님이 이거 보자마자 제게 보내줘야겠다고 생각하셨다고 한다"라고 밝혔다.
해당 영상은 유명한 CF다. 빙판 위에 김연아가 홀로 연습을 하고 있다. 김연아는 쓰러져도 계속 일어난다. 포기란 없다. 김연아는 담백하지만 묵직한 울림을 줬다. 당시에도 명확한 메시지로 큰 화제를 모았다.
강민성은 "영상을 보면 김연아 선수도 그냥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저도 그냥 했으면 좋겠어서 'Just do it'을 적었다"라고 답했다.
내년 강민성은 26세 시즌을 맞이한다. 그냥 한다(Just do it)는 김연아의 마음가짐으로, 다시 1군에 도전장을 낼 강민성에게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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